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조금 불편한 삶’의 약속
기후변화는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신앙의 문제입니다. 한국교회는 2005년 ‘온실가스 감축 그리스도인 선언’을 발표했었는데, 지구온난화가 시대의 징조를 분별하라고 하신 주님의 경고임을 알고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돌이켜 지구를 식히기 위해 한 ‘조금 불편한 삶’에 대한 약속이었습니다. 그 풍요와 편리를 위해 화석연료에 과다하게 의존해온 우리의 삶을 회개하고 생명을 살리는 삶으로 나아가는, 2℃까지 오르는 것을 막아 고통 중에 있는 지구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려 약속입니다.
약속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개개인들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배출해온 삶을 회개하며,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추구하며, 에너지 소비를 줄입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개발과 이용을 위해 노력합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과 중고품을 애용하는 건전한 소비문화를 만들어갑니다.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인 자전거를 즐겨 타고, 대중교통을 생활화합니다.
교회들은 환경 전담 위원회를 통해 에너지 전환을 이루어갑니다. 지역주민과 다른 교회와 연합하여 생태적 모델을 개발하고 보급하는데 공동으로 노력합니다. 하나님의 동산인 숲을 회복하는 것이 온실가스를 줄이는 길임을 믿고, 몽골과 북한과 중국 등의 산림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리고 세상 만물이 우리와 한 몸임을 고백하며, 온실가스로 인한 환경재난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이웃을 돌봅니다.
기업에게는 지구 생존과 인류의 복지를 위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생산하고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이루도록 촉구합니다. 정부에게는 개발도상국가의 위치에 있다는 안일함에서 벗어나 핵에너지가 아닌 지속가능한 에너지체계를 책임 있게 만들도록 촉구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구 재난에 대비한 실질적인 안보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촉구합니다.
이러한 약속을 한 지가 10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기후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완화되기는커녕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 몰려 있습니다. 과연 지구가 더 버텨낼 수 있을지 심히 걱정입니다. 그래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정말이지 염치없는 일 아닐까요?
늦었다 생각하지 말고, 이제라도 지극히 작은 것에서부터 ‘2℃ 억제를 위한 작은 행동’을 시작해볼 일입니다. 켜지 않아도 될 전등은 끄고, 물은 받아서 쓰고, 전기제품이나 자동차의 이용은 줄이자는 것입니다. 멀티 탭이나 타이머, 절수기와 같은 절약제품, 자전거 또는 대중교통의 도움을 받으면 그다지 불편한 일도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텀블러나 손수건,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면서, 일회용 컵이나 종이, 비닐 등의 소비를 줄이면 생산과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쓰레기 특히 음식쓰레기는 최소한으로 내놓고 ‘흙으로 돌아가게 썩는 것을 돕되(Rot)’, 흙이 있는 자리마다 푸른 식물들이 자라게 하면 기후변화를 늦출 뿐 아니라 우리의 행동에 큰 즐거움을 더할 것입니다.
물론 이 같은 절약실천이 재미나고, 절약한 것 이상의 효과를 내게 하려면 효율을 높이는 일이 필수적입니다. 건물이나 전기제품의 에너지효율이 증가하면서 매년 탄소 배출량이 약 1% 줄어들고 있으니 말입니다. 단 1%라고 무시할 것이 아닙니다. 뉴욕시의 경우 시민들에게 전력 공급을 완전히 중단해야 줄일 수 있는 막대한 양이라고 합니다. 유럽은 그 같은 노력들을 통해 가정의 에너지 소비가 2000부터 2011년까지 약 15.5% 줄일 수 있었습니다.
기후변화 시대에 고통 받고 있는 피조물 이웃을 기억하면서, 한 가지 이상씩의 실천을 약속해봅시다. 나의 약속들이 모여 우리의 약속으로 꽃피우고 열매 맺을 때 주님께서는 2℃ 상승을 막아내시는 희망의 열매를 맺어주실 것입니다.
유미호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