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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2]
 
 
 
     
 
 
 
작성일 : 22-07-05 22:28
   
서울 평양냉면의 계보
 글쓴이 : dangdang
조회 : 78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798 [124]

 

서울 평양냉면의 계보

 

이렇게 더운 여름철 가장 생각나는 음식은 냉면이다. 오늘같이 35도 이상 무더위 날씨에는 시원한 냉면육수를 벌컥벌컥 들이켜고 싶어진다. 냉면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좋아했던 음식이다. 기록에 보면 일제강점기 시절 서울에 냉면집이 많아지자 “배달”도 함께 발달했다고 한다. 당시 냉면 배달부를 지칭하는 말이 ‘중머리’였다. 중머리는 국숫집에서 부엌일을 하는 머슴을 가리키는 평북지방의 방언인데 당시 냉면배달부를 지칭하는 말이었다고 한다. 냉면은 우리나라 배달의 원조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충주에서 대학을 다니며 자취하는 딸 친구가 집에 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너는 어떤 음식을 제일 좋아하니?’ 하고 물으니 평양냉면을 제일 좋아한단다. 23살 이천에서 태어난 젊은 아가씨의 최애음식이 어떻게 평양냉면이 되었는가? 물으니, 지금 살고 있는 충주에 식객 허영만씨가 다녀갔다는 삼정면옥이라는 평양냉면 맛집이 있는데 거기서 먹어본 뒤 마니아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유명한 평양냉면집을 몇 군데 찾아서 다 가보았단다. 자신이 가보았던 평양냉면집은 삼정면옥 이외에도 을지면옥, 강서면옥, 압구정면옥, 진미평양냉면이었는데 그 중에서 자신의 입맛에 제일 맞았던 곳은 육수가 맛있고 면발도 나름 쫄깃한 감이 있던 충주의 삼정면옥이라고 했다. 평양냉면 젊은 고수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평양냉면 맛이 가게마다 다른 이유가 있다. 메밀과 밀가루의 비율, 면의 삶기 정도, 육수의 재료와 우리는 시간, 등등 냉면 맛을 결정하는 조건들은 너무 다양하기에 각 음식점마다 맛의 차이가 난다. 게다가 사람의 입맛도 천차만멸이다. 그래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맛을 경험하면 그 집이 단골집이 된다. 특히 오랫동안 한 곳에서 장사한 노포들을 찾았던 손님들의 충성도는 굉장히 높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맛 재료가 바뀌거나 조리방법이 변형되면 입맛 까다로운 냉면 마니아들은 바로 눈치 채고 발길을 끊기 때문에, 노포들은 맛을 내는 레시피를 절대 바꾸지 않고 전수받아 내려온 그대로 맛을 지켜간다.

 

평양냉면은 실향민 1세대가 망향의 아픔을 달래던 음식이다. 실향민 1세대가 경험한 평양냉면은 순면에 가까운 메밀면을 말아 넣은 국수 정도였다. 집집마다 겨울이면 동치미 국물을 만들고 메밀반죽을 틀에 짜 국수를 뽑았다. 여러 자료에 따르면 평양에서도 닭, 꿩, 소고기 등 육수를 동치미와 더러 섞어 썼다. 하지만 서민들은 대부분 동치미로 육수를 냈다.

 

서울의 평양냉면 노포들은 을지로 인근에 몰려 있다. 남한의 평양냉면 역사는 1940년대 을지로 4가에 개업한 ‘서래관’이 시작이다. 서래관이 폐업한 뒤 1946년 서래관 동업자 장원일 씨가 냉면기술자 주병인씨를 만나 우래옥을 열었다. 창업주인 고(故) 장원일씨는 평양 유명 냉면가게인 명월관을 개업해서 경영했던 사람이다. 우래옥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평양냉면집이다. 현재 을지로 본점은 창업주의 손녀 경선 씨(70)가, 대치동 분점은 손자 근한 씨(68)가 운영한다. 우래옥의 성공으로 1970~1980년대 필동면옥, 을지면옥, 장충동 평양면옥 등 평양냉면집들이 속속 생겼다. 

 

서울의 평양냉면은 크게 의정부계열과 장충동계열로 나뉜다. 의정부계열은 1.4 후퇴 때 월남한 고(故) 홍영남, 김경필 부부가 1969년 개업한 의정부 평양면옥이 거점이다. 곧 북한에 돌아갈 줄 알고 북에 가까운 경기도 연천군에 자리를 잡았다가 12년 뒤 의정부로 가게를 옮겼다. 본점은 1남 3녀 중 아들 진권(70)씨가 물려받아 부인이 운영한다. 첫째 딸은 중구 필동에 필동면옥을 세웠고 둘째딸은 1985년에 을지면옥을 세웠다. 셋째 딸은 잠원동에 ‘본가 평양면옥’을 차렸다. 의정부 계열 냉면은 고춧가루가 뿌려져 나온다. 

 

장충동계열’ 평양면옥은 평양에서 대동면옥을 운영하던 고(故) 김면섭 씨의 며느리 변정숙 씨가 1985년 장충동에서 개업했다. 평양면옥은 논현동 평양면옥과 분당 평양면옥으로 나뉜다. 장충동 본점은 큰아들 김대성씨가, 논현점은 둘째 아들 김호성씨가 운영한다. 도곡점 신강점은 4대 손주· 손녀들이 맡았다. 

 

평양면옥 주방장 출신 임세권 씨가 독립해 개업한 진미평양냉면도 있다. 평안남도 안주 태생의 대구사람 고(故)김인주(1936-2005)씨가 맛을 낸 을밀대냉면는 1971년 마포에서 개업해 서북권에서 이름을 얻었다. 이후 평양냉면의 신흥강자로 등장한 식당들이 있다. 강남 진미평양냉면, 합정 동무밥상, 강남과 마포까지 진출한 판교 능라도, 여의도 정인면옥 등이 대표적이다. 

 

혹시 평양냉면을 드시려면 위에 소개한 가게를 찾으면 될 듯싶다. 그 외에도 숨은 고수들의 평양냉면집도 많이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뉴스에서 을지면옥이 37년만에 영업을 종료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나는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추후 다른 곳에서 영업을 재개한다고 하니 나중에 꼭 한번 가보려한다. 

 

임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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