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평신도들이 깨어나야 할 때
한국을 대표하는 교회들이 목사들의 비리로 인해서 거의 예외 없이 지탄의 대상이 되어 있는 지금 한국교회의 갱신은 평신도들에게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지금 우리는 국민의 여론에 따라 대통령의 국정방향이 바뀌고 역량이 부족하거나 하자가 있는 총리 혹은 장관 후보자들이 낙마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 발휘되는 국민의 힘은 교회에서 평신도들의 힘으로 나타나야 한다. 민주국가가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국가인 것처럼, 교회는 교인에 의한, 교인을 위한, 교인의 만인 제사장 교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회 혁신을 위해서는 평신도들의 수동적인 태도가 능동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평신도들이 목회자들의 비행을 묵인하거나 동조하는 것은 성경적이지도 교리적이지도 않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뜻도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하나님의 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선지자적 목소리를 발해야 한다. 목사들은 전횡하고 교인들은 그들의 비행을 눈감아준다면, 목사들과 평신도들이 합작해서 교회를 부패의 늪에 점 점 더 깊이 빠뜨린다면, 한국교회의 앞날이 어떻게 될까?
우리가 맹종의 목줄을 스스로 풀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더욱 깊은 수렁에 빠져들 것이다. 한국교회의 부패는 목사들과 평신도들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교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서의 목사의 권위를 인정해야 하고, 목사는 교인들을 돌보고 그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일에 충실해야 한다. 영어의 ‘minister’의 명사적 의미는 ‘목사’이지만, 동사적 의미는 ‘봉사하다’이다.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목사는 그들의 신앙적 성장을 돕는 사람이지 그들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거나 신성한 존재가 아니다. 교회가 목사들을 위해서 있지 않고 교인들을 위해서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느 교회에서 담임목사가 신임장로들에게 목사는 교인들의 영적 아버지라고 세뇌시키고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목사의 권위적인 태도 그리고 아전인수격인 성경해석이 그 목사 한 사람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종교단체의 특성상 교회에서는 지도자에 대한 존경, 순종, 협조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분별력 없이 목사의 비행까지도 눈감아주고 동조하는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이 결코 아니다. 존경하는 마음은 강요에 의해 일어나지 않고 상대의 고결한 인품에 의해 저절로 생긴다. 상대의 인격에 감동하여 존경하게 될 때 순종은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따라서 목사들은 모름지기 존경받을 만한 신앙적 모범을 보여야 한다. 하나님은 당신이 거룩하시니 우리도 거룩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 목사와 교인들이 마음을 합하여 기도하고 노력해야 한다. 교회가 세상 사람들의 비난의 대상이 된다면, 달리 말해서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는 우리의 기도가 응답될 수 있겠는가?
최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