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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3]
 
 
 
     
 
 
 
작성일 : 23-06-17 23:46
   
십자가, 사랑하실래요?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2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9646 [117]

 

십자가, 사랑하실래요?

 

  얼마 전 기장 총회 사무실을 방문할 일이 있었다. 여럿이 강연홍 총회장과 만나 면담하는 자리에서 누군가 나를 ‘십자가 목사’로 소개하였다. 꽤 오래전부터 그렇게 소개되는 일에 익숙해졌다. 으레 목사라면 평생 십자가와 엮인 인생이 당연한데, 별명마저 그렇게 불리니 불편하고 또 과분한 일이다.

 

  제주도에서 목회하는 강 목사님은 평화의 섬에 그리스도교를 드러낼 만한 공간이 없다면서,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소개를 요청받을 때마다 늘 아쉽다고 하였다. 제주도에 처음 복음을 전한 이기풍 목사의 유산을 품은 모교회(제주성내교회) 담임 목사의 생각을 듣자니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제안을 받으면서 기왕이면 제3의 전시장으로 제주도가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사실 십자가를 수집하면서 내 힘으로만 할 수 없다. 최근 얼마 동안 십자가 수집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못하였다. 지난해 아르메니아와 조지아에서 수집한 십자가들을 정리하는 일도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으니, 조금 과부하가 걸린 느낌이다. 벼르던 크로스갤러리와 예빛갤러리의 전시품 교체는 계속 시간을 미루고 있다. 게다가 일일이 설명문을 붙이고, 영상자료화하는 일은 여전히 구상에 머물고 있다. 전시용 액자화 작업은 적지 않은 비용 때문에 계속 주저하고 있다.

 

  정작 수집자인 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주변에서 꾸준히 부추기는 바람에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지난 5월에 유럽여행을 다녀온 김재원 목사가 올리브로 만든 나무 십자가를 선물로 주셨다. 김 목사님은 우리 지역에서 평화기도회를 함께하는 원로이신데 그룹으로 여행하면서도 십자가를 볼 때마다 내 생각이 났다고 한다. 고작 현금 100유로를 쥐고 갔는데, 결국 크로아티아에서 돈을 헐어 십자가를 구했다고 한다. 붉은색을 입힌 올리브 나무 십자고상은 마치 남미 스타일 ‘살바도르 달리 십자가’를 연상시킨다.

     

  얼마 전에 아들을 결혼 시킨 이수년 목사는 신랑 편에 청첩장을 들려 보내면서 몇 차례 다짐한 대로 최종태 작가의 십자가를 선물하였다. 평소 보던 최 작가의 십자가와 다른 형식이어서 눈여겨보았는데,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얼굴이 이전의 괴로운 표정과 달리 밝고 둥근 모습이었다. 이 목사님 역시 안목 높은 수집가인데, 평소 내 십자가 사랑을 높이 사서 번번이 십자가를 선물하고 있다. 동역의식은 목회만이 아닌 수집 취미에도 통하는 일인 모양이다. 

 

  하양교회 조원경 목사를 빠뜨릴 수 없다. 조 목사님은 내게 ‘가은’(架恩)이란 이름을 붙여주신 분이다. 십자가 은혜로 산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난해 삼남연회에서 ‘세계의 십자가 전(展)’을 열고 나서 그중 대표작 20여 점을 추려 하양교회 곁 물볕갤러리에서 전시를 이어갔다. 그때 내게 누런 봉투 하나를 주셨는데, 그 안에 1980년대 기독교백화점식 십자가 소품 4점이 담겨 있었다. 십자가 형태의 넥타이핀, 십자고상이 매달린 책갈피, 교회학교 어린이용 구슬놀이감 등인데 공통적으로 모두 십자가 이미지를 담아냈다. 얼핏 요즘 말로 구려 보이나, 생활 속 십자가의 특별한 상징이다.

 

  해외에서 돕는 십자가 조력자들도 있다. 복흠교회 서재기 장로는 아예 유럽책임자로 임명하였다. 며칠 전에도 전화를 걸어와 십자가 수집의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김광호 집사와 유은진 권사 부부는 독일에서 인터넷 경매를 위해 늘 도움을 준다. 모두 옛 담임 목사의 십자가 수집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고마운 협력자들이다. 

 

  몇 해 전, 이탈리아 홍기석 목사와 채색 십자고상을 구하러 시칠리아를 방문하기로 하였다. 만약 구한다면 한국까지 날라 올 편의 제공도 이미 섭외가 끝났다. 제3전시장의 시그니처(Signature) 십자가로 쓰일 요량인데, 코로나19 때문에 미뤄 둔 약속은 기약이 없다. 홍 목사님은 2018년 가을에 이탈리아 중세도시(나르니, 굽비오)를 함께 여행하면서 십자가 수집을 도와주었다. 나르니 못공방에서 본 십자가 작품은 마침 작가가 휴가 중이어서, 유리창 너머로만 군침을 삼키다가 돌아왔다. 지금 예빛갤러리에 전시된 마시모 밀리(Massimo Milli)의 느보십자가는 기어코 다시 찾아간 홍 목사님의 의리 덕분이다.

 

  십자가 수집 이력도 내년이면 30년이다. 지금까지 한결같이 욕심을 부릴 수 있었던 것은 십자가 여정에 동행한 분들 덕분이다. 나는 십자가만 수집한 것이 아니라, 십자가와 함께 일일이 정깊은 라이프 스토리를 엮어나간다. 세계의 십자가들에 담긴 아픔과 고난, 기쁨과 자부심은 덤이다. 십자가 사랑은 같은 시대를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 

 

송병구/색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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