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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1]
 
 
 
     
 
 
 
작성일 : 22-09-09 03:45
   
하늘예배의 공동체
 글쓴이 : dangdang
조회 : 42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8128 [127]

 

하늘예배의 공동체

 

필자가 오래 전 유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어떤 사람에게서 들은 이야기이다. 그는 왜 자신이 유교를 포기하고 기독교인이 되었는지를 설명하면서, 재미있는 농담을 하나 하였다. “유교나 기독교나 종교를 창시한 자를 숭상하고 그에게 제사 지내는 것은 모두 같습니다. 하지만 유교는 그 깊이의 정도에 있어서 도저히 기독교를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왜냐면 유교에서는 일 년에 단 한 차례 공자에게 제사를 지내는데, 기독교는 매 주일 예수에게 제사를 지내니 말입니다. 예수는 매 주일 제사를 받으니 공자보다 수십 배 더 센 분 같습니다.” 그래서 그는 기독교 신자가 되었다고 웃으며 말하였다. 물론 이 이야기는 우수한 농담이지만, 사실은 그 안에 ‘제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종교학적 진리를 잘 보여준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사실 제사의 문제는 그동안 한국 교회의 성장요인을 연구하는 신학자들에게 그렇게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것은 성장의 장애 요인으로서 조선 시대 천주교 박해의 주원인이자 개신교가 거부하는 한국의 대표적 풍습으로만 생각해 왔다. 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시아에서 유독 한국만이 기독교(가톨릭 포함 전 인구의 약 30%가 신자)가 급성장한 이유는 왜일까?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 훨씬 먼저 기독교가 전래 되었지만, 현재 이들 나라에서 기독교 신자의 수는 겨우 1% 내외 정도로 기독교가 그 땅에 정착하는 데에는 완전히 실패했다. 그렇다면 유독 한국 교회만 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학계의 일반적인 해답은 ‘반제국주의’ 가설이다. 

 

즉 기독교가 중국이나 일본에 유입될 때에는 대체로 제국주의의 옷을 입고 들어갔기 때문에, 그 나라의 국민들이 제국주의에 저항하면서 당연히 기독교도 거부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달랐다. 한국의 기독교는, 그것이 천주교이든 개신교이든 모두, 제국주의자들에 의해서 수입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인이 주체적으로 복음을 먼저 찾아가서 또 그것을 직접 가지고 들어왔다. 특히 개신교는 한민족이 조선말 그리고 일제 강점기에 큰 고난을 겪을 때 3·1운동과 같이 고난을 함께하며 ‘반제국주의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기독교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정설이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이러한 설명은 그 나름 설득력이 있고 필자 역시 그에 동의하는 바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특정 종교가 어느 한 민족의 땅에 깊이 뿌리를 내리는 데에는 정치적 요인만으로 모두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치적 요인 이외에 무엇이 크게 작용했을까? 여기서 필자는 한국인의 ‘종교적 심성’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한국인의 전통적인 ‘하느님 신앙’과 그에 따른 ‘하늘 제사’(天祭)에 주목하고자 한다. 결론부터 미리 말하면, 한국인의 하늘 제사는 한국 교회를 성장시키는 주요한 요인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왜 그런가? 한국인들은 단군 이래 지금까지 수천 년 동안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민족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미 약 3, 4세기경에 쓰여진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삼국지』 ‘위지동이전’에 잘 나와 있다. 

 

이 사료에 의하면, 고대 한반도와 만주 일대에 분포하던 부족 국가들은 대부분 추석 같은 큰 명절에 ‘제천행사’(祭天行事)를 거행하였다. 그들은 비단옷을 입고 제천행사인 ‘국중대회’(國中大會)로 모여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삼일주야로 ‘음식가무’(飮食歌舞)하였다. 이것은 당시 중국인의 눈에 매우 이색적인 광경처럼 비추어졌던 모양이다. 왜냐하면 중국에서는 ‘천자’(天子)로 불리는 오직 황제 한 사람만이 ‘천제’(天祭)란 이름으로 하늘에 제사를 지낼 수 있었는데, 한민족의 뿌리 국가로 알려진 동이족 국가들은 백성 모두가 모여서 다 함께 천제를 지냈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중국의 ‘天’(티엔)과 한국의 ‘하늘’이 결정적으로 갈라지는 부분이다.

 

이처럼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한민족의 신앙은 유감스럽게도 역사를 거쳐오면서 오랫동안 이 땅의 지배 이데올로기 역할을 하던 불교나 유교에 의해 미신이나 샤마니즘으로 점차 축소 및 왜곡되고 심지어 박해되었다. 특히 조선 시대에는 유교 이념에 따라 일반인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었다. 그리고 중국을 따라 오직 왕만이 하늘에 제사를 지낼 수 있었다. 대신에 일반인들은 오직 조상에게만 제사를 드릴 수 있었고, 그것도 양반과 남성만이 조상제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하늘 제사’(天祭)는 한민족의 집단 무의식 속에 억압된 채 오랫동안 내재된 열망으로만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조선말 기독교가 들어와서 누구나 다 조상보다 훨씬 더 높은 ‘하늘’(天)에 제사 곧 ‘예배’(祭)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일 년에 한 번이 아니라 매 주일 말이다! 이것은 한민족에게 엄청난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왜냐면 왕만이 드릴 수 있었던 천제를, 그것도 일 년에 한 차례만 겨우 드릴 수 있었던 천제를, 교회에 가면 양반상놈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누구든지 또 언제든지 드릴 수 있었으니 얼마나 놀라운 사건인가? 이처럼 기독교는 한국인들의 집단 무의식 속에 수천 년 가까이 억압되어왔던 ‘하늘 신앙’을 비로소 깨우는 촉매가 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한민족의 하느님 신앙은 기독교를 수용함으로써 더욱 풍성해졌다. 왜냐하면 한민족의 하느님 신앙 안에는 전에 없었던 새로운 하느님 신앙, 곧 천지를 창조하신 창조주 신앙, 출애굽의 해방자 신앙,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온 인류의 죄를 용서해 주시는 구세주 신앙이 한민족의 하느님 신앙 위에 멋지게 덧입혀진 것이다. 그 결과, 한국 땅에는 방방곡곡 매 주일 하늘 하느님께 기쁜 마음으로 예배드리는 천제 곧 주일예배로 폭발한 것이다. 

 

따라서 내가 꿈꾸는 교회는 매 주일 우리가 드리는 주일예배야말로 한민족의 위대한 하느님 신앙이 깊이 그 속에 숨어있음을 자각하는 교회이며, 특히 추석과 같은 명절에는 더더욱 우리가 정성을 다해 하느님께 신령과 진정으로 천제를 드리는 하늘예배의 공동체이다.

 

손원영 (서울기독대학교 교수)

 

* 이글은 손원영 저 <내가 꿈꾸는 교회>(모시는사람들, 2021)에 실린 글을 수정하여 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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