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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9-25 23:46
   
《인셉션》 (Inception, 2010)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2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0171 [86]


 

《인셉션》 (Inception, 2010)

 

이진경 목사의 영화일기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런은 최근 원자폭탄 개발자의 삶을 다룬 《오펜하이머》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영화의 소재로 《오펜하이머나》 같은 전기나 《덩케르크》 같은 역사를 다루기도 하지만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이름을 강하게 각인시킨 작품들은 뭐니 뭐니 해도 《인터스텔라》나 《테넷》, 《다크나이트》 같은 SF물들이다. 그중에서도 2010년도 작품인 《인셉션》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을 만큼 영화적 발상이나 영상의 구현 면에서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었다. 그리고 그 영화의 가장 근본적인 소재는 다름 아닌 ‘기억’이었다.

 

자신의 작품 속에서 처음 탐구했던 질문을 이후의 작품들에서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지켜보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처음의 질문이 그들의 작품 속에서 어떻게 발전되고 영글어 가는지를 보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런 종류의 기쁨을 크리스토퍼 놀런은 그의 작품 《인셉션》을 통해 선사해준다. 크리스토퍼 놀런을 처음으로 전 세계에 알린 작품은 아마도 2000년에 제작된 《메멘토》(Memento)일 것이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즉 ‘죽음을 기억하라!’는 라틴어 격언에 등장하는 단어 ‘memeto’는 ‘기억하라!’는 뜻이다. 단 10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기억상실증환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스릴러 《메멘토》는 비록 저예산의 영화였지만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메멘토》는 기억과 무의식의 세계를 소재로 다루면서 그것이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조작이 어떻게 현실을 왜곡시키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를 거치며 대자본과 기술력을 획득한 감독은 무의식과 기억에 대한 그의 처음 질문을 제대로 확장시킨다.

 

블록버스터 SF영화로 탄생한 《인셉션》은 잠으로 대변되는 인간의 무의식의 세계와 그 무의식의 조작을 통한 현실의 변조를 시도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inception’은 원래 ‘시작’, ‘개시’ 등의 일반적인 의미를 지니지만 영화 속에서는 타인의 생각을 훔쳐오는 ‘extraction’의 반대개념으로 타인의 무의식에 새로운 생각을 심어 그것이 자신의 생각이라고 믿게 만드는 기술을 의미한다. 그리고 영화는 가장 깊은 무의식에 생각을 심기 위해서는 꿈속의 꿈속의 꿈처럼 여러 단계의 꿈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을 전제한다. 그리고 이 상황에 대한 영화적 구현은 가히 환상적이다. 조작된 현실은 진정 현실이 아닐까? 만일 아름답게 조작된 현실이 비참한 실제의 현실을 대체하거나 낫게 만들 수 있다면, 조작된 현실을 선택하는 것이 과연 부당한 일일까? 꿈과 현실의 경계를 타고 영화는 시종일관 아슬아슬하게 흐른다.

 

기억에 대한 감독의 질문은 무의식과 기억에 의해 지배되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아픔의 기억이나 무의식에 남은 상처들은 인간을 왜곡시키고 병들게 한다. 구원이 필요한 인간의 실존은 바로 이 기억과 무의식에 지배당하는 현실인 것이다. 그러나 꼭 이렇게 어두운 기억과 무의식만 존재하는 것일까? 어떤 철학자는 종교 유무에 상관없이 왜 모든 인간의 마음이 낙원을 소망하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식으로 말한 적이 있다. “인간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소망할 수 없다. 경험하지 못한 것은 그런 것이 존재하는지조차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이 낙원을 소망한다는 것은 언젠가 인간이 낙원에 살았었다는 기억이 인간 속에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동시에 이제 더 이상 그곳에 있지 않다는 실존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생각이다. 인간이 낙원을 소망하는 것은 저 낙원의 기억, 즉 저 옛날 에덴동산의 기억이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라니 말이다. 우리의 기억과 무의식 저 아련한 곳에는 아픔과 고통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낙원에 대한 기억도 함께 담겨있다니, 그래서 다시 그 완전했던 곳으로의 동경이 인간 속에 내재되어 있다니, 이 얼마나 근사한 일인가. 그리하여 오늘도 우리는 그 낙원을 꿈꾼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던, 완전하게 창조되었던 그 옛 순간을 꿈꾸며 꿈과 현실의 경계를 오간다. 종말에 다시 올 찬란한 낙원을 꿈꾸며 현재와 미래의 경계를 오간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깊은 무의식 안에 저 낙원의 기억을 심어두셨다는 상상은 얼마나 신비롭고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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