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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10-10 01:25
   
《바비》 (Barbie, 2023)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3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0227 [105]


 

《바비》 (Barbie, 2023)

 

 이진경 목사의 영화일기

 

2023년 미국 영화의 최대 흥행작을 고른다면 주저 없이 꼽힐 두 편의 영화가 있다. 같은 날인 7월 21일 미국에서 동시에 개봉된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와 그레타 거윅의 《바비》가 바로 그것이다.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개발자를 다룬 《오펜하이머》와 달리 《바비》는 미국 마텔사의 패션 인형인 바비 인형을 소재로 삼는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두 극단의 영화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쌍끌이 흥행돌풍을 일으켰고 이에 따라 사람들은 두 영화의 제목을 합쳐 ‘바벤하이머’라는 조어까지 만들어냈다. 물론 이 흐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예외적인 나라들도 있긴 하다. 예를 들어 원폭의 당사자국인 일본에서는 《오펜하이머》의 상영 자체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일본이야 그렇다 치지만 바벤하이머의 세계적 흥행 흐름에서 벗어난 나라가 또 하나 있으니 그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폭발적인 흥행의 《오펜하이머》와 달리 한국에서의 《바비》는 쓸쓸하다 싶을 정도로 흥행에 실패했다. 가장 큰 이유는 물론 바비라는 인형과의 적은 유대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서양인들의 어린 시절 추억을 불러일으킨 이 유명한 인형이 한국인들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저조한 흥행에도 불구하고 이 《바비》라는 판타지 블랙코미디 영화에는 뭔가 특별한 점이 가득하다.

 

일견 《바비》는 페미니즘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처럼 보인다.영화는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사색으로 가득 찬 1968년 SF영화의 고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패러디와 함께 시작된다. 이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유인원들이 인류로 진화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로 등장한 외계로부터의 신비한 물체를 영화 《바비》는 거대한 인형 바비로 치환하여 보여준다. 아기 인형밖에 없었던 시절의 여자아이들은 그 아기 인형을 가지고 놀면서 결국 자연스럽게 엄마의 역할만을 습득하고 있었다. 그 순간 등장한 거대한 바비는 여자아이들에게 엄마가 아닌 인간 여성으로서의 주체성을 일깨워주는 상징이 된다. 그렇게 시작한 영화는 바비 인형들이 사는 인형나라 바비랜드의 모습을 동화적으로 또 환상적으로 보여준다. 이 바비랜드에서 여성 바비들은 사회의 모든 직책과 책임을 도맡은 채 인생을 즐기는 나날을 보낸다. 반면 남성을 대표하는 인형 켄들은 그저 켄일 뿐 아무 존재도 아니다. 현실의 성역할이 완전히 뒤바뀌어 묘사된 바비랜드는 비슷한 상상을 소설로 그려낸 게르드 브란튼베르그의 『이갈리아의 딸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저 남녀의 성역할을 바꾸어 상상한 세상의 모습으로 지금 세상의 모순을 충격적으로 드러낸 『이갈리아의 딸들』이 아름답고 유쾌한 모습으로 표현된 느낌이랄까? 그런데 영화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어떤 계기로 주인공 바비가 동화 속 인형들의 나라로부터 실제 인간들이 사는 나라로 넘어오게 되기 때문이다. 인형의 나라에서 현실 인간들의 나라로 넘어온 바비는 바비의 정체성과 관련하여큰 충격에 휩싸이고, 바비와 함께 인간 세상에 왔던 켄은 인간 세상에서 배운 가부장제를 바비랜드에 이식시킨다. 그 충격과 혼란 속에서 영화는 다양한 층위의 생각들을 불러일으킨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영화는 일견 페미니즘만을 전면에 내세운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질문은 훨씬 깊고 다양해지고 풍부해진다. 영화는 다른 차원으로의 비약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바비는 바비고, 켄은 켄이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 말이 모든 속성을 벗어난 존재로의 도약을 의미하는 말로 변화한다. 바비라는 속성도, 인형이라는 속성도, 그 어떤 속성도 벗어난 존재, 마침내 우리의 주인공인 전형적인 바비는 인간이 되기를 결심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바비와 바비의 창조자가 나누는 대화는 인간과 신이 나누는 대화의 은유처럼 보인다. 인간의 모든 속성을 벗어난 존재, 바울은 그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유대 사람도 그리스 사람도 없으며, 종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자와 여자가 없습니다.”(갈 3:28) 이 그리스도 안의 존재는 이전의 모든 속성과 아무 상관이 없기에 새로운 피조물이 된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옛 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십시오, 새 것이 되었습니다.”(고후 5:17) 새로운 피조물이 된 바비가 굽 없는 샌들을 신고 병원 부인과 앞에 선 마지막 장면은 마치 이 성경말씀의 증거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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