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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15]
 
 
 
     
 
 
 
작성일 : 15-02-05 22:47
   
흔들리는 사회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29  


흔들리는 사회


  엊그제 여성가족부 장관에게서 편지가 왔다. “여성가족부라니?”라는 의구심으로 뜯어보니 ‘고지정보서’라는 낯선 제목의 유사 이력서였다. 처음 보는 형식의 문서여서 꼼꼼히 살펴보니 당신이 거주하는 내손2동에 이러한 성 범죄자가 살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것이다.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불과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사는 이웃의 얼굴사진과 그의 범죄 경력이 별로 연관도 없는 내게까지 전달되다니 놀라웠다.


  한편으로는 이미 낯익은 이웃 사람 대하기가 두렵고, 다른 편으로는 국가의 관리방식이 무서웠다. 오죽 성폭력이 기승을 부리면 이런 법이 만들어졌고, 또 예방차원이라지만 한 개인의 인격을 아예 매장하는 조치를 취할까 싶었다. ‘고지정보서’는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8조의 20에 따라 법원의 명령으로 발송되었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돌아보니 딸 가진 부모들의 수심어린 심정이 헤아려졌다. 


  우리 사회는 웬만한 성폭력 사건에는 별로 민감하지 않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사고가 꼬리를 물면서 이전의 분노는 잊혀지고, 다시 새로운 사건을 맞으면서 또 다른 분노를 한다. 마치 사회적 치매현상처럼 느껴질 정도로, 같은 증세가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공분과 공감이 쉽게 파묻히고, 해결과 대안 없이 그냥 지나치게 마련이었다. 아마 문제를 감추고 싶은 당사자들은 시간이 흘러가 뭇 사람의 기억에서 잊혀 지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얼마 전 육군 여단장이 부하 여성 하사관을 성폭행한 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군 장교의 성폭행을 변호하듯 역시 군 장성 출신의 여당 국회의원의 코멘트는 더 볼썽사나웠다. 병영에서 벌어지는 성범죄에 대한 보도가 극히 예외적이라고 본다면, 아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은 날마다 차고 넘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성 평등 순위는 세계 135개국 중 108위에 머문다고 한다. 오죽하면 여성가족부 장관 명의의 수치스런 사적정보가 담긴 편지가 내게도 전달되었을까 싶다. 


  
  누군가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를 들먹이며 ‘우리 사회에 살면서 정의의 문제를 꼭 하버드 대학교 교수에게 배워야만 하는가’ 라고 물은 적이 있다. 지극히 상식적인 정의와 교양차원의 윤리조차 우리 사회가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자조와 푸념일 것이다. 부끄럽게도 우리 사회는 정의의 문제든 성폭력의 문제든 진지하게 물음을 던진 적이 없다. 늘 접대관행과 술로 인한 실수, 남성문화의 일탈로 돌렸다. 문제제기가 없으니 대안마련도 부족하였다. 그냥 분노, 분노만 되풀이 하다가 잊기를 반복할 뿐이다.


  TV 드라마 마다 유행 옷처럼 혼외 자식과 패륜적 관계를 퍼즐 맞추기처럼 조장하는 것은 이젠 시빗거리조차 되지 못한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언론들은 현상을 준엄하게 꾸짖지만 그들의 인터넷 지면은 온갖 ‘19금 광고’와 낯 뜨거운 영상으로 성을 상품화한다. 가히 마초공화국이다. 앵무새처럼 되풀이 되는 전문가의 진단이나 판에 박힌 설교는 얼마나 위선적인가? 청문회는 그들만이 아닌 우리 사회에도 필요하다. 최소한의 윤리의식도, 인간에 대한 예의도 잃어버린 우리 자신을 향해 “너는 남과 다르냐”고 물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 예민한 인권감수성이 필요하다. 종교를 지닌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종교가 요구하는 높은 도덕적 삶의 태도를 지녀야 한다.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도 적어도 시민사회에 어울리는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 보편적 인간애를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와 타자와 소수자를 배려하는 법을 익혀야 할 것이다. 인간을 혐오하게 만들고, 타인의 권리를 억압하는 방식으로는 코앞에 닥친 문제를 근원적으로 고칠 수 없다. 최소한 법과 제도, 교육 시스템이 출발점이지만, 사회 환경과 삶의 스타일이 바뀌어야 한다.


  생떽쥐베리는 ‘어린 왕자’에서 여우의 입을 빌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안녕, 여기 내 비밀이 있어. 그건 간단해. 마음으로 보면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우화 속 여우의 충고처럼 마음으로 이웃을 보아야 한다. 눈은 표면만 볼뿐, 본질적인 것은 보지 못한다. 그러니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의 중심을 살피시듯 사랑의 마음, 조화와 위로 그리고 평화로운 마음을 갖도록 우리 자신과 사회를 치유하는 일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  


송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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