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게시판
바이블25
크리스천라이프
커뮤니티
갤러리
성경/찬송가
지역정보
로중
전도
뉴스
QT
전도모음
Cristian YouTube
     
커뮤니티
칼럼
명언묵상이미지
하늘양식
오늘의책
십자가
명상
영상
설교
말씀
독자편지
독자편지 [114]
 
 
 
     
 
 
 
작성일 : 14-12-06 21:31
   
작가의 의도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39  


작가의 의도


  
  우리나라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중 한 사람을 꼽자면 단연 ‘최승호’ 교수가 떠오른다. 최 교수가 그리는 시의 글결은 상징과 풍자가 두드려져, 아마 처음 읽는 이라면 곱씹어 봐야 할 정도로 진한 향기를 뿜어낸다. 특히 그의 작품 중에서도 ‘북어’, ‘아마존 수족관’, ‘대설주의보’ 등은 수능모의고사에 단골로 출제될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다. 어김없이 이번 2014년에도 ‘북어’라는 시가 출제됐었다. 그 시의 전문을 실어본다.


  “밤의 식료품 가게/ 케케묵은 먼지 속에/ 죽어서 하루 더 손때 묻고/ 터무니없이 하루 더 기다리는 북어들,/ 북어들의 일개 분대가/ 나란히 꼬챙이에 꿰어져 있었다.// 나는 죽음이 꿰뚫은 대가리를 말한 셈이다./ 한 쾌의 혀가/ 자갈처럼 죄다 딱딱했다./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부끄러움/ 나는 말의 변비증을 앓는 사람들과/ 무덤 속의 벙어리를 말한 셈이다./ 말라붙고 짜부라진 눈,/ 북어들의 빳빳한 지느러미/ 막대기 같은 생각/ 빛나지 않는 막대기 같은 사람들이/ 가슴에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 헤엄쳐 갈 데 없는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느닷없이 북어들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거봐,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귀가 먹먹하도록 부르짖고 있었다.”


  지금 시인은 한 식료품 가게에 널린 북어를 보며 우리 인간의 모습을 보고, 또 자기 자신을 꿰뚫어본다. 예사롭지 않은 깊은 성찰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시를 쓴 작가가 수능고사에 출제된 자신의 시와 관련된 문제를 모조리 틀린다는 것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쓴 시가 나온 대입문제를 풀어봤는데 작가인 내가 모두 틀렸다. 작가의 의도를 묻는 문제를 진짜 작가가 모른다면 누가 아는 건지, 참 미스터리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분명 문제를 출제하는 이들도 시를 읽는 전문가들일 텐데... 그들은 이런 저런 해석을 내놓고, 문제를 만들어 학생에게 풀게 하면서도 정작 작가의 의도와는 하등 상관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 그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는 망치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의 이야기가 오늘 한국 교회를 향한 예수의 탄식 소리 같다고 느낀 것은 나만의 기우일까?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쉽고 단순하지만, 또 성경은 세상 그 어떤 책보다 상징과 풍자로 차고 넘친다. 그래서 응당 이 시대에 적용되는 의미와 뜻을 찾으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우리네 목사들은 저마다 그 일에 전문가요 일가견이 있다고 자처한다. 그리곤 성경의 ‘전문가’답게 나름대로 성경을 연구하고, 해석하여 성도들에게 문제를 내고 해답을 제시한다. 나아가 어떤 이는 한국 교회의 위기를 보며 그럴듯한 모범답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삽질’만 해대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문제를 놓고 이것이 성경적이네, 저것이 주의 뜻이네 하면서도 사실 작가의 의도에는 무지했던 것이 아닌가? 성경의 진정한 저자, 예수의 의도는 언제나 명백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 2:5) 그리스도의 마음이란 다름 아닌 ‘비움, 낮춤, 복종의 실천’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의도대로 배우고, 따르려 하지 않는다. 섬김과 사랑에 대해서 그토록 열을 올려 설교하지만 정작 그렇게 행하지는 않는 것이다.


  대림절 두 번째 주일이다. 일찍이 성 프란체스코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항상 복음을 전하라. 꼭 필요하면 말도 사용하라.” 크리스천에게 말이란 언제나 행동 다음인 것이다. 우리 이제 이런 저런 말은 그치고, 우리 안에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어 더욱 간절히 예수를 닮아가는 성탄의 계절이 되었으면 한다. 더 이상 예수의 의도에서 빗겨서는 이들이 되지 말자.


김석년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Copyright(c) 2012 http://bible25.bible25.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