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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6-08 00:26
   
내겐 사소했지만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95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6635 [200]


내겐 사소했지만


난데없이 집안에 나방이 날아다닌다. 파리채를 휘둘러 잡아 쓰레기통에 넣고는 나도 모르게 센티해져 내가 휘두른 파리채에 나방은 전 생애를 빼앗겼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 읽었던 한 간호사의 이야기 때문인 듯.


내용은 대강 이렇다. 암 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사인데, 야간 근무를 하는 중 새벽 5시에 비상벨이 울렸다. 급한 일이 생겼나 싶어 부리나케 병실로 달려갔다. 그 병동에 가장 오래 입원 중인 환자였다.


"무슨 일 있으세요?"
"간호사님, 미안한데 이것 좀 깎아 주세요.“


그 새벽에 헐레벌떡 달려 온 간호사에게 환자가 내민 건 사과 한 알. 간호사는 맥이 풀렸다. 비상벨이 울릴 때는 보통 이런 이유로 부르는 사람은 없다. ‘겨우 사과를 깎아달라고 꼭두새벽에 간호사를 부르다니?’ 짜증이 났다.


큰일이 아니라 다행이란 생각이 들긴 했지만, 환자 곁에서 그를 간호하던 그의 아내가 곤히 잠든 모습을 보니 더욱 화가 났다.


"이런 건 보호자에게 부탁해도 되는 거잖아요?"
"미안한데 이번만 부탁하니 깎아 줘요."


한마디 더 하고 싶었지만 다른 환자들이 깰까 봐 부화를 속으로 삼키고 사과를 깎았다. 당연히 사과 깎기에 성의가 들어갈 리 만무. 대강 깎아 내밀자, 이번에는 먹기 좋게 잘게 잘라 달라고까지.


할일도 많은데 그런 것까지 요구하는 환자가 못마땅해서 귀찮은 표정을 하고 사과를 대충 잘라 침대에 놓았다. 그리고 얼마 후, 그 환자는 세상을 떠났다. 수척해진 그의 아내가 간호사를 찾아와 하는 말.


"간호사님... 사실 그 날 새벽 사과를 깎아 주실 때 깨어 있었습니다. 그 날이 저희 부부 결혼기념일이었는데, 아침에 남편이 선물이라며 깎은 사과를 저에게 주더군요. 제가 사과를 참 좋아하거든요. 남편은 손에 힘이 없어 사과를 깎지 못해 간호사님께 부탁했던 거랍니다. 저를 깜짝 놀라게 하려던 남편의 마음을 지켜주고 싶어서 죄송한 마음이 너무나 컸지만, 모른 척하고 누워 있었어요. 혹시 거절하면 어쩌나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그 날 사과를 깎아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간호사는 그 말을 듣고 눈물이 왈칵 솟구쳐 고개를 들지 못했다고 한다. 간호사에게는 그저 짜증나는 일이었다. 일도 바쁜데 귀찮게 하는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닌 일. 하지만 누구에겐 간절하고 절절한 사연을 가진 일이었다.


난 그저 귀찮은 나방을 없앴다. 그러나 나방은 생애 전부를 빼앗겼다. 내게는 사소한 일상이지만 나방에게는 생이 달린 사건이다. 어떤 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만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만둘 수 없는 이들에게는 그게 절박한 사연을 가진 일일 수 있다.


우리는 일상이라 생각하고 자연, 환경, 사람, 사건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게 우리의 영생을 결정 짓는다면 어떨까. 실은 그렇다. 내겐 사소한 게 남을, 지금은 사소한 게 내생을 망칠 수 있음을 알고 사는 게 지혜다.


김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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