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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7-04 21:51
   
진부령편지- 신비 (20160705)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79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6795 [237]


신비


   지난 주일은 맥추감사주일이었습니다. 올해 강풍 피해로 인해 주민들이 마음고생을 많이 하였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여전히 싱싱한 피망 한 상자를 강대상에 올려두고 감사의 예배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위로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어떤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생명을 키워내는 창조세계의 섭리를 다시 한 번 깨닫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예배를 드리는 동안 두 가지가 진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첫째는 강풍피해를 돕기 위해 마음을 모아주신 분들입니다. 그 가운데는 교회 광고를 통해 성금을 모아주신 교회도 있었고, 비슷한 형편의 인근 교회에서 주민들이 농사를 망친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최선을 다해 피해복구 헌금을 모아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 중에 단연 기억에 남는 것은 오래 알고 지내던 A사모님과 그 자녀들의 성금이었습니다.


   어느날 A사모님이 전화가 오셨습니다. 저는 출근하여 업무 중이어서 전화를 받지 못했고 부재중 메시지를 통해 A사모님의 전화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는 퇴근 시간이 되어서야 A사모님이 남기신 메시지를 보았습니다. 내용은 강풍피해를 돕기 위한 성금을 보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두 번의 문자대화를 하고 보니 그 성금은 어린 두 딸의 저금통을 뜯어서 마련한 것이었습니다. 두 아이가 선뜻 성금을 보내겠다고 했다니 아이들도 대단합니다.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과부의 두 렙돈과 같은 그 성금이 귀하고 또 귀합니다.


   모아주신 성금은 피해를 입은 성도들과 주민들에게 잘 전달이 되었습니다. 장로님과 남편이 함께 마을을 돌며 참으로 드실 치킨과 함께 성금을 전달했습니다. 기도하고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다시 한 번 드립니다. 맥추감사주일을 맞아 고난을 통해 연단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싸매주시고 어루만져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교회 안에 풍성했습니다.


   두 번째는 연로하신 B권사님의 건강회복이었습니다. 워낙에 연세가 많으시기도 하고 몸이 외소하신데다 잦은 사고와 수술로 몸이 많이 약해지신 상태에서 올해 초 다시 고관절이 부러지는 사고가 생겨 큰 수술을 하시고 회복 중에 계셨습니다. 놀랍게도 이제는 혼자서 계단을 오르시기도 하고 식사도 잘 하십니다. 예배시간이면 일흔이 넘은 집사님께서 아흔이 넘은 B권사님 곁을 지키며 예배시간에 불편하신 점이 없는지 살피고 도우십니다.


   장로님은 B권사님께서 병원을 가실 때도, B권사님의 아드님이 피망 농사를 짓느라 어머니를 돌보지 못하는 시간에도 B권사님을 종일 모시고 다니며 돌봐드립니다. 사실 장로님은 피망농사를 짓는 가정의 미취학 아동 두 명도 함께 돌보십니다. 마을의 일이면 그것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마다하는 법이 없으십니다. 이런 따듯한 보살핌으로 B권사님의 건강은 나날이 회복되어 기력을 많이 회복하신 것입니다.


   주일 오후예배 시간에는 제가 B권사님의 곁에 앉았습니다. 한참 찬양을 하는데 B권사님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십니다. 하나님께 쓰임 받는 사람, 더 강건한 믿음의 사람이 되게 해달라는 내용의 찬양을 하는 내내 권사님은 우셨습니다. 아흔이 넘은 연세와 이제는 누구에게나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권사님은 찬양을 하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곁에 앉은 저도 절로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눈으로 볼 때는 고단하기만하고 아무런 힘이 없는 인생이라고 할지라도 여전히 그 속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누구 한 명 하나님의 편에서는 귀하지 않은 인생이 없습니다.


   주일에 손자 손녀를 보러 진부령에 들리신 시아버지께서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오이나 호박은 손주순이 돼야 제대로 된 열매를 볼 수 있어. 처음 올라온 순이 잘 자란다고 그냥 놔두면 거기서 핀 꽃은 제대로 된 열매를 못 맺는 법이야. 순을 잘 잘라주고 3대째 손주순에서 열매가 맺혀야 그게 잘 여무는거지.”


   지금 나에게 멋진 열매가 맺혀지지 않는다고 해서 크게 실망하고 낙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누군가 도무지 열매를 맺지 못하고 산다고 해서 우습게 생각할 일도 아닙니다.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쉽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A사모님에는 사랑을 베풀 줄 아는 두 자녀가 있고, 인생의 말년에 육신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B권사님에게는 영적인 성장이라는 무한한 가능성이 살아있습니다. 우리가 육신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수많은 신비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저절로 하나님을 경외하게 됩니다.


   모든 열매를 다 내가 맺을 수는 없습니다. 믿음 안에 살아간다면 열매는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맺히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후손들이라면 이보다 더 행복한 인생이 어디 있겠습니까? 개개인이 분절되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거대한 역사 속의 한 연결고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신비를 볼 수 있는 지혜와 하나님의 역사 속에 삶을 내어드릴 수 있는 굳건한 믿음이 있다면 오늘 하루도 힘차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어느 곳에 있든지 창조세계의 신비를 잊지 않는 하루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홍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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