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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4]
 
 
 
     
 
 
 
작성일 : 23-06-11 01:31
   
십자가 이름 붙이기
 글쓴이 : dangdang
조회 : 66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9616 [110]

 

십자가 이름 붙이기

 

  십자가는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그 이해의 폭이 넓다. 아기 예수를 잉태한 어머니 마리아의 모습을 십자가로 이해하는 ‘성모자 십자가’가 대표적이다. 예나 지금이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흔히 자식이란 존재는 모든 부모에게 숙명처럼 감당해야 할 십자가로 인식되었다. 그 이름은 사실 객관적인 이름이 아니라, 스스로 작명해 붙인 것이다.  

 

  프랑스 알사스 지방에서 만든 성모자상을 보면서 문득 그 이름이 떠올랐다. ‘성모자 십자가’는 전통적인 일자형 십자가로 가운데 중심이 불룩하다. 예수 그리스도는 아기의 모습으로 그 중심에 위치해 있다. 머리까지 덮은 어머니의 옷 역시 전통적인 푸른색이다. 그러나 얼굴색은 전통에서 벗어나 있다. 어머니와 아기는 모두 어두운 흙빛으로 백인의 얼굴을 주로 모델로 삼던 전통에서 크게 이탈하였다.

 

  ‘성모자 십자가’는 바티칸의 장녀라고 불리는 프랑스인들의 신심을 반영하고 있다. 아들의 고난을 어머니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독실한 믿음 없이 불가능하다. 십자가의 고난은 고결한 사랑 그 자체였다. 그들은 어머니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잉태한 것 그 자체를 십자가의 계획 속에 포함시켰고, 십자가의 범주로 이해하였던 것이다. 프랑스인들의 안목은 모성애조차 십자가의 아픔으로 읽고 있다.  

 

  ‘성모자 십자가’는 프랑스 꼴마(Colmar) 지역의 신심 어린 문화를 반영한 결과로 추측된다. 프랑스와 독일의 경계에 위치한 알사스 지방의 꼴마는 이젠하임 제단화로 유명한 곳이다. 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아와 그 유명한 그뤼네발트의 십자가와 부활을 감상한다. 제단화는 고난에 대한 표현이 얼마나 극단적인지 상처가 오상(五傷)에 그치지 않고, 온몸이 온통 못과 가시 자국이다. 그 반대로 부활은 얼마나 장엄한지 그 승리의 위용이 당당하다. 

 

  성모자상이란 주제는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교 예술에서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었다. 어머니(마돈나)와 아기(밤비노)의 성모자상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화일 것이다. 어머니 마리아와 아기 예수, 두 모자 사이의 애틋한 정은 회화적으로 표현되어 신앙심을 북돋아 주었다. 그것은 어느 가정에서나 경험하는 일상의 사랑이기에 더욱 친근하게 신앙의 의미를 설명해 준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케테 콜비츠(1867-1945) 미술관에서는 작가의 사상적 근원을 모색하는 시도가 열렸다. 결론은 콜비츠 작품들의 뿌리가 ‘성 모자상’이라는 것이다. 중세 시대에 화려하게 금박을 입고, 천상의 세계만을 그려왔던 신비한 미술 세계는 드디어 콜비츠에 의해 새로운 해석이 가능해졌다. 콜비츠가 그린 ‘성 모자상’은 비로소 현실의 아픔과 고통을 담아내는데 성공한 듯하다. 중세의 성모자상에서 콜비츠의 흑백 판화로 이어지는 거룩한 어머니상 계보(系譜)가 완성된 셈이다.

 

  30여 년 동안 콜비츠의 작품 세계를 지배한 것은 바로 성모자상이었다. 특히 전쟁에서 죽어서 돌아온 아들을 끌어안은 어머니상은 1499년에 완성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과 연결점을 갖고 있다. 십자가에서 죽은 아들을 안고 있는 어머니 마리아의 슬픔은 콜비츠가 표현하려고 했던 제1차와 제2차대전의 상흔으로 찢긴 현대사의 고난과 무관하지 않다.

 

  콜비츠는 20세기 초 전쟁과 혁명의 시대를 작품으로 삼았다. 주로 ‘어머니와 아들’, ‘이별’, ‘가족’, ‘아이들’, ‘기다림’ 따위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는데, 주목할 것은 조각이든, 판화든 어느 작품이든 그 배경에는 전쟁과 가난 그리고 어머니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작 베를린 모자상은 전쟁에서 죽은 군인 아들을 끌어안고 흐느끼는 형상이다. 어머니의 모습은 아픔과 동시에 치유를 담고 있다. 분단 독일에서 이러한 아픔은 더욱 실감 나게 느껴졌다. 

 

  과거나 현대나 모든 전쟁의 상흔에는 성모자상이 존재하고 있다. 제주 4.3 박물관 마당에 전시된 어머니 상은 추위에 죽어가는 아이를 품은 모습이다. 일본 히로시마 원폭박물관에는 자신의 몸으로 자식을 덮은 채 죽어간 형상을 한 모자상이 있다. 천천히 얼어가는 한라산 산간의 모진 추위와 또한 순간적으로 피폭 당시의 섬광과 고열 폭풍으로부터 자식을 보호하려는 모성은 공통적이다. 성모자상은 아픔을 담고 있기에 눈부시고, 또 거룩하다. 그래서 ‘성모자 십자가’란 작명도 가능해 보인다.​ 

 

송병구/색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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