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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2-13 23:06
   
일용할 침묵을 주시옵고
 글쓴이 : dangdang
조회 : 312  


일용할 침묵을 주시옵고


  얼마 전 개봉했던 영화 ‘위대한 침묵’이 있다. 알프스의 깊은 계곡 카르투지오 수도원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타리 영화이다. 1688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건축한 이후 한 번도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어 대단한 흥미를 끌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흥행 그 자체를 염두에 두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그 만큼 재미없고, 지루하기 짝이 없다.


  영화는 이렇게 자신을 소개한다. “해발 1,300m 알프스의 깊은 계곡.. 그곳에 누구도 쉬이 들여다보지 못했던 고요함의 세계가 있다. 해가 뜨고 달이 지고 별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하는 계절 속에서 영원을 간직한 공간을, 그들만의 시간을 만들어 나가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저 조용히 그 일상의 깊이를 바라본다.”


  수도사들은 엄격한 규율 아래 자급자족 원칙을 지키며 침묵수행을 한다. 하루 한 끼를 먹으며, 대부분의 일상생활은 각자의 독방에서 이루어진다. 하루 세 번 모여 함께 기도와 예배를 드리는 시간과 일주일에 한 번 대화가 허용되는 4시간의 산책 외에는 오직 침묵하며 산다. 산책 시간에도 마을 주민과 무엇을 주고받거나, 말을 걸 수 없다.


  영화평을 보자니, 영화 자체에 대한 즐거움은 없고, 침묵을 경청하는 무거움으로 가득하다고 하였다. 제한된 공간 속에서 조용히 자신의 소리를 낮춤으로써, 한정된 시간 안에서 고요히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하는 그들의 삶을 지켜보는 일은 그 자체만으로도 버겁다. 놀라운 일은 그들은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바싹 귀를 기울인 채 무언가를 듣고 싶게 만든다는 점이다.


  침묵은 사람으로 하여금 귀 기울이게 한다. 옛 부터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바로 침묵이었다. 마치 봉쇄수도원에서 입을 걸어 잠근 수도자들처럼, 그들은 입을 다물음으로써 자기 내면 속에서 하나님의 현존을 느끼려고 하였다. 침묵이야말로 자신의 몸을 오로지 하나님의 마음으로 채우는 그릇이 되려는 의지가 아닌가? 토마스 머튼은 이렇게 말하였다. “비록 공동체 안에 살고 있다 할지라도 수도자는 한 은자(隱者)로서 자기 실존의 내적 황무지를 개척해야 한다.”


  그런 수도자의 침묵이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으로 더욱 널리 크게 증거 한 것은 역설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서방이나 동방을 불문하고 수도사들이 그리스도교의 전도와 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재확인하였다. 개신교 학자들도 ‘만일 수도사가 없었다면 유럽이나 아메리카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들의 침묵이 더 위대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셈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침묵이 실종되었다. 사람들은 조용한 것을 도무지 견디지 못한다. 지하철에서 조용함을 사랑하는 사람은 잠든 사람뿐이다. 대부분은 스마트 폰으로 통화를 하거나,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다. 그 결과 모든 침묵으로부터 우리를 봉쇄당하고 있다. 막스 피카트르는 <침묵의 세계>에서 현대 세계에서 왜 침묵이 사라졌는가를 묻고 있다. 그는 현대인의 생각에 침묵은 수익성이 없고, 효용성이 없고, 생산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오늘 교회를 연상할 때 가장 쉽게 떠올리는 것은 소란함과 분주함일 것이다. 이른바 열심인 교회일수록 더 바삐 돌아가고, 소란함을 이벤트로 삼는다. 시끄럽고 번잡한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교회마저 고요함과 평화로움을 나눌 수 없다면 끔찍한 일이다. 라틴 격언에 “소리는 많으나 음성이 없다”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교회가 좀 더 조용해졌으면, 침묵을 사랑했으면, 그럼으로써 평안과 안식을 제공해 주었으면, 그런 기대를 하지 않을까?


  어느 새 사순절이다. 바야흐로 침묵을 사랑하는 시간이요, 그럼으로써 하나님과 더 가까이 친밀감을 누리는 기회이다.


송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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