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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2]
 
 
 
     
 
 
 
작성일 : 23-01-06 22:34
   
​ 그 선한 힘에 고요히 감싸여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8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8779 [107]

그 선한 힘에 고요히 감싸여

 

조진호

 

얼마 전 공수처의 시무식에서 김진욱 공수처장이 찬송가를 부르고 눈물을 흘렸다는 기사가 올랐습니다. 이어서 불교계에서 김 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하였고 사람들의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았지만 공수처장의 사과로 일단락되는 모양새입니다.   

 

김 처장은 입장문에서 “제가 공수처 구성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이겨내고 국민 기대에 부응하자는 취지로 말한 것”이었다며 “저의 언행이 불교계에 심려를 끼치고 사부대중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데 대하여 심심한 사과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저는 공직자이자 수사기관장으로서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유의하면서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 한치의 치우침 없는 자세를 견지해 나가겠다”고 사과의 말을 전했습니다. 

 

그 날 공수처장이 불렀던 노래는 본회퍼 목사님의 편지글에 독일 음악가 지그프리트 피츠(Siegfried Fietz)가 선율을 입힌 「주의 선한 능력으로」였습니다. 저는 그 기사와 일련의 반응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수처장 편을 들기 위해서도 아니고 공수처를 둘러싼 정치적 역학관계 때문도 아닙니다. 다만, 본 회퍼라는 사람과 그의 편지글, 그리고 이 아름다운 노래를 너무나 쉽게 지나치는 사람들이 마음 아팠습니다. 

 

이 노래는 기독교인만을 위한 찬송가라 하기 보다는 그의 나라와 백성들을 사랑했으며, 사상보다 행동이 중요함을 깨달았던 진정한 사상가였으며, 모두가 그 탁류에 휘말릴 때 역사의 흐름 속에서 오늘의 의미를 바라 볼 수 있었던 선각자였던, 허망한 죽음을 앞둔 한 신앙인이 결론으로 남긴 ‘삶에 대한 긍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의 이토록 귀한 노랫말이 한국 기독교를 바라보는 시대의 색안경에 가려져서 가십과 정쟁의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습이 마음 아팠습니다.  

 

사실, 이 내용을 처음 전한 모 일간지의 기사도 이 노랫말의 아름다움과 본회퍼 목사님의 신앙과 사상과 삶, 그리고 그에 감동했던 공수처장의 진심을 전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기사를 그저 ‘공수처장이 공적인 자리에서 찬송가를 불렀다’라고 쓰지 않고, 본회퍼 목사님에 대한 긴 소개와 이 노랫말의 원문을 번역한 전문을 함께 실었던 것이지요. 누가 번역했는지는 몰라도 아주 좋은 번역이었습니다. 

 

 

「선한 능력으로」

 

선한 능력에 언제나 고요하게 둘러싸여서

보호받고 위로받는 이 놀라움 속에

여러분과 함께 오늘을 살기 원하고

그리고 여러분들과 함께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기 원합니다.

 

옛것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괴롭게 하고

어두운 날들의 무거운 짐은

여전히 우리를 누르지만,

오! 주님, 내몰려 버린 우리의 영혼에게 

주님께서 이루신 구원을 주옵소서!

 

주님께서 쓰라리고 무거운 고통의 잔을

가득 채워 저희에게 주셨으므로

저희는 선하고 사랑스러운 손으로부터

떨림 없이 감사함으로 받습니다.

 

그럼에도 주님께서는 저희에게

이 세상에서 기쁨과 빛나는 햇빛을

주기 원하십니다.

그러기에 저희는 지나간 일들을 회상하며

저희의 생명을 온전히 주님께 맡깁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어두움을 밝히신 촛불은

오늘도 밝고 따뜻하게 타오르게 해 주십시오.

우리가 다시 하나 되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는 압니다.

당신의 빛이 밤을 비추고 있음을.

 

이제 저희 주변 깊은 곳에 고요가 편만할 때

저희 주변을 보이지 않게 에워싼 세상에

온전히 울려 퍼지는 소리를

저희들로 하여금 듣게 하옵소서.

주님의 모든 자녀들이

소리 높여 부르는 찬양을.

 

선한 능력에 우리는 너무 잘 보호받고 있으며

믿음으로 일어날 일들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밤이나 아침이나

우리 곁에 계십니다.

또한 매일의 새로운 날에 함께 하십니다.

 

 

그 과정이 어찌 되었건 간에 본회퍼 목사님의 글을 일간지 지면을 통해 읽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잠시나마 신앙의 언어가 세상 속에서 활짝 피어나는 느낌이 들어 숨통이 트이는 듯합니다. 교회 안에서만 큰 목소리를 냈지 그동안 우리 모두 너무나 단단히 교회라는 테두리 속에 숨어 지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기독교’라는 단어만 들어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요? 저는 이 모든 것이 한국 기독교의 책임, 그중에서도 목회자들의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교회 성장에 목 메여 성도들로 하여금 신앙과 삶을 조화시키지 못하게 하고 저속한 설교로 교회와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게 하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들은 세상보다 더 세속적인 모습을 보여 왔던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잘못 때문입니다.

 

불교계의 부처님을 닮은 너그러운 마음도 아쉽고 한국교회를 향한 사람들의 선입관도 아쉽긴 하지만 그들의 마음을 녹이고 되돌려야 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몫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만든 만큼 그 보다 더한 참회와 회복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얼마 전 저의 제자 한명이 경찰관이 되어 저를 찾아왔습니다. 너무나 대견해서 나름 교회 근처에서 제일 좋은 음식을 사 주었습니다. 경찰로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드냐고 물어봤더니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사람들이 경찰의 공권력을 우습게 여기는 것이 힘들다고 답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저는 이렇게 대답을 해 주었습니다. 독일이나 미국 등 다른 나라처럼 경찰의 공권력이 강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언젠가는 공권력의 준엄함이 바로 세워져야 하겠지만 과거 부당한 권력의 부당한 명령에 충성하고 민주화의 대의에 역행하며 국민들을 억압했던 경찰의 과오를 생각하면 참회와 회복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 또한 경찰이 충실하게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말 해 주었습니다. 사실 그 말은 한국교회의 목사인 저에게 해 줘야 할 말이었습니다. 

    

이 노래는 저에게도 매우 소중한 노래입니다. 중앙연회 사모 합창단을 지휘 할 때, 처음으로 부른 곡이 바로 이 곡이었습니다. 그 무대는 다름 아닌 저의 안수식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목사 까운을 입고 지휘를 해야만 했지요. 당시 목회적으로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 공수청장 만큼이나 눈물을 참아 내느라 애먹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남편들의 어려운 목회를 뒷바라지 하면서도 믿음으로 신앙과 삶을 부여잡듯 지켜내고 그 와중에서도 이 노래를 암송하여 정성을 다해 부르신 사모님들을 다시 뵈니 또 다시 왈칵 눈물이 나려합니다. 

 

색동교회의 김민경 선생님이 너무나 멋지게 편곡을 해 주었습니다. 특히 전주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당시 저는 그분께 이런 저런 요청을 많이 드렸습니다. 라벨의 볼레로처럼 점점 고조되어 클라이맥스에서는 폭발하는 듯 희망의 함성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주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셔 하루 또 하루가 늘 새로워’부분은 페르마타를 사용해서 본회퍼가 죽음의 감옥에서 느꼈을 법한 하나님의 침묵을 표현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가사 ‘하루 또 하루가’를 여성 세 파트가 순차적으로 메아리처럼 울려서 계속되는 삶의 긍정을 표현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참 잘했다 싶습니다.   

 

공수청장 뿐만 아니라 저도 그랬습니다. 물론 공사의 구분에서 세련되지는 못했지만  부디 기독교에 대한 색안경으로 그의 눈물을 바라보며 폄하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기독교 신앙의 유무를 떠나 그 누구든 진실 되고 열린 마음으로 삶을 바라보는 가운데 본회퍼 목사님의 삶과 사상, 이 글의 무게감과 아름다운 멜로디를 제대로 만난다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을 거라 확신합니다.  

 

https://youtu.be/6XTcroAD_x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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