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로서의 교회와 교회당
교회는 믿는 이들의 공동체이다. 우리는 사도신경에서 ‘성도의 교제’를 고백하고 있다. 이 부분이 바로 교회를 일컫는 말이다. 교제는 그리스어의 코이노니아와 라틴어의 코뮤니오를 번역한 말인데 그 뜻이 상당히 축소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교제라는 의미는 오락의 성격이 짙다. 어릴 적 오후예배를 드리고 나서는 친교의 시간을 가졌는데, 그 때 좀 있어 보이는 모양을 내려고 하는 이들은 코이노니아의 시간을 갖겠다고 하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즉 우리에게 교제는 오락이나 친교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원 뜻인 코이노니아나 코뮤니오는 더 깊은 뜻을 가지고 있다. 코뮤니오(Commnio)는 두 단어의 합성이다. 'com'은 보통 함께 한다는 뜻이 강하다. 그래서 나오는 단어들인 동료를 의미하는 컴페니언(companion)이나 소통을 의미하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과 같이 사용한다. 특별히 커뮤니티(community)는 공동체라는 의미로 가장 그 뜻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 근원을 보면 함께 하나가 된다는 의미로 공동체를 나타내고 있다. 즉 코뮤니오는 함께 하나가 되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또 그리스어인 코이노니아는 바울신학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단어이다. 그는 이 단어를 동참, 나눔, 연합 등의 의미로 사용했다. 특별히 내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함이 된다고 할 때 그는 이 코이노니아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신비함(mystery) 가운데 그리스도의 고난을 자신에게 채웠다는 것이다.
사도신경은 바로 이러한 부분을 의미하고 있다. 우리가 성도의 교제라고 하는 것은 ‘코이노니아 하기온’이라는 그리스어나 ‘코뮤니오 상크토룸’이라는 라틴어 단어를 번역한 것인데, 좀 신학적인 의미를 담고, 현대적으로 이를 번역하면 이 둘 다 ‘거룩한 이들의 공동체’, 다시 말하면 ‘믿는 이들의 공동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교회는 믿는 이들이 함께 하는 공동체이다. 거기에는 건물이나 조직의 모습이 없었다. 믿는 이들이 함께 모여서 공동의 나눔을 갖고, 말씀을 상고하며, 하나님을 경배했다. 그들은 모일 장소가 없었기 때문에 성전의 한 곳에서 모이기도 하고, 회당에서 모이기도 하고, 박해를 받기 시작하면서 성도들의 집에서 모이기도 했다. 심지어 지하공동묘지에서 공동생활을 하기도 하고, 도시처럼 뻗은 지하동굴을 연결하여 거대한 집단을 이루기도 했다. 그들에게 장소는 중요하지 않았다. 십자가의 은혜, 그 하나로 이들은 모였고 함께 하나님을 경배하였다.
예배당은 이 공동체를 담는 그릇이다. 공동체의 표현이 예배당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예배당을 먼저 만들어 놓고는 공동체를 채워 넣으려고 한다. 최근에도 일부 교회들이 과분한 예배당을 지어놓고는 감당을 못해서 부도가 났다. 특히 신도시에서 예배당의 모양으로 성도를 모으려 하다가 교인이 안 모여 교회가 무너지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교회는 믿는 이들의 공동체이다. 예배당은 단지 이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이다. 목적이 바뀌게 되면 종종 예배당을 건축하고 빚 갚는 이들의 모임으로 교회가 전락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의 중심을 볼 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중심도 살펴보고 계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조성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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