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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8-29 21:07
   
《템플 그랜딘》 (Temple Grandin, 2010)
 글쓴이 : dangdang
조회 : 51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8064 [125]



《템플 그랜딘》 (Temple Grandin, 2010)

 

이진경 목사의 영화일기

 

한 자폐스펙트럼장애인 변호사의 고군분투 성장기를 다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 열풍이 한국을 넘어 세계로까지 불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도 역시 천재 장애인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선입견에 대한 염려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장애를 대하는 드라마의 진지한 태도와 묵직한 소재들 그리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장애 일반에 대한 사회인식에 꽤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처럼 보인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성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장애인을 소재로 한 이전의 훌륭한 영화나 드라마들을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템플 그랜딘》은 바로 그런 사람들이 우영우와 함께 떠올렸던 대표적인 영화다.

 

우영우 변호사처럼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를 지닌 템플 그랜딘은 드라마 속 가상인물이 아니라 1947년생의 실존인물로 콜라라도 대학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동물학자다. 영화는 미국 축산업에 획기적인 기여를 한 그녀의 삶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녀는 4살에 자폐인으로 진단을 받는다. 당시만 해도 자폐성 장애에 대한 인식이 일천할 때인지라 의사는 그녀의 어머니에게 템플 그랜딘의 병명을 소아정신분열증이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 앞으로 말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과 함께 시설에 보내라고 권유한다. 청천병력 같은 소식에 충격을 받은 채 자폐의 원인을 묻는 어머니에게 의사는 당시의 상식, 즉 어머니가 냉담하여 아이와 어머니 사이의 접촉과 유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설명을 전한다. 그러나 어머니는 의사의 진단과 권유를 거부하고 그때부터 세상과의 지난한 싸움에 돌입하게 된다.

 

헌신적인 어머니와 이모를 비롯하여 템플 그랜딘은 결정적인 순간에 소수의 소중한 사람들이 건네는 결정적인 도움을 받으며 세상을 살아나간다. 우영우에게 회전문이 어려운 것처럼 템플 그랜딘에게는 자동문이 어렵다.(아마도 우영우의 회전문 모티프는 템플 그랜딘의 자동문에서 따온 것이 아닐까 싶다.) 그녀의 자폐는 그녀의 일상을 괴롭히고, 사람들의 추상적이거나 은유적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녀는 늘 외롭고 고립되어 있다. 그녀는 자신이 이해 받지 못해 괴로운 동시에 타인을 이해하지 못해 괴롭다.

 

템플 그랜딘은 말이 아니라 이미지를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 그리고 소나 말 같은 가축들과 뛰어난 교감능력을 보인다. 그녀의 이런 특징은 축사와 도축장에 대한 그녀의 영감과 열정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그녀는 고기를 먹는 인간이라는 불가피한 도축의 상황 속에서 가능한 한 편안하고 자비로운 방식으로 소들이 도축되기를 원한다. 그리하여 그녀는 고통과 공포 없이 도축할 수 있는 시스템과 시설을 고안한다. “우리가 필요해서 키우는 거예요. 그럼 존중할 줄 알아야죠.” 그녀의 이 말은 그녀가 동물들에 대해 지니고 있는 생각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영화의 마지막 자막은 실제로 미국에서 사육되고 있는 소의 절반 이상이 그녀가 고안한 인도적인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녀는 대다수의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자폐에 대한 여러 견해 중에는 자폐에 ‘장애’(disorder)라는 말을 붙이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운동도 있다. 장애가 아니라 다양성으로 보자는 견해인 것이다. 영화 속에서 템플 그랜딘의 어머니는 그녀가 다른 학생들과 다르다는 것을 잘 안다는 선생님에게 이런 말을 한다. “다른 게 열등한 건 아니죠.”(different, not less) 다를 뿐, 열등하지는 않은 것이다. 그러기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는 그녀에게 어떻게 치료됐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그녀는 자신은 치료되지 않았다고, 앞으로도 자폐일 거라고 말한다. 그녀는 열등한 사람이 아니라 세상을 다르게 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다르게 보는 방식은 실제로 세상과 동물에 큰 유익을 가져다주었다.

 

생명에 대한 시각 역시 그녀는 특별하다. 사랑하는 말의 죽음에 직면하면서 그녀는 처음으로 죽음과 영혼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죽으면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녀는 도축 직전의 소는 ‘소’로 칭하고 도축 후의 소는 ‘고기’로 칭하며 도대체 그 소는 어디로 갔느냐고 묻는다. 살아있는 생명체와 고기의 차이 속에서 그녀는 존재의 행방을 묻는다. 도축 직전 처음으로 소를 기절시켰을 때의 경험을 전하는 그녀의 다음 말은 아마도 이 질문에 대한 그녀만의 대답일 것이다.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죽음에 대해 생각했고 신을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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