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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2]
 
 
 
     
 
 
 
작성일 : 14-05-16 16:43
   
나무는 아파도 서서 앓는다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98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2884 [267]

나무는 아파도 서서 앓는다 


  오월은 다채(多彩)의 계절이다. 봄날의 햇살이 연초록 잎을 지긋이 물들여가고, 형형색색의 들풀은 산천을 푸르게 수놓는다. 그래서 한 시인은 오월을 가리켜 ‘앵두의 계절이요, 어린 딸기의 계절이요, 모란의 계절이요,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 같이 보드라운 계절’이라 노래하지 않았던가. 또한 오월은 화목의 계절이다. 아이의 날, 부모의 날, 선생의 날, 부부의 날을 보내며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다시 한 번 보듬어 주곤 한다. 소식 뜸한 이들이 서로 안부하고, 못 다한 우정은 다시 꽃 피우며, 사랑하는 연인들이 마침내 부부되는 푸르고 푸른 사랑의 계절인 것이다. 


  어버이날을 보내며 나 역시 부모님을 찾아뵈었다. 구순을 바라보는 노부의 건강을 묻고, 노모의 손을 마주 잡았다. 그 곱디곱던 손에 핀 주름이 울퉁불퉁 깊게도 파였다. 그야말로 거친 나무껍데기 사이로 핀 옹두리가 따로 없었다. 나뭇가지가 부러지거나 상한 자리에 결이 맺혀 혹처럼 불퉁해진 옹두리, 노모의 손에서 그렇게 세월의 흔적, 고통의 흔적, 인내의 흔적을 더듬어본다. 아, 그 사랑으로 인해 얼마나 인내하고 참아야 했을까? 거칠고 지난한 세월을 살아오며 아픔을 극복해온 옹두리 손은 말없이 그 사랑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사랑을 설명하는 여러 수식어 중에서도 가장 앞에 ‘오래참고’를 두지 않았던가. 우리 인생은(人生)은 그야말로 인생(忍生)인 것이다.


  사실 누구의 삶인들 이런 아픔과 상처들이 없으랴? 이 시대 모든 이들이 부러지고 찢긴 상처투성이 인생이요, 환자들이다. 감히 누가 그 아픔을 어루만지며, 누가 그 고통을 싸맬 수 있단 말인가? 오직 사랑만이 그것을 이겨가게 한다. 사랑만이 우리내 인생의 굴곡마다 큼직한 옹두리를 맺으며 아픔과 상처를 딛고 생명을 다시 움트게 하는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가슴에도 분명 이런 옹두리 하나 둘 쯤은 맺혀있어도 이상치 않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한다. 옹두리는 아픔을 이겨낸 흔적이지, 아픔에 매몰된 흔적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옹두리는 아픔과 상처를 이겨낸 승리의 흔적이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도 이런 사랑의 옹두리를 갖고 계셨다. 분명 새로운 생명, 영원한 생명으로 부활하신 주님이신데 왜 떠올리기만 해도 아픈 상처, 찢기고 뚫린 그 십자가의 상흔을  여전히 가지고 계셨을까? 아마도 그것은 사랑으로 죽음을 이겼던 승리의 상흔이기에, 가장 큰 사랑의 흔적이기에 그리하셨을 것이다. 십자가의 상흔은 죽음의 아픔과 고통조차 어찌할 수 없는 사랑의 흔적이었다. 놀랍게도 가장 의심 많던 한 제자는 그 사랑의 흔적 앞에 무릎을 꿇었다.(요 20:27)


  오늘 우리의 문제는 아프지 않고 사랑하려는 것이다. 좋을 때만 사랑했다가 아프고 힘들면 금세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사랑은 오래 참는 것이다. 아픔과 고통 속에 있을지라도 묵묵히 인내하며 옹두리를 맺어가는 것이다. 때론 얻어터지고, 피투성이가 된다 할지라도 그것을 이겨내며 사랑의 흔적을 새겨야 한다. 우리 크리스천에게는 이런 사랑의 상흔이 있어야 한다. 전길자 시인은 고통 속에 신음하는 나무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나무는 아파도 서서 앓는다.”


  그렇다. 나무는 상처 나고, 아파도 서서 앓는 법이다. 언제나 제 자리를 지키며, 고통스럽더라도 제 할 일을 외면하지 않는다. 이처럼 우리는 아파도 사랑해야 한다. 아니, 사랑해서 아파야 한다. 그렇게 몸에 새긴 사랑의 흔적만이 내 자신을 그리스도인으로, 우리를 주의 몸된 교회로,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변화시킨다. 우리, 죽음의 기운으로 척박해진 이 땅에 심겨진 한 그루의 ‘사랑’이 되자. 때론 옹두리를 맺을 지라도 더 깊이 뿌리내리고, 더 푸르게 자라나가는 한 그루의 ‘사랑’이 되자.


김석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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