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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19]
 
 
 
     
 
 
 
작성일 : 22-10-15 03:36
   
꽃들도 노래하네
 글쓴이 : dangdang
조회 : 38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8299 [127]

 

꽃들도 노래하네

 

말 주변이 좋거나 사람들 앞에서 힘을 얻는 무대 체질은 아니지만, 저는 노래하고 감상에 젖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어설펐던 장면들도 있었고 제 스스로 느끼기에도 꽤 근사한 장면도 있었지만 그 모습들이 성악가가 되기 전에 예술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지녔던 한 젊은 음악가가 투쟁했던 나름의 몸부림 때문인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에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영향이 매우 컸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몸뚱어리뿐만 아니라 삶 가운데 형성된, 당연한 줄로만 알았던 내 모습의 많은 부분이 어머니 때문이었음을 깨달은 것은 여전히 철없고 욕심 많은 막내아들에게 적잖은 충격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지 십년이 훌쩍 넘어서야 알게 된 것입니다. 

 

작년 어느 날 누나와 함께 어머니의 친구 분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강원도 화천 명월리에서 어머니께서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내실 때 가장 친하게 지내셨던 분으로 어릴적 부터 자주 봐 왔던 앨범에 뵈었기에 너무나도 익숙한 얼굴이었습니다. 사진 속 어머니 옆에 계셨던 명월리 젊은 새댁은 이제 억척스런 인쇄소 안주인이 되어 계셨지만, 세월의 흔적 속에도 고왔던 그 얼굴이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그 날 그분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너희 엄마는 늘 책을 읽었고 글을 잘 쓰셨단다. 여러 곳에 글을 써 보내기도 했고 너희가 어렸을 때에는 항상 좋은 글귀를 써서 방안에 붙여 놓으셨지...그리고 항상 노래하고 계셨단다."

 

그 말씀을 듣고 나니 내 시점, 내 위주로만 구성되어 있었던 어머니의 삶이 한 여인의 삶으로 다시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도 그 사실을 부끄러워 한 적은 없었지만 어머니께서 중학교까지만 공부하셨다는 선입관이 제게 있었던 것이었고, 십여 년 전 너무나도 큰 슬픔 가운데 돌아가셨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어머니의 삶 전체를 그 슬픔의 틀 안에 가두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알고 살았던 이 세상의 모든 자식들의 몹쓸 생각이 제게도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콧노래가 되었건, 가사가 덧입혀진 입노래가 되었건, 아니면 존재의 아우라가 되었건 제 기억속의 어머니는 항상 노래하고 계셨습니다. 흔히들 '꽃들이 노래한다', '바람의 노래', '숲의 노래'라고 표현하듯이 일상 가운데 어머니는 항상 노래하고 계셨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것'과 '노래하는 것'은 다른 의미입니다. 우리는 '노래를 부르는'사람이 되기 전에 '노래하는'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때 우리가 부르는 노래에 진정성이 깃들게 됩니다.

 

어제 아침 우연히 찾아간 베트남의 바닷가 까페에서 낯익은 연주곡이 흘러나왔습니다. 이 노래를 그곳에서 듣게 될 줄을 전혀 몰랐기에 신비로운 만남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 음악을 선곡했을 베트남 직원도 그 날 아침 첫 손님이 일찍이 어머니를 여읜 한국의 목사인지도, 그 음악이 일본의 기독교 찬양곡일 줄도 전혀 몰랐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 곡은 '하나모(花も, 꽃들도)'라는 찬양이었습니다. 신앙의 불모지와 같은 곳을 여행 하며 때마침 걸린 지독한 감기에 몸도 많이 아팠고 마음도 여러 모로 답답했었는데 이 노래가 저의 어두워진 마음의 눈을 깨 워 주었습니다. 나의 마음이 열릴 때 모든 것이 노래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이곳에 생명 샘 솟아나 눈물골짝 지나갈 때에

머잖아 열매 맺히고 웃음소리 넘쳐나리라

꽃들도 구름도 바람도 넓은 바다도

찬양하네 찬양하네 예수를

 

하늘을 울리며 노래해 나의 영혼아

은혜의 주 은혜의 주 은혜의 주

...

 

음악적으로는 물론이고 들으면 들을수록 일본의 기독교 영성이 잘 스미어 있는 좋은 찬양곡입니다. 꽤 오래 전 일본에서 발표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교회들의 사랑을 받는 곡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 노래를 번안하여 부를 때 분명히 알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꽃들도, 구름도, 바람도, 넓은 바다도 찬양을 한다는 익숙한 가사지만 이 곡은 창조신앙보다는 종말론적인 찬양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지요.

 

신앙 여정에서 다른 민족의 영성을 만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에게 과한 부분을 다듬어 주기도 하고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기도 하며 하늘나라의 사람으로 우리를 빚어 주기 때문입니다. 사연 많고 한 깊으며 울음소리마저 절절한 우리와 달리 일본인들의 슬픔은 소리 없는 절규와도 같고 그 울음은 산화되어버린 공명과도 같습니다.

 

슬픔의 표현 방식뿐만 아니라 슬픔을 감당해 나가는 방식도 다릅니다. 한국 기독교는 현실에서의 특별한 위로를 통해 되도록이면 그 슬픔을 극복하거나 외면하려는 경향이 있는 반면, 일본 기독교 영성은 보편성과 현실에서의 받아들임을 이야기합니다. 한국 기독교는 일본 기독교의 영성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소망과 받아들임의 영성을 키워야 할 것이며 일본 기독교는 한국 기독교의 영성을 통해 그들의 신앙이 관념에만 머물거나 무기력한 허무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이곡은 시편 84편 5절과 6절을 바탕으로 가사가 써졌습니다.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그들이 눈물 골짜기로 지나갈 때에 그 곳에 많은 샘이 있을 것이며 이른 비가 복을 채워 주나이다.”

 

우리는 누구나, 그 누구도 예외 없이 눈물 골짜기를 지납니다. 하지만 그 길은 주가 주신 힘을 의지해서 지나는 길이지 머물 길도 아니고 외면할 길도 아닙니다. 어제 아침, 이 노래와의 신비로운 만남을 통해 제게 생명을 주시고 지금의 나로 형성되기 까지 많은 것을 내어 주신 어머니께서 내 마음 속 눈물 골짜기에만 계신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살아계시고 지금도 여전히 노래하고 계심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눈물 골짜기를 지나실 때 이 노래를 기억하시며 주께 힘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시편 84편의 시인의 고백이 여러분의 노래가 되어 꽃들처럼 구름처럼 바람처럼 넓은 바다처럼 하나님 안에서 여전히 노래하는 여러분들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https://youtu.be/o4tZbOgVYPU

 

조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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