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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17]
 
 
 
     
 
 
 
작성일 : 16-03-28 23:55
   
부활주일의 풍경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44  
   http://m.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6269 [195]


부활주일의 풍경


  지난 삼 주 동안 오후예배 시간에 세례교육이 있었습니다. 마을에 사시는 부부 성도님이 부활주일에 세례를 받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는 절기가 되면 항상 있던 세례지만 시골 마을에서는 한 사람 세례 받는 일이 얼마나 귀한지 모릅니다. 세례기가 없어 이웃 교회에서 빌려왔는데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것이었습니다. 구매한지 10년이 되었는데 한 번도 쓸 기회가 없었다는 부연설명과 함께 잘 사용하라며 빌려주셨습니다.


 
   작년 5월 저희가 처음 이사를 왔을 때도 두 부부는 교회에 나오고 계셨습니다. 흘리마을에서는 아주 젊은 축에 속하는 두 분은 몇 해 전 친정 부모님이 계신 이곳으로 귀농을 하셨습니다. 아내분의 건강이 좋지 않아 서울 살림을 정리하고 요양을 위해 이곳에 정착하여 사과농사를 지으면서 교회에 발길을 두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지난 가을에 두 분이 수확한 사과를 가져다 주셨는데, 여름에도 밤이면 군불을 지펴야 하는 고랭지인지라 사과에 꿀이 들어 맛이 참 달았습니다.


   해발 520미터에서도 한참을 더 올라가는 두 성도님의 집은 흙으로 지어져 있습니다. 군불을 지피며 사시는데 겨울에 한번 들러서 찜질을 하자는 이야기를 교인들이 가끔 합니다. 어린 시절 외가에 가면 외할머니께서 군불을 지펴서 작은 방을 데워 주시고, 아궁이에 고구마와 밤을 넣어 구워주시던 그 향내가 두 분이 오실 때마다 납니다.


   부활주일 아침 두 성도님의 세례를 축하하기 위해 이제 막 성인이 된 딸이 서울에서 오고 친정어머님이 꽃다발을 들고 오셨습니다. 제 손을 꼭 잡으시며 “우리 딸 건강하라고 기도 좀 많이 해주세요.”하고 말씀하시는 어르신의 모습에서 이 땅의 모든 어머니를 보았습니다. 연세가 지긋하신 어머니와, 세례를 받은 딸과 사위, 갓 스무살을 넘긴 손녀딸이 나란히 앉아 세례의 기쁨과 부활의 영광을 함께 누리는 뒷모습을 저는 제일 뒷자리에 앉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한층 더 기쁜 부활주일을 보냈습니다.


   부활주일은 명절에 버금가는 날인만큼 먹거리도 풍성했습니다. 예배를 시작하기 전에 마을 주민들에게 나누어 줄 떡이 마을버스를 타고 교회로 왔습니다. 읍내 떡집에 떡을 주문하면 만들어진 떡을 마을버스 시간에 맞추어 실어서 진부령으로 올려 보내 줍니다. 그러면 버스 도착시간에 맞추어 정류장에 기다리고 있다가 떡을 받아오면 됩니다. 마을 행사에서도, 교회 절기에도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떡입니다.  떡을 해서 마을 주민들과 나누면서 교회 소식을 마을에 전합니다. 떡을 좋아해서 ‘찰떡소녀’라 불리던 저도 이렇게 자주 떡을 먹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고구마튀김을 해 오신 권사님, 두부조림을 해 오신 집사님, 달걀말이를 해 온 여고생, 피망농사를 짓느라 바쁜 와중에도 본인은 예배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잡채를 해서 보내 온 성도, 그리고 교회에서 준비한 제육볶음 등으로 부활주일의 애찬은 풍성했습니다. 함께 풍성한 식사를 나누고 마을과 군부대에 떡을 나누면서 진부령에서 맞은 첫 부활주일이 지나갔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큰아이와 작은 아이가 마당에서 흙 놀이를 하면서 묻습니다. “엄마, 어른이 되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많죠?” 그래서 제가 “어른이 되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더 많아. 엄마는 너희들이랑 놀고 싶은데 할 일이 있어서 놀 수 가 없어.”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작은 아이가 “어른들은 정말 이해가 안 된다니까. 우리랑 놀고 싶으면 놀면 되는데 안 놀고 못논다고 해. 지금 같이 놀면 되는데”하고 말하고 큰아이가 “맞아 맞아”하면서 맞장구를 쳤습니다.


   어른들은 왜 마음과 다르게 행동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두 아이의 대화가 사랑스럽습니다. 오늘을 누리기보다는 오늘을 견디며 살아가는 어른들의 모습이 아이들의 눈에 이상하게 보였나봅니다. 부활, 날마다 예수님과 함께 부활할 수 있다면, 날마다 그 기쁨을 누리며 살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오늘을 새롭게 느끼고 누리며 살아가는 비결, 바로 날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입니다. 부활은 머나먼 과거의 일도, 볼 수 없는 미래의 일도 아닙니다. 저를 위해 십자가 지신 예수님의 부활이 제 삶의 신비가 되어 오늘 하루를 충만하게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시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합니다.


   홍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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