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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13 00:12
   
시속 4km 인생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52  


시속 4km 인생

 

인간은 시속 4km의 속도로 걸을 때 세상을 가장 아름답게 느낀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그렇게 창조하셨기 때문이지요. 인간의 속도를 회복할 수 있다면 오늘날 복잡한 세상의 모든 문제들도 풀릴 것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정말 그럴 것 같습니다.


걷기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 유명한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떠오릅니다. 그는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출발해서 중국의 시안까지, 실크로드 1만 2천km를 장장 4년에 걸쳐 걸었습니다. 그 결과물이 <나는 걷는다>라는 책입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해마다 연말이면 일주일씩 ‘걷기도’를 7년째 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걷기에 대해서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에 비할 바는 전혀 못 되지만 나도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걷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데 걷기를 시작했다고 말을 하고보니 참 우습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걷기를 마음  먹게 된 상황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두어 달 전입니다. 밤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넓적다리가 땅기고 아팠습니다. 처음에는 감기몸살인 줄 알고, 이번 몸살은 근육통도 유별나게 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상해서 아픈 증상을 검색해보니 영락없는 디스크 증상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서둘러 디스크를 잘 본다는 병원을 찾았습니다.


의사는 무미건조하게 MRI를 찍자고 하더군요. MRI 사진은 ‘퇴행성 추간판 탈출증’, 즉 허리디스크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의사는 간단한 시술(수술이 아니라고 강조하더군요)로 말끔하게 병이 나을 수 있다면서 시술을 당장 하자고 서둘렀습니다. 통증이 싹 사라진다는 말에 귀가 얼마나 솔깃하던지 아내의 만류가 없었다면 시술을 받았을 것입니다. 약물과 물리치료만 받고 나왔습니다.


디스크 진단을 받고 보니 웬일입니까, 주변에 온통 디스크환자들입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수술은 절대 받지 말라고 합니다.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것 외에는 다른 치료방법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운동을 강력하게 추천해 주었는데 그게 걷기입니다. 허리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최고의 운동인 걷기를 그 날로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교회를 직선으로 걸어가면 10분 정도 걸리는 데 근린공원이 있는 산 쪽으로 빙 돌아가면 23~4분 정도 걸렸습니다. 스마트 폰에 있는 앱으로 발걸음을 세어보니 2400여 걸음이 나왔습니다. 이 길을 하루에 두 번만 왕복하면 하루 1만보는 족히 되겠구나! 계산이 나왔습니다. 목표는 하루 1만보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최소 한번은 2만보를 걷는다고 마음먹었지요. 열심히 걸었습니다.


한번은 광화문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청계천을 걸었습니다. 청계천은 날씨가 꽤 쌀쌀했지만 봄이 막 터져 나오려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날 청계천에는 걷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에는 사람들도, 풍경들도 음미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온통 마음은 몇 걸음이나 걷게 될까, 어느 정도의 속도로 걸어야 운동이 될까하는 조바심으로 가득했거든요.


요즘 들어 매일 1만보를 채워야 한다는 게 고민이 됩니다. 운동 효과에만 집착하는 모습이 싫은 것이지요. 요 20년 이래 시속 4km에 지금처럼 근접한 적이 없는데도 삶의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을 느끼기보다는 여전히 쫓기는 듯한 모습은 무엇 때문일까요. 4km의 물리적인 속도가 인간의 속도로 바뀌려면 포기해야 할 것이 많은데 여전히 겁을 먹고 머뭇거리는 탓입니다.


이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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