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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19]
 
 
 
     
 
 
 
작성일 : 14-10-17 22:58
   
단풍의 비밀
 글쓴이 : dangdang
조회 : 362  


단풍의 비밀


끝날 것 같지 않던 열기도 다가선 서늘한 기운을 피할 수는 없었나보다. 드디어 공기는 보다 더 투명해지고, 바람은 찬 기운을 실어 나르며, 나뭇잎들은 울긋불긋 색깔을 입은 채 거리를 달려가는 계절이 되었다. 차창 밖으로 끝없이 이어지던 하나의 푸른색이 이제는 노랑 빨강 주황빛으로 서로를 구별하여 질주한다. 모든 이파리들이 단풍으로 물드는 가을이 왔다.


그러나 단풍으로 ‘물든다’는 표현은 과학적으로만 보자면 바르지 못한 표현이다. 단풍에 숨은 비밀은 다음과 같다. 여름 동안 나무는 나무의 양분을 만드는 광합성 프로젝트에 들어간다. 이때 광합성을 돕기 위해서는 엽록소가 필요한데, 바로 이 엽록소가 모든 나뭇잎이 푸른색을 띠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름 내내 열심히 광합성을 하던 나무는 가을을 맞아 문득 태양빛이 짧아짐을 감지한다. 이제 생존을 위협하는 겨울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나무는 추위에 맞서 생존하기 위해 버티기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광합성 프로젝트를 멈추고 모든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양분을 줄기와 뿌리 쪽으로 모은 후 나무는 성장을 멈추고 버틴다.


단풍은 바로 이때 광합성을 멈추는 과정에서 생긴다. 광합성에 필요했던 엽록소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즉 푸른색을 버리는 과정에서 단풍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말하자면 단풍은 푸른색이었던 나뭇잎이 노랑 빨강으로 ‘물드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원래의 노랑 빨강의 나뭇잎이 이제 푸른색을 버리고 제 색깔을 ‘드러내는’ 과정인 것이다. 우리가 물든다고 생각했던 단풍의 아름다운 색깔은 엽록소로 인해 변하기 전의 제 색깔이었던 것이다.


변하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것이다. 추운 겨울, 생존이 급박한 계절이 오자 나뭇잎들은 푸른색을 버리고 속속 제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 모양은 어쩌면 이리도 인생을 닮았을까? 모든 것이 원만하고 편안한 시절에는 다 좋은 사람들인 것만 같더니, 어렵고 힘든 시절이 닥쳐오면 사람들은 드디어 이기적인 제 색깔을 드러내고 만다. 그러니 험한 세월과 힘겨운 때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때에야 비로소 진짜가 드러나니까.


상록수(常綠樹), 즉 항상 초록빛을 지니는 나무들은 겨울이 와야 과연 그 색깔이 원래 푸르렀음을 알 수 있다. 상록수는 그렇게 눈보라 몰아치는 혹독한 겨울에 자신은 원래 그러했음을, 언제나 한결같았음을 만천하에 알린다. 추위를 눈치 채고 재빠르게 초록을 버리는 수많은 나뭇잎들과는 달리 그들은 묵묵히 자신의 색으로 그 고통의 시간을 버틴다.


지금 이 시간, 온 천지가 겨울이다. 국가도 교회도, 온 세상이 겨울이다. 모든 것을 차디차게 얼려버리는 추위는 모든 것으로부터 따스한 숨결을 앗아가려 한다. 이 절체절명의 순간, 오직 원래 푸르렀던 자들만이 그 푸름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이 절박한 추위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때에야말로 우리는 우리 주위의 그 누가 늘 푸른 나무였는지 확인할 터이고, 나아가 나 자신 또한 과연 원래 푸른 나무였는지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 이 가을, 옷깃을 여미고 뒹구는 단풍의 낙엽을 바라보며 나는 나의 색깔을 묻는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변함없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은혜가 있기를 빕니다.” (엡 6:24)



이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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