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과 창조질서
얼마 전 국민일보에서 원자력발전 관련하여 중요한 조사를 하였다. 개략적으로 보면 원전에 대해서 국민들의 71.4%가 불가피하다고 대답을 하였다. 우리 같이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안정적인 에너지공급을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이라는 대답일 것이다. 그런데 원전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58.9%가 안전하지 않다고 대답을 했다. 그런데 이 조사가 지난 번 원전해킹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한 것이니 불안의 강도는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는 결국 불안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는 결론이다.
하지만 중요하게 볼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대체에너지에 대한 요구이다. ‘비용이 들더라도 대체 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원전 비중 낮춰야 한다’는 응답이 50.8%에 이르렀다. 또 원전에 대해서 왜 반대하는가를 묻는 질문에서는 54.2%가 사고시 심각한 환경 오염 및 인명피해 우려가 있다고 했고, 25.9%는 원자력폐기물 저장관리가 어렵다고, 또 16.8%는 원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심하다고 대답을 했다. 이러한 응답을 보면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은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전은 경제적인 면으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값싼 에너지 공급원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미 우리보다 일찍 원전을 건설하고, 사업을 실행하고 있는 서구의 선진국들이 원전을 포기하고 있는 것에서 그 증거를 볼 수 있다. 심지어 독일과 같은 나라는 2020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기하겠다고 선언을 했다.
최근에 우리는 원전해킹사건을 통해서 원전의 무기화에 대해서 심각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외부의 어떤 세력에 의해서 원전이 제어될 때 어떠한 위험이 닥칠지 현실을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 역시 어느 시점에 원전이 공격을 당하고 방사능이 유출되어 버린다면 일본의 후쿠시마와 같은 재앙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전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이스라엘의 경우는 원전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핵무기까지 개발하여 보유하고 있는 나라에서, 또한 우리와 같이 자원이라고 아무 것도 없는 그 나라에서 왜 굳이 원전을 포기하고 있겠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약 원전이 폭격을 당하거나 테러를 당한다면 순간적으로 원자폭탄 이상의 위험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은 원전을 짓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부쩍 원전 관련하여 사건과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부품 관련하여 비리사건도 있었고, 원전해킹사건에 질소가스누출사고로 인한 사망사건까지 끊임이 없다. 몇 년 전 있었던 후쿠시마원전사건이 주는 여파가 현재까지도 심각한데 우리 가운데 있는 원전에서도 이렇게 불안한 소식들이 나오고 있으니 국민들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런 연속된 원전 관련된 사건과 사고가 우리에게 무엇을 암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할 때이다.
원전은 피해야 할 것이다.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피하지 못하면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재앙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것이다.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 민감한 우리가 어떻게 이런 것에 대해 둔감할 수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안보는 북한 핵무기뿐만 아니라 우리 안의 원전도 같이 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원자력 에너지원도 생명복제와 비슷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생명을 조작할 때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깨었을 때 어떠한 결과가 나타날지 우리가 불안해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창조 안에 있는 에너지가 아닌 것을 우리가 만들어 냈을 때 그 효율성은 좋지만 그 결과는 어떠할지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청지기 된 것은 단지 자연보호 수준만은 아니라고 본다. 이 창조질서를 지켜나가는 청지기의 역할이 필요한 때이다.
조성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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