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가치 창출과 지속가능 경영
기업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는 한 방법으로 공유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s, CSV)을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교수가 제안한 바 있다.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 개발 및 품질관리, 그리고 시장관리의 주요 전략으로 제안된 아웃소싱, 다운사이징, 입지재배치, 글로벌시장 진출은 기업의 성과를 단기적으로 향상시켜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성과가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기업은 생물체로서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기업의 미시적, 거시적 환경과 유기적으로 교류와 상호작용을 하지 않으면 기업의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의 미시환경은 공급업체, 유통망, 경쟁업체, 제휴업체, 일반 사회 및 공중 등을 포함하고, 기업의 거시환경은 인구 통계적, 경제적, 문화적, 기술적, 정치적 환경, 그리고 자연 환경을 포함한다. 이러한 기업의 미시환경과 거시환경은 때로는 우호적으로 작용하여 기업에 기회를 제공하나, 때로는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여 기업에 큰 위협 요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소비자와 일반 국민이 기업의 역할에 대해 제품과 서비스를 통한 경제적 가치창출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부터 기업 환경이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지는 사회적 니즈 또는 사회적 가치는 생산 활동의 환경영향, 에너지 및 물 사용량, 협력업체와의 상생, 종업원의 안전과 건강 등을 말한다. 만약 이러한 사회적 가치 중 일부가 훼손된다면 이러한 사회적 손실은 경제적 비용을 초래하여 기업의 생산성을 제한하고, 결국 기업의 성장과 혁신에 큰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효과적인 공유가치 창출은 세 영역으로 구성된다. 상품과 시장의 재설계, 가치사슬의 생산성 재정의, 그리고 지역사회 클러스터의 적극 지원이다.
첫째,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사회적 니즈를 반영하여 디자인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환경, 차상위 계층 지원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정부나 비영리 조직보다 더 효과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또한 미개발 지역이나 개발도상국의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기 위하여 신 시장을 계속 개발해야 하고, 제품 디자인과 유통의 변화를 통해 사회적 개발을 강화시켜 나간다. 이러한 새로운 제품 니즈와 신 시장은 성장, 이노베이션, 차별화의 기회를 제공한다. 제약업체인 노바티스는 약품을 개발도상국의 저소득층을 위한 유통채널을 만들어 제공하고 별도의 포장, 용량, 환자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현지시장의 소비자 행동을 파악하여 새로운 시장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둘째, 가치사슬의 생산성을 정립하는 것이다. 기존의 수익창출의 핵심 프로세스인 자원(원재료, 부품, 데이터 등) 조달→생산→물류→마케팅→판매 후 서비스에서, 자원 사용, 에너지 사용, 물류 효율성, 종업원 생산성, 생산설비의 입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친환경 식품 체인 Whole Food Markets은 지역 농가들과 계약하여 영농자금을 낮은 이자율로 제공함으로써 엄선된 농산물을 확보하고, 식품에 관한 교육과 동기부여를 통하여 고객접점 직원들이 소비자에게 하이터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가치를 제고하고 있다.
셋째, 강력한 지역 클러스터가 기업의 생산성을 제고한다는 원리에 입각하여, 지역공급업체를 육성∙지원하여 공급망(supply chain)의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긴밀히 협력하는 지역 기업들이 지역 클러스터와 기업 환경의 주요한 발전에 촉매제 역할을 하여, 기업의 성공과 지역사회의 개발의 연결고리를 강화시킨다. Nestle는 네스프레소 커피의 원두 생산지인 중남미 국가들에서 현지 농가들과 커피 재배의 클러스터를 형성하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속가능성을 제고하였다.
아직도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책임이 상호 충돌하는 것으로 여기는 경영인이 있으나, 이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기업의 발전에 유익하며 또한 필요하다 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공유가치 창출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 강화를 통한 지속가능 경영의 동인(動因)이며, 동시에 기업의 경제사회적 조건 개선과 시장경제의 역동성, 효율성, 생산성을 제고하여 기업의 선 순환적 생태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기반이 된다. 공유가치 창출은 기업의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적 요건이다.
이형재 기독경영연구원 연구위원/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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