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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3]
 
 
 
     
 
 
 
작성일 : 22-07-13 22:21
   
장마, 이젠 그칠 때도 되었다.
 글쓴이 : dangdang
조회 : 68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835 [138]

 

장마, 이젠 그칠 때도 되었다. 

 

비가 내린다. 내려도 너무 내린다. 마치 장마전선이 내 머리 위에 멈춰서서 약을 올리고 있는 거 같다. 그렇게 시작된 장마는 3주 전이다. 그때부터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물론 중간에 하루 이틀씩 고온다습한 구름이 잔뜩 낀 날들도 있기도 했지만 그래도 장마 기간이지 않은가. 기온이 높아도 걱정, 비가 많이 와도 걱정, 습이 많아도 걱정인 것이 여름날의 흙집이다. 여름철이면 현관문을 여는게 겁난다.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시원한 것이 흙집이라지만 꽤 여러 해를 살면서 깨달은 것은 흙집도 흙집 나름이라는 것이다. 벽이 얇고 천장이 낮은 흙집은 흔히 말하는 흙집의 특성과 반대다. 겨울은 매우 춥고 여름은 무지 덥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지붕은 슬레이트였다는 것은 수없이 말했던 바다. 그래서 두 해 지나서 지붕을 얹었다. 슬레이트를 수거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지금은 환경을 생각하여 군에서 지원을 하며 거둬간다.- 그 위에 양철지붕을 얹었다. 생각이 짧았다. 지붕을 얹기 전 냉기도 잡고 열도 잡아주는 단열재를 넣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때는 잘 몰랐던 때라 그냥 양철만 올렸는데 지금처럼 뜨거운 여름철에 열을 받은 양철은 그야말로 숯불과 같다. 그 열은 천장이 낮은 집 안으로 파고들어 집안 온도가 거의 바깥 온도와 맞먹는다. 이 열기는 밤이 되어도 식지 않는다. 열기를 뺄 만한 창문은 성인 남자 머리를 내밀만하게 작은 것이라 열기를 빼기조차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낮부터 품은 열은 밤이 되어도 그대로였는데, 너무 더워 방안 온도를 보면 허걱! 여전히 30도에서 31도에 머물러 있는 날도 부지기수다. 한증막이 따로 없다. 굳이 사우나에 가지 않아도 난 여름이면 수없이 온열기 속에서 찜질을 한다. 사우나는 냉탕이라도 있어 덥고 습하고 뜨거우면 냉탕으로 달려가도 되지만, 나의 찜질방은 그런 기능이 없으니 이 여름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지 모른다. 

 

장마라고 해서 나을 것 같은가. 장마가 되면 집 주위가 습기로 가득 찬다. 집 안에 있는 모든 물건 위에 보슬비가 내린 것 같은 느낌이다. 침대, 소파, 책상, 옷장 그리고 방바닥 등 발이 닿는 곳이든 손이 닿는 곳이든 축축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장마철이면 하루에 세 번 정도 제습을 한다. 큰방, 작은방, 주방을 두 시간씩 돌리고 나면 물통에는 집안의 숨은 습기들이 채워진다. 초반에 습기가 이렇게 많은 줄 모르고 옷이나 가죽 제품들을 고이 모셔놨다가 한꺼번에 버린 적도 있었다. 명품은 아니었지만 내 생애 처음으로 큰 맘 먹고 산 가방도 그 피해 물품 중 하나여서 매우 속상해했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자주 어깨에 끼고 폼을 냈었을 것을, 아끼다 똥 된 경우다. 그 이후론 여름이면 모든 옷과 가방은 옷장 밖으로 피신해 놨다가 늦가을이 다가오면 옷장 속으로 돌려놓는다. 비록 습기 때문에 고생을 한다고 해도 장마라 좋은 점도 있다. 그래도 비오는 날은 한증막을 피할 수 있어 잠드는 밤이 덜 고생스럽다. 

 

기후가 어떻든 간에 나는 견딜 수 있다. 그러나 긴 장마 속에 작물들은 고역이다. 과유불급! 무엇이든 적당해야 좋다. 적당하지 않다면 모자란 것이 나을 수 있을 것이다. 모자라면 그 모자람을 채워줄 수 있으니까. 그러나 지나치면 그 지나침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넘치면 탈이 난다. 이렇게 비가 너무 많이 내리면 작물들이 녹아내린다. 열매는 숙성이 되기 전에 곪아 떨어질 수 있다. 키만 크고 잎만 무성하지 열매는 맺히지 않는다. 우리집 토마토가 그렇다. 키는 벌써 이미터를 넘었다. 그런데 열매는 몇 알 없다. 지금껏 토마토를 심어봤지만 처음 겪는 현상이다. 무섭게 내리는 장대비에 참깨는 쓰러지지 않고 잘 버티고 있을까. 콩밭은 무사하겠지. 논둑은 무너지지 않겠지. 별의별 생각으로 밤잠을 설친다. 나뿐이랴! 이 땅의 모든 농부들이 이 밤 내리는 비에 잠을 이루지 못하리라. 그런데 이런 비가 어느 곳에는 내리지 않는단다. 어느 곳은 너무 와서 걱정하고, 어느 곳은 너무 안와서 걱정을 한다. 과유불급이다. 기후는 갈수록 농부의 마음에 과유불급을 심어준다. 이제는 내 머리 위의 장마전선이 훠이훠이~ 저만치 물러갔으면 한다. 장맛비가 그치면 그 이후에 찾아오는 뜨거운 열기가 나의 여름밤을 고통스럽게 할지라도 지금 한창 열매를 맺고 익어야 하는 작물을 위해서는 이 한 몸 기꺼이 열기에 맡길 수 있으리. ​ 

 

황은경/농촌선교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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