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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7-11 03:21
   
여시아문(如是我聞)
 글쓴이 : dangdang
조회 : 311  


여시아문(如是我聞)


기독교인들의 공격적 선교 본능이 또다시 대형 사고를 일으켰다. 이제는 불교의 근원지 인도로까지 날아가 이른바 ‘땅밟기’를 감행한 것이다. 그들은 석가모니 부처께서 도를 깨우치셨다는 불교 4대 성지 중 한 곳에서 기타를 치며 찬양을 부르고 소리 내어 기도를 드린 대담성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마침 그 자리에 있던 한국 출신의 비구니 스님께서 묵언수행까지 깨며 이를 저지하려 하자 오히려 그들은 하나님만이 오직 구원이며 구원받지 못한 이들이 불쌍해 하나님을 전하는 것이라고 대들어 스님을 충격에 빠뜨렸다고도 한다. 상상해본다. 일군의 한국불교인들이 성베드로성당에 들어가 피에타상 앞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잘못된 진리에 빠진 불쌍한 기독교인들을 위해 부처님께 염불기도를 올린다면? 기독 지성인 리처드 마우의 저서 <무례한 기독교>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입장만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이것이 얼마나 무례한 일인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주로 근본주의 신앙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무례함은 타인의 기분, 생각, 신념 등을 무시한 독단적 자기 확신에 기인한다. 나만 옳으면 그만이라는 그 공포스런 확신. 이런 확신과 관련하여 불자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함께 이와 관련된 불교의 가르침 하나를 떠올려본다.


모든 불경은 언제나 다음의 말로 시작한다. 여시아문(如是我聞). 풀이하자면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는 뜻이다. 불경을 여는 말인 이 ‘여시아문’은 원래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말씀임을 객관적으로 확증하는 말이지만 불교에서는 다른 해석의 여지도 둔다. 즉, 이 말은 ‘그러니 내가 들은 것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니 내가 틀리게 들었거나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들은 것이 전부가 아니고 부분일 뿐이라면 내 것만이 절대적으로 옳고 네 것은 절대적으로 틀렸다고 주장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단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한 들었을 뿐이라면, 심지어 틀리게 들었을 수도 있다면 주제넘게 남의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고 나설 수는 없는 일이다. 이렇게 ‘여시아문’은 나의 부분됨을, 나의 부족함의 가능성을 인정함으로 타인의 것을 인정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사람은 내가 부족한 줄 알아야 남을 인정할 줄 아는 존재니까.


그러나 비단 불교의 경전뿐일까? 기독교의 신약성경에도 이 ‘여시아문’, 즉 부분에 대한 고백이 있다. 언젠가 사도 바울께서 하신 말씀을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합니다. [...] 지금은 우리가 거울로 영상을 보듯이 희미하게 보지만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여 볼 것입니다. 지금은 내가 부분밖에 알지 못하지만 그 때에는 하나님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 그 유명한 사랑의 찬가, 사랑장이라 불리는 고린도전서 13장을 마무리하시며 다소 뜬금없이 사도 바울은 현세에서는 피할 수 없는 부분과 오류의 가능성을 언급하신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뜬금없는 마무리였을까? 어쩌면 사도는 이 말로 부분에 대한 인정이야말로 사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사랑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씀하고 계신지도 모른다. 이 불완전한 현세에서 우리는 아무도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없기에, 나는 너를 사랑한다. 부분인 나는, 부분인 너를 사랑할 수 있을 뿐이다. 형제와 자매를, 비기독교인을, 타종교인을 대할 때 이렇게 부분에 대한 인정으로 대할 수만 있어도 세상은 좀 더 하나님이 바라시는 평화로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완전은 오직 역사의 종말에만 가능하다. 우리는 역사의 끝에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불완전한, 그러기에 사랑하는, 부분의 사람들일 뿐이다.


“그러나 완전한 것이 올 때 부분적인 것은 사라질 것입니다.” (고전 13:10)


이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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