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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18]
 
 
 
     
 
 
 
작성일 : 14-07-20 23:56
   
교회는 유치원이 아니다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44  


교회는 유치원이 아니다


한국에 나갈 때나 한국 교회를 가는 나에게 한국 교회의 예배 분위기에 어색함이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옛날에는 교회에 새로운 사람이 오면 “주의 사랑 안에서 사랑 합니다. 형제 안에서. 자매 안에서...” 이런 노래를 불렀는데 요즘은 많은 교회에서 예배 시간에 처음 나온 사람을 향하여두 손을 내밀고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하여 태어난 사람…….”하는 노래를 부르는 순서가 유행인 모양이다.


그런데 나는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정말로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사실은 아니다. 세상은 당신을 위하여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당신만 빼놓고는 다 안다. 왜 이런 가식적인 노래가 불리는 것일까? 이런 노래가 유치원 같은 곳에서 불린다면 좋은 일일 것이다. 왜냐하면 어린 아이는 마땅히 사랑 받을 존재임으로. 그러나 다 큰 어른을 놓고 이런 노래를 부르는 것은 나에게는 어쩐지 유치한 놀음 같이 느껴진다.


어린애라면 누가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기대하지만 어른이라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를 마땅히 생각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교회에 새로 온 사람을 성숙한 성인으로 대하지 않고 처음부터 응석받이로 만드는 것 같은 이런 노래가 마땅치 않다.


유치원에서는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끼리 싸우지 않고 잘 놀면 된다. 물론 유치원생에게도 나름대로 고민은 있다. 누가 더 예쁜 옷을 입고 오나? 누가 선생님의 사랑을 더 받나? 등등 치열하게 유치원 수준에서. 그러나 이 세계는 유치원이 아닌 어른들이 사는 세계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본회퍼의 표현을 빌리자면 “성숙한 세계”(die mundige Welt)이다.


그러면 당신이 생각하는 신앙인의 모습은 어떤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바누누라는 사람을 들고 싶다. 이스라엘은 1960년대 초반부터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의 디모나 원자력연구소에서 핵무기를 만들어 왔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핵무기를 개발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 용기 있는 이스라엘 기술자에 의해 밝혀졌다.


바로 그곳에서 9년 동안 기술자로 일했던 모르데카이 바누누였다. 1986년 바누누(당시 33살)는 자신이 일했던 디모나 지하 제2작업장에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라인을 찍은 필름 두통을 영국기자에게 건네주었다. 디모나가 그동안 섬유공장으로 위장한 채 핵무기를 만들어 왔음이 분명해졌다. 언론 보도 이후 바누누는 이스라엘 정보부 모사드의 여자 정보원인 신디의 유혹을 받아 이태리로 유인되었다가 사라진다. 그 후 바누누는 12년 독방 생활을 포함해서 18년 징역형을 살았고, 2004년 봄에야 풀려났다.


그러나 이스라엘 당국은 석방 후에도 외국인과의 접촉을 금하고 국외 출국을 금지 시키는 한편 그의 신변을 보호 하지 않는다고 발표함으로 누구든 배반자인 바누누를 죽여도 좋다는 사실상의 사형선고를 내렸다. 바누누는 신변의 안전을 위하여 예루살렘의 한 교회에 갇혀서 지내다가 창틀 사이로 외국 언론과 접촉했다고 다시 감방에 갇혔다. 무엇이 바누누로 하여금 이런 엄청난 행동을 하게 만들었을까?


바누누는 86 년도 시드니에 관광을 왔다가 한 교회의 스미스 전도사와 친해지고 성경공부를 한 후 세례를 받았다. 바누누는 성경공부를 통해서 사회정의에 대하여 눈을 뜨게 되었다. 스미스 전도사는 바누누가 ‘존재의 벼랑’에 서서 자기 자신의 절망의 심연을 들여다보며 니체를 이야기 했고 키에르 케골의 ‘존재의 심연(나락)에 자기 자신을 던지기’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발견하기를 깨달았다고 했다.


바누누의 폭로 뒤로도 이스라엘 정부는 핵무기 보유사실에 대해선 아예 입을 다물었다. 그렇다고 이스라엘 주변 아랍국들이 이스라엘 핵 보유 자체를 “뻥이야“라며 이스라엘을 넘보지 못한다. 이스라엘의 핵보유를 둘러싼 진실게임은 이미 끝났다.


바누누는 “바깥 세상에다 디모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알리려 했다. 중동에서 또 다른 홀로코스트(대학살)가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스라엘 핵무기 사찰을 벌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국제사회로부터 이중 잣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폭로의 동기를 밝혔다.


지금도 이스라엘 감옥에서 싸우고 있는 바누누의 상황을 설명해 줄 수 있는 개념으로 조르죠 아감벤이 설명한 '호모 사케르’라는 말이 있다. 호모 사케르란 고대 세계에서 공동체 안에서 죄를 지어 공동체에서 배제되었고 신에게 희생 제물로 바쳐질 수 없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그를 죽인다고 해서 살인죄로 처벌받지는 않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처럼 호모 사케르는 인간과 신들의 공동체로부터 모두 버림받은 존재이지만 또한 배제의 형식으로만 공동체에 속한다. 역설적으로 법에 의하여 법질서의 외부에 있는 방식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혹자는 처음 신앙의 길에 들어서려는 사람에게 너무 어려운 것이나 딱딱한 것을 요구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신앙은 유인하거나 유혹하는 것이 아니라 감동으로 시작하는 것이어야 한다. 바누누는 우리에게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은 그렇게 값싼 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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