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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3]
 
 
 
     
 
 
 
작성일 : 23-02-11 23:14
   
아차!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8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8957 [117]

 

 

 

아차!

 

  목회자로서 늘 성경과 마주한다. 평생 숙제처럼 대하였다. 감리교 목사라면 존 웨슬리의 권면을 누구나 기억한다. 웨슬리는 “하나님의 은총을 갈망하는 모든 사람은 성경을 찾으면서 기다려야 한다”(<표준설교>, ‘은총의 수단’)고 하였다. 성경을 그리스어에서 라틴어로 번역한 히에로니무스는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이사야서 주해> 서론)라고 단언한다.

 

  1985년에 목회를 시작하고 난생 처음 한글타자기를 얻으면서 성경공부교재를 만드는 즐거움을 붙였다. 더듬더듬 타자기를 익히면서 성경 본문을 옮겨 적던 기억이 낯설다. 그해 겨울 <청년과 성서이해> 집필에 참여하였다. 신학교 2학년 봄부터 참여했던 감청(감리교청년회전국연합회) 성서위원회는 내게 좋은 성경학습소였다. 똑똑한 일반대 출신 학생들과 함께 성경을 공부하면서, 나중에 함께 묶은 공동작품이 <청년과 성서이해>였다. 감리회 본부 교육국에서 출간하였는데, 그만하면 베스트셀러였다. 

 

  내가 쓴 1단원의 주제는 ‘히브리인들의 꿈과 사상’이었다. 성경을 보는 시각에 대해 ‘세계, 인간, 경제, 역사, 신앙, 정치’ 등 6과를 다루면서 아프도록 한계를 느꼈다. 청년의 입장에서 같은 시대를 사는 또래들에게 말을 건다는 생각이었다. 그런저런 기회 덕분에 성경공부교재를 만드는 일에 대한 소명이 생겼을 것이다. 나중에 낸 <하나된 세상, 하나님 나라>(1991년)와 <상징>(2022년)도 같은 목적이 낳은 결과물이다.

 

  성경공부교재에 대한 내 역할은 목회현장에서도 계속되었다. 언제 어디서든 성경공부 판을 벌이는 성경교사들로부터 배운 일이다. 한스 뤼디-웨버, 로버트 브라운, 에르네스토 까르디날 그리고 민영진 교수는 내게 영향을 준 성경 선생님들이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첫해, 수요일 성경공부 주제로 ‘누가가 그린 예수님’을 작심하고 준비 중이었다. 출발도 못한 채 수요기도회가 중단되면서 모처럼 흥미로운 프로젝트는 2년이 늦어졌다. 내 게으름 때문에 PPT 기술을 습득하는 일도 함께 지각하였다. ‘누가가 그린 예수님’은 누가복음을 40주로 나누어, 주제마다 성서화를 함께 감상하는 기회이다. 누가복음은 매우 시각적인 복음서이다. 스페인 톨레도 대성당에 걸려있는 ‘성 누가’라는 작품은 누가를 화가로 그려냈는데, 작가는 화가 엘 그레코이다. 15-6세기 데릭 베거트, 바사리 조르지오, 빈첸초 포바도 성 누가를 화가로 묘사하고 있다. 정교회 이콘 중에도 화가 누가가 있다. 누가를 가리켜 화가들의 수호성인이라고 이름 붙일 만하다.  

 

  평생 목회자로서 세 가지 교재를 만들었다. <그물짜기>는 “사람을 낚는 어부”(마 4:19)인 예수 제자로 살게 하려는 의도이다. 성경 전체를 공부하면서 튼튼하고 지혜로운 그물망(Network)을 얻게 될 것이다. 복흠한인교회에서 격주로 예배에 출석할 수밖에 없는 2교대 간호사들을 위해 만든 99주 통신교재이다. <톨레레게>는 색동교회 설립 5주년을 맞아 시작한 365일 성경읽기이다. 성경을 365가지 주제로 나누어 공동체가 함께 읽는다. <굿모닝 하나님>은 무려 12년이 걸린 아주 오래 묵은 신제품이다. 새벽기도회에서 두 차례 반복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이 중 두 가지는 현재 ‘바이블25’ 앱에 연재 중이다.

 

  이만큼 하면 목회를 마칠 때까지 우려먹고, 또 계속 우려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의 비용을 투자해 전자책으로 만들어 보급하면, 처음 타자기와 마주하면서 더듬거릴 성경교사 초년생들에게도 약간의 도움을 줄 것이란 오만함도 들었다. 지지난, 목요일 밤(2.2)에 <굿모닝 하나님>의 1189장 마무리 글을 쓰기까지 여러 차례 다시는 이런 어리석고 지리한 과제를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지금 다시 <복음서 365일>을 기획하여 어느새 일주일을 진행 중이다. 사복음서 89장을 365등분하여 조금 더 세세히 말씀을 살펴보는 일이다. 아차! 나는 365일 밤을 또 담보 잡히게 되었다. 심지어! 이전보다 훨씬 강도가 높은 일이다. 남은커녕 자기 자신도 참 못 믿을 일이다. 

 

  이유가 있다. 성경공부교재를 만들면서 좋은 협력자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30년을 앞둔 <그물짜기>는 여전히 새로운 친구를 불러들인다. <톨레레게>에는 날마다 40여 건의 댓글이 달려 존재감을 살려준다. 어느 집사님은 ‘누가가 그린 예수님’을 돕기 위해 400여 성서화 작품을 갈무리해 주었다. 날마다 색동까페에 올라오는 교재의 내용을 몇 년째 손으로 쓰는 권사님의 정성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복음서 365일>을 시작한 이유가 있다. 그저 성경을 공부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다만 그때그때 예수님 뜻을 일깨우고, 말씀대로 살도록 이끌 목회자의 소명 때문이다. 오늘 무너져 가는 교회의 현실과 ‘주님의 평화’를 잃은 우리 사회를 느끼면서 무한한 책임을 자각한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진실하게 살려면 예수님의 마음으로, 예수님의 영으로 무장해야 한다. 

 

  “성경을 흠모하십시오. 그러면 성경이 그대를 감싸 줄 것입니다”(히에로니무스, <편지>에서).​ 

 

송병구/색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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