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물과 원전 인근 해수담수화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물과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태어날 때 양수라는 물속에서 10개월을 보내고, 그것을 시작으로 날마다 2~3리터의 물을 마시며 살아갑니다.
성서의 첫 장부터 마지막 장에 이르는 동안 물은 이야기의 중심에 있습니다. 창조이야기에서 하나님은 바닷물 위로 움직여 물을 바다로 모으고, 그 물로 생명을 창조하셨습니다. 에덴의 물은 강줄기 주변을 빠짐없이 윤택하고 비옥합니다. 생명을 불러일으키는 이 같은 힘은 성서 마지막 권에서도 나타나는데, ‘물이 악에 의해 오염되고 독성을 띠게 되는’ 대 환란 중일지라도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의 물’(겔 47:7~12)은 하나님의 사랑과 회복, 그리고 모든 창조세계에 대한 구속의 언약으로 나타납니다. 하나님의 현존과 섭리의 징표이자 생명의 근원이고, 또 소중히 아끼고 지켜야 할 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물이 오늘날 점점 오염되어 먹을 수 있는 물이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안전한 식수에 적절하게 접근할 수 없는 이들이 10억 명에 이릅니다. 대부분 가난한 나라의 더러운 강이나 호수, 우물에 의존하고 있어 매일 몇 시간씩 물을 길러 가야 합니다. 또 공중 위생시설이 없어 배설물들이 음식과 물을 오염시키게 해 연간 수백만 명이 수인성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거룩한 물을 경히 여겨온 결과요, 우리가 ‘물에 대한 권리’를 모두가 골고루 누리게 할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그 동안 우리가 취해온 물에 대한 태도는 최근 행동만으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바닷물을 역삼투압 방식의 필터로 걸러 수돗물로 공급할 기장군 해수담수화 시설(하루 4만5천 톤 공급)이 2014년 완공되어 이제 가동을 앞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취수구인데, 고리 원전 배수구와 너무나 가깝습니다. 직선거리로 11km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로 부산 시민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방사성 물질 특히 삼중수소 때문인데, 발전소에서 발생되는 액체 방사성 물질의 99%가 이 물질이고, 이는 음식, 물, 공기 또는 피부를 통해 몸속에 들어가 암, 유전적 영향, 기형 유발, 뇌기능 저하를 일으킵니다. 한수원의 ‘원자력발전소 주변 환경방사선조사 보고서 연보’를 보면, 발전소 주변 농·수산물과 인근 토양 및 지하수에서 미량일지라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고 있고, 월성 원전 인근에서는 다섯 살 아이한테까지 삼중수소가 검출된 바 있습니다. 더구나 바닷물을 역삼투압 방식의 필터로 걸러 수돗물로 공급할 시설은 삼중수소를 걸러내지 못하는 것임이 밝혀졌습니다. 알고 보면 물이 부족한 것도 주민들이 원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먹을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주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의견 또한 분분합니다.
아무쪼록 부산 기장군 원전 주변 해수 담수화 수돗물DP 대한 주민투표가 실시되고, 그를 통해 ‘물이 곧 생명이고, 모든 이는 안전한 물을 마실 권리가 있음’이 우리 안에 온전히 기억되어지게 되길 기도합니다.
유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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