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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4-20 00:29
   
단무지와 다쿠앙
 글쓴이 : dangdang
조회 : 75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366 [163]

 

단무지와 다쿠앙

 

자장면을 먹을 때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반찬이 있다. 바로 단무지다. 노란색의 새롬달콤한 단무지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일본에서 건너와 우리나라에서 정착한 반찬이다. 원래 일본의 단무지는 무를 소금과 쌀겨 등에 절여 먹는 반찬으로 일본어로는 다쿠앙이라고 한다. 내가 어렸을 때 단무지를 다꽝(다꾸앙)이라고 부른 기억이 있는데 일본말 다쿠앙을 우리가 그렇게 불렀던 것이다. 

 

다쿠앙이란 명칭은 원래 다쿠앙츠케(沢庵漬け)로 ‘다쿠앙이 절인 채소’라는 말을 줄여 놓은 것이다. 다쿠앙은 일본의 명망 있는 승려의 이름이다. 임진왜란이 끝난 직후 지금의 도쿄인 에도에 다쿠앙소호(沢庵宗彭)(1573-1646)라는 일본의 유명한 승려가 살았다. 다쿠앙의 부친은 사무라이 출신으로 전쟁에서 진 후 낭인이 되었기 때문에 다쿠앙은 여덟 살 때 출가를 해서 승려가 됐다. 지금도 도쿄에 남아 있는 동해사(東海寺)라는 절을 다쿠앙스님이 창건했다고 한다. 

 

다쿠앙 스님은 시인이자 서예가, 화가, 차의 명인으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는데 이 외에도 그는 일본검도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다. 특이하게도 검도와 선(禪)을 일치시키는 일에 힘을 기울였고 부동지신묘록(不動智神妙錄)이라는 저술을 남겨 일본 무도역사와 사무라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어느 날 막부의 3대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미쓰(德川家康)가 동해사에 방문했다. 갑작스런 방문에 특별한 음식을 준비할 겨를이 없었던 주지스님 다쿠앙은 평소 스님들이 먹으려고 소금과 쌀겨에 절여 두었던 무를 꺼내 하얀 쌀밥과 함께 쇼군 일행에게 제공했다. 노랗게 절인 무를 맛있게 먹은 후 도쿠가와 이에미쓰가 반찬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특별한 이름이 없다고 대답하자 그렇다면 ‘다쿠앙이 절인 채소’라고 부르면 되겠다고 해서 다쿠앙츠케(沢庵漬け)라는 이름이 생겼다. 단무지의 일본말인 다쿠앙은 우리말 짠지처럼 절인 무를 뜻하는 용어가 아니라 일본 승려의 이름이었던 것이다. 

 

일본의 다쿠앙이 일제강점기 시절을 거치면서 조선에 대중화되었다. 우리나라에 현지화된 지금의 초절임방식의 단무지는 사실상 한국화된 일식이지만 특이하게 자장면 같은 한국식 중화요리와 궁합이 아주 좋다. 그 이유가 있다. 화교들이 한국에 중국 음식점을 열었던 시기가 일제강점기 때였기 때문이다. 화교들이 조선에서 중국음식으로 장사를 하지만 고객의 상당수는 돈 있는 일본인이었다. 그러니 일본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또 경제적 이유도 있다. 일제 강점기 때 감옥에서 반찬으로 단무지를 제공했다. 그 만큼 값이 싸다는 이야기인데 중국 음식점은 값싼 자장면을 팔아 운영했기에 원가를 낮추려면 김치나 깍두기 대신 값싼 단무지를 제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집에서 일본식 단무지를 제공하고 또 단무지가 중국집을 통해 한국에 퍼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의 단무지는 초절임방식으로 제조되어 시원하고 새콤달콤한 맛이 나지만 원래 일본의 다쿠앙은 쌀겨절임 방식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단맛보다 짠맛이 더 강하다. 식감도 한국 단무지는 무 자체에 수분이 많이 남아있어 아삭아삭한 맛이 나지만 일본의 다쿠앙은 수분이 대부분 빠져나가 꾸덕하게 씹히는 느낌이 든다. 초밥을 먹을 때 일식집에서 나오는 다쿠앙을 떠올리면 뭔지 알 것이다.

 

일본의 다쿠앙은 쌀겨와 소금으로 절임과 숙성을 시켜 만들기 때문에 한국식 초절임 단무지보다 제조비용이 높다. 우리나라 단무지는 저렴한 반찬이지만 일본에서 다쿠앙은 품위 있는 음식이다. 한국의 단무지가 저렴하지만 제조과정을 생각하면 결코 대충 만드는 반찬이 아니다.  

 

우리나라 단무지 산업의 메카는 세종시이다. 충남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단무지 공장이 있다. 그 중에서도 전국 1위 단무지 산업을 이끌고 있는 회사는 ‘일가집’이라는 브랜드로 많이 알려진 일미농수산이다. 현재도 하루 최대 60톤 정도의 단무지를 생산 공급하고 있다. 한때 영세한 단무지공장의 비위생적인 문제가 논란이 된 적이 있지만 이 회사의 단무지 생산과정을 보니 정말 안심하고 먹어도 될 만큼 위생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국내에서 수확한 무가 우리가 먹는 단무지반찬이 되기까지는 염장, 탈염, 세척, 박피, 재단, 조미, 숙성, 세절, 포장의 다양하고 엄격한 위생과정을 거치게 된다. 기계가 할 수 없는 부분이 대부분이라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단무지를 먹을 때 수많은 작업자의 힘든 수고가 들어갔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 

 

 

임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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