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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18]
 
 
 
     
 
 
 
작성일 : 15-08-15 20:42
   
광복 70년, 길 없는 길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23  


광복 70년, 길 없는 길


  광복 70년이다. 곧 3.1운동 100주년도 코앞에 닥쳤는데, 뭔가 나부터 실감을 하지 못하면 설교하는 일도, 글 쓰는 일도 어렵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70주년을 맞아 8월 9일 주일부터 광복절인 8월 15일까지 나름대로 프로그램을 짰다. 남 이야기만 앵무새처럼 하기보다, 내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주일에는 광복절 남북평화통일기념주일예배를 드리고, 오후에는 세계교회와 함께 하는 같은 주제의 예배에 참석하였다. 이 날 남북교회가 합의해 드린 기도문의 초안자로서 책임감도 있었다. 나 홀로 붉고, 푸른 청사초롱 스톨을 고집한 배경이다. 기도문에서도 남북교회는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다. 세계교회까지 영문번역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올리는 상소문임에도, 공평하게 양쪽 입장을 고려해 기도문을 작성하는 일은 정말 까다로운 과정이다.


 
  마침 주일에 대전에 심방할 기회가 있어, 월요일 오전에 현충원 애국지사 묘소를 방문하였다. 모두 네 구역이 있는데 제1묘역 313번에 정정화 선생이 계셨다. ‘10대와 통하는 독립운동가 이야기’에도 등장하는 정 선생님은 임시정부의 안주인이란 별칭으로 통한다. 김구, 이동녕, 조완구 같은 대단한 위인들도 하루 세끼 ‘집 밥’이 없었다면, 그런 애국활동에 힘내기가 어려우셨을 것이다. 정 선생은 대한민국 정부 아래에서 두 차례나 옥고를 치르다가 1990년에야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임시정부의 수난과 가족사의 비극은 분단 후에도 계속되었다.


  수요일에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에 참석했다. 어느새 햇수로 24년, 1191차 집회였다. 이런 긴 세월동안 한 번도 함께 하지 못한 자신이 참 부끄럽게 느껴졌다. 이날은 8.15를 앞 둬서 그랬는지, 대사관 앞 광장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누구보다 청소년들이 동아리 별로 티셔츠를 맞춰 입고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행사 중 갑작스런 분신 사건은 차마 설명하기 어렵다. 깨끗이 쓴 ‘칠천만 동포에게 고함’은 유언으로 작성한 육필성명서였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두 전도사님과 MT를 다녀왔다. 일부러 동해안을 택한 까닭은 지금은 가로막힌 금강산 관광길의 끝자락이라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고성군은 우리나라 최북단이며, 명파리는 북녘 땅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도로의 끝 지점이다. DMZ 안에 위치한 통일전망대에서는 금강산에서 떨어져 나온 바위산들과 동해바다로 이어진 해금강을 눈에 시리도록 볼 수 있었다. 뜨거운 날씨에도 가족 단위의 인파가 몰린 것을 보니 통일염원은 결코 식지 않았더라.


  전망대 입구에는 최신식으로 건축한 제진역이 우뚝 존재하고 있었다. 2007년 5월 17일, 북쪽 금강산 청년역과 남쪽 제진역을 이은 철길 개통은 역사적 사건이었다. 정부 간 합의 한 지 무려 7년 만에 시범운행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내 남북관계의 악화로 운행은 중단되었고 지금껏 철마는 길을 잃은 채, 멈춰 서 있다.


  돌아오는 길에 들린 DMZ박물관은 분단역사박물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눈에 띄는 것은 야외 언덕에 전시한 다양한 확성기 시스템이었다. 대북방송용이던 각종 장비들은 2004년 6월 15일 0시부터 남과 북이 비방방송을 중단하기로 합의하면서, 이젠 박물관의 고물전시품으로 남았다. 1962년 이래 계속된 남한의 ‘자유의 소리’ 방송과 북한의 악의적인 대남방송이 무려 42년 만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이런 인사말로 끝맺었다. “끝으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기원하며 그동안 우리 자유의 방송을 들어준 인민군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무궁한 행운을 빕니다.”


  그런데 최근 군사분계선에서 일어난 지뢰사고로 다시 대북방송을 시작한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지지부진한 화해의 실마리를 찾는 일의 어려움을 실감한다. 서로 비방하기 시작하면 상대방에게 더욱 강도 높은 모욕을 할 것이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트집과 드잡이는 불 보듯 뻔한 일이 아닌가. 불편한 마음으로 백두대간의 남쪽 끝이라는 진부령을 넘었다.


  그리고 8월 15일, 난생 처음 정오기도회를 드렸다. 일주일 내내 고민하면서 겨우 아침에야 예배 순서를 완성하였다. 광복 70년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의식의 마무리를 한 셈이다. 마치면서 예배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런저런 예배들이 우리 민족의 고난과 아픔, 소망과 비전을 담아가면서 길 없는 길을 찾아가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송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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