
응답하라 한국교회
(이광섭 지음, 신앙과지성사, 2023)
이 책은 ‘하나님 나라의 미래를 여는 신앙칼럼’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칼럼집이다. 저자는 짧은 글들을 통하여 두 가지를 말하고 있다. 첫 번째는 교회가 어떻게 세상과 소통할 것인가이다. 한국의 모든 교회가 교회 성장을 말하면서도 정작 교회가 자리하고 있는 마을과 지역을 놓쳐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교회에 생명의 운동이 살아있는지를 묻고 있다. 기나긴 역사를 거치면서 조직된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생명이 약동하는 운동성보다는 교회 조직을 우선하려는 관성을 키워왔다고 하면서, 생명 복음 운동을 이어가는 교회인지를 묻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부 : 교회, 목회와 영성
제2부 : 교회, 문화와 미래
제3부 : 교회, 삶과 환경
부록 : 이광섭 목사를 말한다
1부 : 교회, 목회와 영성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과의 관계로부터 시작하여 공동체를 거쳐 세상 속으로 들어가 실천하는, 기도와 삶이 일치된 능력 있는 믿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지역 목회’, ‘마을 목회’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많이 보인다. 온 우주와 모든 피조물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주권을 믿고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것이 마을 목회의 핵심일 것이라고 하면서, 교회 소그릅의 목표를 ‘마을로 들어가 마을 사람들의 모임에 참여하고 그들과 친해지기’로 정하고 실행하기로 결심한다. 결국 교회는 마을을 발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또한 우리는 사람과 세상을 변혁시키는 온전한 복음이 아니라 구멍난 복음을 붙잡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내 취향에 맞는 말씀들만 취사선택하는 믿음의 행태가 구멍난 복음, 구멍난 교회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하면서, 온전한 복음이 손을 내밀 때 그 손을 잡을 수 있는 용기를 구한다고 말한다.
2부 : 교회, 문화와 미래
2부에서의 핵심적인 단어는 ‘공감(共感)’일 것이다. ‘공감’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의견, 주장, 감정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런 기분”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공감해 주는 것은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공감하는 존재로 만드셨고, 공감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장 큰 능력이라고 말한다.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은 공학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중의 사회시스템을 구축해주는 인문학의 부재(不在)에서 오는 위기라고 말한다.
3부 : 교회, 삶과 환경
3부에서의 핵심적인 단어는 기후위기일 것이다. 원전의 문제, 태양광 패널, 재생전기 직거래, 전 세계 GMO(유전자 조작 생물체) 특허의 90%를 갖고 있는 세계 최대 다국적 종자회사인 ‘몬산토’(Monsanto) 이야기 등을 다루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은 영성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녹색 생명에 대한 감수성 회복을 위해서 ‘전교인 1만 보 걷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구의 땅과 물과 공기와 생명을 오염시키고 파괴하는 것들을 이제 죄라고 불러야 할 것이며, 이 죄를 보아야 창조주 하나님을 향해 ‘생태적 회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글을 잘 쓰는 글쟁이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동안 글과 삶이 분리된 경우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이 글은 영적인 지도자인 목회자로서, 이 시대 한복판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글과 삶의 일치를 향한 깊은 고민과 아픔이 담겨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저자는 공감의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전에 한민족통일신학연구소의 한 모임에서 ‘지금은 통일이 아니라 평화를 이야기해야 할 때’라는 필자의 발언에 크게 공감하면서, 논의의 필요성을 피력해 주었다.
누군가의 말과 행동을 보면 그의 믿음이 보인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저자의 믿음이 보인다. 양극화의 ‘괴리’를 뛰어넘으려는...
권종철목사/예수마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