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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3-25 21:54
   
희생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46  


희생


흔한 한국의 가정이라며 SNS에 올라온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아버지: “내가 뼈 빠지게 돈 벌며 희생했는데.”
어머니: “내가 밤낮없이 애들 키우며 희생했는데.”
자식: “내가 부모님 기대 맞추려고 공부만 하고 딴 거 다 포기했는데.”
가족 모두의 불만을 전한 우스갯소리는 한 노랫말의 변주와 함께 이렇게 막을 내렸다. “희생자만 있고 수혜자 없음. 피해의식, 연민 뒤범벅되어 야이야이야 그렇게 살아가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희생하나 수혜자가 없다. 실로 가정을 넘어 희생을 부르짖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농담이 아닐 수 없다. 농담 속에서 식구들이 말하고 있는 희생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모두가 희생한다고 느끼면서도 불만으로 가득 차 있는 이유는 꽤나 간단하다. 그들 모두가 자신의 희생을 알아주기 원하면서 그 희생의 대가를 얻고자했기 때문이다. 희생의 모습은 있으나 희생의 능력은 없다. 숭고해야 할 희생이 천박한 거래가 되는 순간이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은 ‘희생’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나 어떤 목적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 재산, 명예, 이익 따위를 바치거나 버림. 또는 그것을 빼앗김.”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 희생에 대한 정의 앞에는 ‘알아주기를 바라면서’라든가 ‘그 대가로 다른 어떤 것을 기대하면서’라는 말이 없다. 그런 것들은 희생이란 이름을 지닐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진실한 희생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생색내지 않는 희생은 찾기도 어렵고 행하기도 어렵지 않던가. 그러니 다들 희생한다 하지만 아무도 수혜자가 없을 수밖에 없다.


시인의 아들로 태어난 영화계의 거장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은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영화사에 길이 남을 <희생>이라는 영화를 남겼다. 은퇴한 대학교수이자 연극배우인 알렉산더의 생일 파티에 모인 사람들은 뜻밖에 제3차 세계대전에 대한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주인공 알렉산더는 동네 우편배달부를 통해 세계를 구원할 말도 안 되는 비책을 듣는다. 오직 자신에게만 내려진 신의 계시를 들은, 아니, 들었다고 믿은 알렉산더는 정신병원에 가는 일까지 감수하면서 자신이 들었다고 믿은 신의 명령에 충실한다. 영화는 진정한 희생이란 얼마나 철저한 주위의 몰이해를 바탕으로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기대는 고사하고 아무도 모르는 희생, 심지어는 희생인줄도 모르는 희생, 참된 희생은 그런 종류의 것이다. 예수께서 보여주신 십자가의 희생은 바로 그런 것이었다. 그분은 누군가 자신의 희생을 알아주길 바라지도 않으셨고, 그 희생의 대가로 무언가를 기대하지도 않으셨다. 희생을 희생으로 알아주기는커녕, 사람들은 그저 당해 마땅한 벌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주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희생의 길을 걸으셨다. 희생에 대한 일말의 의식조차 없이. 조금이라도 알아주지 않으면 속상해마지 않는 나의 희생은 주님의 희생과 이렇게나 다르다. 희생을 의식하지 않은 채 희생하며, 사랑을 의식하지 않은 채 사랑할 그 날은 대체 언제일까?


이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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