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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18]
 
 
 
     
 
 
 
작성일 : 23-08-13 03:17
   
날마다 닦아야 할 청동 거울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80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9940 [73]

 

 

날마다 닦아야 할 청동 거울

 

  오늘은 8.15 광복기념주일이다. 어느덧 78년을 맞았다. 8.15는 우리 민족 현대사에서 생일과 같다. 종에서 자유인으로 다시 태어난 날이라는 의미이다. 남이든, 북이든 같은 해방을 축하한다. 일제강점기에도 한 지붕 아래 한 백성으로 살았다. 오매불망 해방을 기다린 사람들은 남이든 북이든 누구나 같은 감격과 흥분으로 이날을 맞이했을 것이다.  

 

  광복절은 우리 민족에게 청동 거울과 같다. 날마다 깨끗이 닦고, 다시 들여다보아야 할 성찰의 거울이다. 만약 우리 자신과 후손들이 일제의 수난과 수치를 잊는다면 역사는 되풀이될 것이다. 지난 78년 가운데 요즘처럼 부끄러움을 잊은 때가 없었다. 정부의 노골적인 친일 행태 때문에 공분이 웃자라고 있다. 그래서 올해 맞이하는 8.15는 더욱 긴장감이 든다. 잔뜩 녹이 낀 역사의 거울을 말끔히 닦아야 하는 이유다. 

 

  일제 36년 동안 한반도는 거대한 감옥이었다. 얼마나 깊은 어둠의 시간이었을까?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에는 그 감옥의 현실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내 땅을 빼앗기고 소작으로 전락한 농민들, 권리를 박탈당한 하와이 이주 노동자들, 북만주에서 일제와 맞선 독립군들이 주인공이다. 누구나 식민과 해방, 전쟁과 분단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상은 잘 모른다. 암기 위주의 역사 공부에서는 실감하기 어렵다. 역사를 몸으로 살아온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기 어렵다. 그래서 8.15가 중요하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의 거대한 감옥을 설계하고, 관리해온 일본은 78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죄책도, 배상도, 제대로 된 역사교육도 모두 거부하고 있다. 마지못했던 몇몇 담화, 법적 책임, 입 바른 약속도 다 폐기처분 중이다. 일본 정부의 자료에 따르더라도 1945년 일본 패전 당시, 조선인 군무원 수는 육군 7만 424명, 해군 8만 4,483명으로 약 15만 5천 명에 이른다. 징병 조선인은 20만 9,279명이고, 징용 조선인은 72만 4,787명이다. 1945년 현재 110만 명이 일본에 강제로 끌려간 것이다.

 

  통계 자료만 보더라도 우리 민족이 얼마나 고통을 겪었는지 실상을 알 수 있다. 그때 인구는 지금 남한 인구의 절반도 안 되던 시절이었다. 망국 조선인들은 일본 제국주의의 총칼 아래서 전쟁을 수행하거나, 지원해야 했다. 그리고 일본과 함께 종전 패배의 굴레를 뒤집어썼다. 지금도 일본 우토르 마을의 가난한 노인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피해자들, 삶의 볼모로 잡힌 오오사카 쯔루하시 시장 사람들, 번번히 해코지를 당하는 조선학교 등 재일동포의 삶에서 드러난 상처는 깊고 지독한 역사적 상흔(傷痕)들이다. 게다가 올해는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년을 맞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과 일본인에 대해 태생적인 적개심을 갖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광복의 토양 위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세대들일망정 일본은 늘 경계할 대상이었고, 본받지 말아야 할 반면교사(反面敎師)였다. ‘메이드 인 재팬’ 상품에 잠시 눈길을 준 적은 있을지라도, 언제든 ‘NO JAPAN’으로 상징되는 일본상품 불매운동에 기꺼이 동참하였다. 독도와 관련된 이슈라면 조건반사적인 공분(公憤)을 불러 모은다. 최근 정부가 진행 중인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은 반발이 거세다. 설상가상으로 민심을 거슬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용인하는 정부와 여당의 오만한 태도에는 참람함이 느껴진다. 

 

반일 감정은 과거의 묵은 빚으로 인한 피해의식 때문만이 아니다. 마땅히 일본이 짊어져야 할 전쟁 원죄에 대한 책임을 우리가 떠안게 된 결과 분단을 맞았다는 원인론적 해석도 타당성이 충분하다. 태평양전쟁 이후 자위권만을 유지하게 된 그들이 보통국가화를 추진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도 여전히 전쟁범죄에 대한 반성은커녕, 책임도 배상도 무시하는 몰역사적 태도에 있다.  

 

  그럼에도 너무 빨리 일본의 식민지배 역사를 잊고 산다는 우려가 높다. 그동안 기성 세대가 젊은 세대를 염려하는 단골 근심이었다. 역사반성을 안 하는 일본이 문제의 본질이지만, 부화뇌동하듯 역사문제를 손바닥 뒤집듯 손쉽게 여기는 이들도 우리 안에 있음을 반성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가치논쟁으로서 역사를 자의적으로 재단하려는 것은 역사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더지처럼 등장하는 문제적 인물들은 과거를 잊은 맹목(盲目) 때문이다.

 

  8.15 광복이라지만 우리에게는 온전한 해방을 이루지 못한 아픔이 남아 있다. 한반도에 찾아온 것은 해방과 동시에 분단이었다. 광복 78년은 그런 분단 세월이 78년이란 의미다. 8.15 이후 우리는 분단체제라는 무거운 역사적 짐을 지고 있다. 진정한 해방은 이런 분단 상태와 적대 관계를 하루빨리 극복함으로써만 가능할 것이다. 과연 그날이 올까? 민족의 화해와 평화로운 통일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가? 완전한 해방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의 지혜는 더욱 깊고, 역량은 더욱 커져야 한다.

 

  성경에서 ‘70’이란 숫자는 회복을 의미한다. 선지자 예레미야는 유다와 예루살렘의 멸망과 함께 회복을 동시에 예언하였다. 비록 지금은 바벨론 포로로 잡혀가지만 70년 후에 하나님이 자유하게 하실 것이란 소망을 전하였다. 예언의 말씀에 비추어 본다면 우리는 지금 분단이란 바벨론 포로기를 살고 있지만, 통일에 대한 소망도 저버릴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을 지닌다. 한국교회가 3.1절과 8.15를 민족 절기로 지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송병구/색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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