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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2-07 20:26
   
이미 왔지만 아직 오지 않은 봄
 글쓴이 : dangdang
조회 : 306  


이미 왔지만 아직 오지 않은 봄


달력을 보니 입춘이다. 중학교 때 호랑이 한문 선생님의 우렁우렁했던 음성이 들려오는 듯하다.


“ 이 친구들아! 입춘은 ‘入春’이라고 쓰는 게 아니고 ‘立春’이라고 쓰는 게야. 아직 계절은 봄이 아니지만 봄을 맞이하는 계획을 세우라고 정해놓은 날이지. 자네들 마음에서 봄을 먼저 맞이하라는 거야. 그래서 지난 겨우 내내 먼지 쌓였던 농기구도 꺼내서 손질하고, 배고프지만 먹지 않고 꼭 간직했던 종자씨앗에 묻은 먼지들도 털어내는 그런 때라 이 말이야. 아직 배고프고 추워도 꿈을 꿀 수 있는 절기라 이 말이야. 바로 자네들 같은 시간이라 이 말이야. ”


그렇게 겨울 속에서 봄을 생각하는 날. 나는 운동 삼아 뒷동산을 올랐다. 찬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골고루 섞여 세상을 수놓고 있다. 햇살이 전신을 감싸주고, 바람이 온 몸을 씻어주는 그 황홀한 애무에 몸을 맡기고 깊은 호흡을 하며 동산을 오르다가 문득, 산길 바닥에 떨어져 있는 빨갛고 자그마한 열매들을 만났다. 흙으로 범벅이 되어 있고, 사람들이 밟고, 개들이 밟아서 으깨어진 그 생명들을 보며, 그들이 나무에 매달려 있었을 때, 그 빨갛고 요염했을 시절을 생각했다.


'이상견빙지(履霜堅氷至) - 서리를 밟을 때가 되면 얼음이 얼 때가 곧 닥친다' 는 것을 저 열매는 몰랐으리라. 문득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그러면서 나는 '화무십일홍 (花舞十日紅)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 는 글귀를 머릿속에서 떨쳐내려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게 마음 전쟁을 하면서 산길을 계속 걷다가 만난 장면 하나. 여러 마리의 새가 그 열매들을 맛나게 쪼아 먹고 있는 모습. 열심히 열매를 쪼아 먹던 그 친구들, 인기척을 느꼈기 때문일까? 다 같이 푸드득! 하늘로 수직 상승! 하더니 둥그렇게 무리지어 군무를 추다가 저 편 하늘로 날아갔다.


아! 저 여린 열매들이, 짓밟히고 으깨진 열매들이, 저 새들에게 저렇게 힘찬 상승과 하늘에서 유연한 날갯짓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그 황홀한 자유를 선물하였구나! 아! 어쩌면 우리네 삶도 그럴지 모르겠구나! 혹독하게 추운 계절. 그 겨울에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 있음도 그런 까닭에서 비롯되었을지 모르겠구나. 그래서 시인 김종길은 '새해 아침에'라는 시에서 ‘매양 추위 속에 /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 새해는 그런 데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고 지혜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노래한 것인지도 모르겠구나. 아! 어쩌면 주님은 우리들 마음에 있는 봄을 보신 것이 아닐까? 작은 열매처럼 보잘 것 없어도 새들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로 우리들을 바라보신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미 오셨지만, 아직 기다리고 계신 것은 아닐까?


문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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