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과 기후 중보기도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지금 석유부국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제2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이 개최되고 있다. 이 총회는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연합 기본협약”이 1992년 만들어지고, 1994년에 발효되면서부터 일 년에 한 번씩 각국의 대표들이 모여서 중요한 논의들을 하는 당사국총회다. 이번이 28번째 당사국 총회다.
당사국 총회가 기후 변화를 다루는 가장 크고 중요한 행사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다. 당사국 총회가 ‘그린워싱의 장’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당사국 총회가 기후 변화로 고통받고 있는 지역이나 민족, 국가를 위한 내용을 논의하는 게 아니라 강대국과 글로벌기업이 자신을 홍보하는 무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총회가 지금 어떤 상황에 있든 우리 믿는 이들은 기도하며 함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특히 국제회의에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약소국이나 섬나라, 외교 활동이 어려운 부족이나 정치적인 수단이 없는 이들의 목소리를 함께 내주는 것이 필요하다.
더구나 올해 총회는 지난달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열리는데, 모두가 주목하는 점은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의 CEO가 의장을 맡았고, 석유 부국인 아부다비에서 열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기 위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COP28이 모든 국가가 목소리를 내고 앞으로의 협상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글로벌 포럼이니만큼, 교회도 이를 주목하며 기도하고, 또 주변에 있는 이들과 나누는 일을 멈춰선 안 된다. 모두가 알다시피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폭풍, 홍수 등의 재난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똑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회의는 이틀 간의 협상을 통해 모든 국가가 최종 문안에 합의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모든 것에 동의해야 하기에 매우 긴장되고 종종 시간을 초과하기도 한다.
우리는 무엇을 바라며 기도해야 할까?
1 우리는 세계 지도자들이 기후 변화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긴급하고 현명하게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갖도록 기도해야 한다.
2 우리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지구 온도 상승을 제한할 수 있는 희망을 주기 위해 화석 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도록 기도해야 한다.
3 우리는 각국이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도록 기도해야 한다. 2010년에 부유한 국가들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매년 1,000억 달러를 동원하겠다고 약속했었다. 2022년에는 손실과 피해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기금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는 아직 달성되지 않았다.
4 우리는 현장에서 기후 정의를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와 행동이 영향력 있도록 함게 기도해야 한다.
남은 당사국 총회를 위해 한 마음으로 이렇게 기도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주님,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COP28 회의를 주목합니다. 참석하는 세계 지도자들의 굳은 마음이 제하여지고 부드러워지기를 기도합니다. 이들이 기후 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긴급하고 현명한 논의를 하기를 원합니다. 기후 위기에 가장 취약한 사람과 자연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보장하는 합의에 이르도록 도우소서. 그리고 총회를 바라보는 우리 교회들이 앞장서서 성도들과 함께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억제할 수 있도록 교회와 세상 속에서 탄소 배출량을 빠르게 줄여가겠습니다. 우리를 도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