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 현지인들의 추억의 노포맛집 “신미만두”
청주에 가면 꼭 한번 방문하고픈 음식점이 있었다. 지인이 청주 갈 일 있으면 꼭 가보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 집은 바로 청주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노포맛집인 신미만두집이다. 지난 월요일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청주시 상당구 수동에 위치한 신미만두집은 그리 크지 않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1982년부터 시작하여 현재 42년째 청주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맛있는 만두집이다. 현재 가게가 위치한 수동에서는 2015년부터 8년 동안 장사를 했고, 그 이전 30년동안은 청주 서문동 구 법원 사거리에 있는 작은 가게에서 장사를 하셨다고 한다. 매장은 겉에서 볼때는 그리 크지 않았는데 들어가보니 작지도 않다. 대부분 손님들은 20-30년째 단골분들이다. 내가 방문할 때도 연세가 지극하신 분들이 식사를 하고 계셨다. 한결같은 추억의 만두 맛을 찾는 손님들이 꾸준하게 있다.
이 집은 특별하지 않다. 대단한 메뉴도 아니다. 메뉴는 볶음만두, 물만두, 가락국수, 이렇게 딱 3가지뿐이다. 대부분 볶음만두와 가락국수를 먹는다. 신미만두집의 볶음만두라는 메뉴는 우리가 아는 군만두이다. 가격은 8000원인데 10개가 나온다. 사이즈를 생각하면 저렴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일반적인 중국집에서 판매하는 군만두와 비슷해 보이지만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중국집 군만두는 기름에 튀긴 단단한 만두인 반면, 신미만두의 볶음만두는 만두를 찐 후 돼지기름에 구운 만두이다. 그래서 한쪽면은 노릇노릇하니 바삭하게 구워져 나오고 뒷면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이다. 앞뒤가 다른 반전있는 만두다. 사이즈도 중국집에서 파는 당면이 많이 들어있는 튀김만두보다 작고 돼지고기 위주의 단촐한 만두소는 감칠맛이 있다. 짭조름한 맛과 바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조화롭다.
물만두는 먹어보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접시에 작은 만두를 삶아서 담아놓은 방식이 아닌 물만두국의 형태로 수제비 같은 느낌이다. 가락국수는 옛날 기차역 앞 포장마차에서 먹었을듯한 맛이다. 일본식우동과는 다르다. 기계우동집에서 나오는 쫄깃한 면에 유부와 파, 김이 고명으로 올려져 있고, 간장베이스의 국물 맛은 뭐라 할까? 돈가스를 시키면 같이 나오는 국물의 고급스러운 버전이라고 표현하면 적당할 것 같다. 슴슴한 맛이니 취향에 따라 고춧가루와 후추를 곁들면 좀 더 매콤하게 맛볼 수 있다.
원래 청주에는 향미만두라는 유명한 만두집이 있었다. 신미만두 사장님의 매형과 누님이 운영했던 향미만두는 청주시 상당구 성안동의 철당간 근처에서 40년 동안 청주시민들의 사랑을 받다가 1990년대 초에 폐업했다. 사장님이 총각시절 향미만두집에서 9년을 일하면서 만두기술을 배우셨고 결혼한 후 신혼여행을 갔다 오자마자 신미만두집을 시작하셨다. 하지만 향미만두집의 인기와 인지도 때문에 초창기 신미만두는 장사가 잘 안되었다. 이후 향미만두가 사라진 후에 만두를 찾는 손님들이 신미만두집으로 찾아왔다고 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일반 분식집처럼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1990년대 초부터 30년 동안 3개 매뉴만 판매했다. 선택과 집중의 결과다. 술과 음료수도 팔지 않는다. 왜 다른 메뉴를 팔지 않는지 물어보니 복잡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원래 이 세 메뉴가 향미만두때부터 주 메뉴였고 실제로 다른 메뉴는 잘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왜 이런 방식으로 만두를 만들게 되었는지 물으니 향미만두때부터 판매하던 그 방식 그대로, 매형에게 배운 방식 그대로를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매형이신 향미만두의 사장님께서도 아주 오래전 중국집에서 일하시면서 만두 만드는 기술을 배우셨고 그 기술이 처남인 신미만두 사장님께 고스란히 전해진 것이다. 거의 50년 세월을 만두를 만드는 외길인생을 사신 사장님께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방송에서도 많이 찾아왔지만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지금도 장사가 잘 되는데 더 바빠지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기 때문이란다. 혹시 청주에 가시면 한번 들려볼만한 노포이다. 만두전문점이니 만두와 국수를 같이 시켜 먹기를 추천 드린다. 메뉴가 3개뿐이니 고민할 것 없이 하나씩 주문해서 나눠먹어도 좋을 것 같다.
임석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