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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97]
 
 
 
     
 
 
 
작성일 : 24-01-30 02:27
   
《시저는 죽어야 한다》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7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0756 [11]


 

 

 

《시저는 죽어야 한다》 (Cesare deve morire, 2012)

 

이진경 목사의 영화일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형제 감독인 타비아니 형제는 《시저는 죽어야 한다》라는 제목의 매우 독특한 영화를 만들었다. 그 계기는 이렇다.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이 형제 감독은 이탈리아의 한 교도소를 방문해 죄수들이 공영한 연극을 보게 되었다. 그들이 방문했던 레비비아 교도소는 일반 범죄자들이 아니라 마약, 살인, 조직 폭력 등의 중범죄자들만 수감하는 교도소였고, 그곳에서는 매년 재소자들을 위한 교화프로그램으로 연극을 공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연극을 보고 큰 감동을 받은 타비아니 형제가 같은 재소자들을 데리고 셰익스피어의 고전 『줄리어스 시저』를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영화로 찍기로 결심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 작품이 바로 이 영화다. 즉, 이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모두 실제 범죄자들인 것이다. 예를 들어 영화는 자막으로도 배역을 맡게 된 죄수들의 실제 이력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시저 역, 2001년 9월 20일 체포, 마약밀매로 17년형. 카시우스 역, 1975년 1월 11일 체포, 살인 및 기타 범죄로 종신형, 등등등. 이런 사실성 때문에 《시저는 죽어야 한다》는 완전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큐멘터리적 성격을 농후하게 지니게 된다.

 

배우들이 실제 중범죄자들이란 사실은 놀라운 영화적 순간들을 선사해준다. 갈등과 배신과 살해를 담은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 즉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삶을 연극으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화 속 실제 죄수인 배우들은 무대 밖에서도 스스로가 저지른 죄들과 함께 감정이입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이처럼 연극과 영화 사이를, 연기와 실제의 삶 사이를 영화는 특별하고도 매력적인 방식으로 연결한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죄수인 배우들은 열정을 다해 준비한 연극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마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연극이 끝나고 난 후, 재소자들이 각자의 감방으로 돌아왔을 때 한 죄수가 영화의 마지막 대사를 읊는다. “예술을 알고 나니 이 작은 방이 감옥이 되었구나.” 이 대사와 함께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예술과 문학이 인간의 삶 속에서 지니는 의미와 가치를 물었던 이 영화는 그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금곰상을 수상했다.

 

“예술을 알고 나니 이 작은 방이 감옥이 되었구나.” 예술은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않았던 현실을 숨 막히는 고통으로 발견하게 한다. 이제껏 자유롭다고 여겼던 현실을 감옥으로 발견하게 한다. 예술을 알게 된 순간 나를 둘러싼 시간과 공간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술은 인생의 무상한 시간인 크로노스(chronos)를 결정적인 때 카이로스(kairos)로 바꾼다. 그것은 유한한 시간이 영원으로 바뀌는 순간이며, 내 삶의 모든 것이 완전히 달라지는 순간이다. 이렇게 예술은 시간을 때로 변화시키는 기적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시간을 때로 바꿀 수 있는 예술처럼 신앙도 비슷한 기적을 일으킨다. 신앙 역시 우리를 둘러싼 시간과 공간의 질을 순식간에 바꾸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예술보다 훨씬 전면적으로, 예술보다 훨씬 철저하게 신앙은 무상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의미로 충만한 때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만난 우리는 모두 이 영원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예술이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않았던 현실을 숨 막히는 고통으로 발견하게 하듯이, 이제껏 자유롭다고 여겼던 현실을 감옥으로 발견하게 하듯이, 그리스도와의 만남 또한 아무렇지도 않았던 지금까지의 삶을 숨 막히는 감옥으로 발견하게 만든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친히 우리를 찾아와 우리의 시간과 공간의 질을 다르게 만들어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예술을 알고 나니 이 작은 방이 감옥이 되었구나.”라는 영화의 마지막 말을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수를 알고 나니 이 작은 삶이 감옥이 되었구나.” 부디 이 첫 만남의 순간이 다시 살아나기를, 내내 지속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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