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시키는 것을 하라!
“가슴이 시키는 것을 하라!” 한때 여성 노동자들의 친구였고 언니였고 어머니였던 조화순 목사님의 말씀이다. 몇 해 전 필자의 집을 방문하셨던 조 목사님께서 던져주고 가신 가슴으로 들려주는 생명이야기 『낮추고 사는 즐거움』 안에 있는 말씀이다. 조 목사님은 노동현장에 뛰어든 것은 바로 가슴이 시키는 대로 했기 때문이라고 회고하신다. 머리가 최고인 것이 인정받는 세상에게 가슴이 시키는 것을 하여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찾아보라는 교훈이 담긴 말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슴이 시키는 것을 하지 못하고 살고 있지만 우리 주변에 가슴이 시키는 것을 하며 사는 분들도 많이 볼 수 있다.
고(故) 이태석 신부는 의사의 길이 아닌 신부가 되어 아프리카 수단의 한센인 들을 돌보고 병원을 설립하다가 정작 자신은 암으로 사망하셨다. 이 신부는 “나로 하여금 소중한 많은 것들을 뒤로 한 채 이곳까지 오게 한 것도 후회 없이 기쁘게 살 수 있는 것도 주님의 존재를 체험하게 만드는 나환자(한센인)들의 신비스러운 힘 때문이다. 그것을 생각하면 그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하게 된다!”고 자신의 이야기 책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에서 회고 했다. 이태석 신부의 가슴은 나환자들을 볼 때마다 뛰었던 것이다.
국제구호 활동가인 한비야씨 역시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는 또 한사람이다. 그녀는 몇 년 전 TV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지금하고 있는 일이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라고 고백하였다. 가슴 뛰는 일을 하는 자신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예수님은 머리로 살지 않고 가슴으로 사신 분이다. 사회에서 버림받거나 죄인으로 찍힌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시는 모습은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의 주장처럼 안식일에 병자를 치유하는 행위는 안식일 법 위반임을 알고 계셨다. 예수는 바리새인에게 이렇게 물으셨다: “안식일에 선한 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악한 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옳으냐? 죽이는 것이 옳으냐?” 예수께서 바리새인들의 마음이 굳어진 것을 탄식하시면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서 “손을 내밀어라!”라고 말씀하시면서 그의 손을 치유하셨다. 안식일 법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재해석하신 것이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이야기는 단순히 예수님의 기적을 보여주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 나눔과 섬김으로 굶주리는 민중들을 먹이시고 보살피신 뜨거운 가슴을 보여주신 아름다운 이야기다. 예루살렘의 성전시장을 목격하신 후 성전 뜰 안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내 쫒으시면서 돈을 환전하는 사람들의 상과 비둘기를 파는 사람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신 것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시킨 일이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십자가에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신 것도 하나님의 사랑을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보여주신 것이다.
당신의 가슴은 지금 무엇을 하라고 하는가? 우리는 저마다 가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는 형편과 사정이 있을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가슴에 그냥 묻어 두고 살지 말고 지금 가슴 뛰는 일을 해 보자고 다짐해 본다. 가슴 뛰는 일을 한다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벅차오르고 기분이 좋다.
김진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