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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0]
 
 
 
     
 
 
 
작성일 : 14-06-26 00:16
   
인생이란 이름의
 글쓴이 : dangdang
조회 : 307  


인생이란 이름의 강


  오래오래 감동을 주는 영화가 있다. 벌써 20년도 훌쩍 넘은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도 그런 영화 중 하나이다. 신촌에서 친구들과 함께 보았는데, 두고두고 가까이 보고 싶어 원작 비디오 테입도 구하고, 영화음악 CD도 사두었다. 지금도 전곡을 종종 듣는다. 여운이 오래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 시간이 흐를수록 인생이란 이름의 강을 실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줄거리는 너무나 단순해 오히려 인상적이다. 또 화면은 얼마나 아름답던지, 역시 영화야말로 빛의 예술임을 긍정하게 한다. 미국 몬타나 주에 사는 어느 시골목사의 가족을 배경으로 하는데, 인생의 의미와 가족의 소중함을 담고 있다. 화면을 가득 채운 몬타나 주의 아름다움과 검은발 강의 추억은 절로 어린 시절의 짙은 향수로 초대한다. 인생을 말하는 어떤 이야기든 결코 남의 이야기는 없다.


  주인공은 목사인 아버지와 성격이 서로 다른 두 아들이다. 아이들은 여울이 거센 검은발 강에서 자랐다. 검은발 강은 아이들이 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낚시를 배웠던 인생의 교육장이었다. 아들들은 목사인 아버지가 얼마나 낚시를 좋아했는지, 예수님의 제자들이 바로 어부들이었다는 내용을 자주 설교하곤 했으며, 그런 설교를 할 때마다 눈빛이 빛났다고 회고한다.


  그들의 삶의 중심은 흐르는 강이었다. 청년시대에도 인생의 무대는 역시 검은발 강이었다. 큰 아들이 도시에 나가 공부하고 오랜 만에 돌아온 날에도 가족들은 검은발 강으로 나선다. 특별한 가족 기념일에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일 때에도 아버지와 두 아들은 함께 낚시대를 어깨에 메었다. 검은발 강에서 낚시하는 일은 가족을 하나로 묶어 주는 인생의 그물과 같았다. 그들에게 있어 낚시는 생활사를 엮는 인생의 활력소 노릇을 단단히 하였다.


  햇볕에 반짝이는 수면, 물위로 뛰어 오르는 팔뚝만한 연어, 허리춤 위로 강물이 넘실거리고 그 물 위로 낚시줄은 아주 멀리까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다녔다. 삼부자는 역류하는 물고기와 씨름하며 침묵 속에서 깊은 대화를 하는 듯하다. 그리고 인생의 행복과 가족의 갈등도 검은발 강의 깊음과 함께 흘러갔다. 그러던 중 성질이 검은발 강의 거센 여울 같았던 둘째 아들의 죽음은 아버지의 가슴에 격랑으로 새겨지고, 남은 가족은 인생이란 깊은 파도에 낚시대를 깊이깊이 드리웠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홀로 남은 큰아들이 늙은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 검은발 강 한가운데 서서 낚시를 드리우는 모습이다. 그는 정겨운 옛사람들의 얼굴들을 그의 가슴에 건져내기 위해, 따가운 햇살을 마주한 채 오늘도 강물에 허리를 깊이 담궜다. 바로 그 강물에 반사된 햇볕은 한치 앞도 바로 보지 못하는 눈부심처럼 인생의 깊음과 짧음이 무엇인지를 뭉쿨하게 느끼게 한다. 인생이 뭔지, 이 영화를 보면서 두고두고 반추하는 까닭이다.


  누구나 인생의 깊음이 있다. 짧은 생애동안, 평생을 드리워도 그 깊은 심연에 닿지 못할 그 무엇의 존재는 어쩌면 표현이 불가능하다. 때때로 스스로 정리되지 않는 삶의 무게는 물밑의 격랑 속에 감추어졌다가 가끔 떠오르곤 하는 인생의 부유물과 같다. 요즘처럼 사방에서 흔들리는 부모 자식 간 탄식과 고통을 듣자면 일파만파 물결들이 참 가까이에 존재함을 느낀다. 


 
  평생을 살면서 여러 번 경험하는 생의 소용돌이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때론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도 하지만, 그 밑바닥을 치고 나오기란 얼마나 어려울까? 돌아보면 누구나 예외없이 인생이란 이름의 강에서 그 사나운 여울을 헤치면서 산다. 그 와중(渦中)에서 예수라는 낚시 선생을 만난다면, 다행스럽다.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눅 5:4).


송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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