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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0-08 23:54
   
작은 박람회, 귀경오세요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91  


작은 박람회, 귀경오세요


  박람회 귀경 해 보신 분? 부지런만 하다면 도시 언저리에 살면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가 박람회이다. 일산의 킨텍스(Kintex)와 삼성동의 코엑스(Coex)가 대표적이다. 박람회장은 단순한 상품전시장이 아니다. 요즘은 문화와 시대정신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경연장 구실을 한다. 연례행사인 서울 도서전이나, 국제아트페어 등은 예술적 안목을 높여줄 것이다. 둘러보면 괜찮은 전시장은 곳곳에 존재한다.


  박람회의 메카로는 독일을 손꼽는다. 전국 어디든 국제 규모의 박람회장(Messe)을 갖춘 도시들이 즐비하다. 독일어 다이어리와 연간 수첩에는 예외 없이 연중 주요 박람회 일정이 빼곡하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비롯해 주요 도시마다 수십 년 동안 누려온 인기 있는 박람회를 자랑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규모있는 전시회는 교회가 주최한다니, 놀랍지 않은가? 2년에 한 번씩 홀수 해에 열리는 ‘독일개신교회의 날’(Kirchertag)이 주인공이다. 2015년 6월에는 스투트가르트에서 열린다.


  가장 크다는 말은 몇 가지 측면에서 타당하다. 하나는 ‘규모의 범위’인데, 함부르크면 함부르크, 뮌헨이면 뮌헨 전 도시 안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도시 안에 있는 가장 큰 경기장인 스타디온은 물론 박람회장, 대부분의 교회와 기념물, 공원, 광장, 중앙역 그리고 콘써트 홀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무리 몸이 재빠른 사람도 닷새 동안 계속되는 프로그램의 10분의 일, 20분의 일도 소화하기 힘들 정도다.


  크기는 ‘규모의 범주’에도 해당된다. 주제가 가히 세계적이다. 그래서 다양한 교파와 여러 나라 교회들은 물론 사회단체와 국제기구들을 초대한다. 향후 2년 동안의 세계적 이슈를 알려면 개신교회의 날을 참여하면 된다고 말 할 정도다. 무려 천 개의 프로그램과 천 개의 부스를 운영하면서 세상의 모든 문제들을 용광로처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10만 여명의 참가자들은 만만치 않은 패키지 입장권과 4박 5일의 숙식비용 그리고 무엇보다 긴 연휴기간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큰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은 ‘규모의 모범’이다. 소규모 박람회일망정 주최 측과 참가자들은 전시와 홍보, 상담과 판매를 통해 상호 유형의 소득과 잠재적 이익을 추구한다. 쓸데없이 소모적 비용을 들이는 기업은 없다. 그런데 교회의 날은 ‘거룩한 낭비’라는 말처럼, 낭비를 위한 낭비를 한다. 수 없이 많은 예배와 성경공부, 성찬식과 찬양은 전혀 생산성이 없어 보인다.


  수상을 비롯한 여야정치인들, 정당과 시민단체들, 언론사들이 앞 다투어 찾아온다. 그들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이슈를 놓고 토론을 하고, 한 물 간 듯한 이슈를 놓고 지루한 입씨름을 한다. 교회의 날에서 다뤄진 내용은 얼마 안가 딴 세상에 사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가 되곤 한다. 3일 내내 박람회장에서 펼쳐진 천 종류의 상품들은 비록 소비자에게는 관심이 없지만, 시민과 그리스도인에게는 약이 되는 물건들이다.


  고맙게도 한국에서도 교회들이 모이는 박람회가 작년부터 열리고 있다. 하루 동안, 겨우 한 개의 건물과 작은 앞마당에서 펼치는 극히 소규모이다. 입장료도 없고, 볼만한 꺼리도 풍성한 편이 못된다. 사람을 끌어 모을만한 유명인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편의시설과 먹을거리도 넉넉하지 않다. 그럼에도 비록 ‘규모의 범위’와 ‘규모의 범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다만 ‘규모의 모범’만큼은 독일개신교회와 별로 다르지 않다. 특별한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교회를 바르게 세워내기 위한 몸부림이기 때문이다. 


  작은교회 박람회는 그야말로 한국교회의 비주류인 작은 신앙공동체들이 참여하여 함께 생명과 평화를 일구려는 현장이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잘못 추구해온 성장주의라는 규모의 논리를 성찰하고, 신앙의 탈선을 가져온 탐욕이 지배해온 시장주의를 반성하려는 것이다. 모름지기 교회의 올바름은 크기의 확장과 힘의 확대의 문제가 아님을 떳떳이 주장하는 공간이 바로 이 자리다. 이러한 공명과 소통을 모아모아 새로운 교회공동체를 세워내려는 함성 그 자체이다.


  평화로운 신앙공동체들이 여럿이 함께 어깨동무하여 그 믿음의 지평을 두루 넓혀가는 일, 모처럼 한국교회의 한 구석일망정 생각이 괜찮지 않은가? 10월 11일(토) 오전 11시부터 서울 감신대에 열린다니, 꼭 귀경오시라.



송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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