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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3]
 
 
 
     
 
 
 
작성일 : 22-03-26 22:17
   
굶식
 글쓴이 : dangdang
조회 : 99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215 [132]

 

 

굶식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사순절은 금식 절기라지만, 이러한 거룩한 습관은 계속 약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판 그리스도인이라도 고난주간만큼은 적어도 한 끼 금식을 실천하려는 미덕을 지니고 있게 마련이다. ‘굶식’을 통해 ‘빈 그릇의 은총’을 사모하는 것이다. ‘굶는 일’은 모든 절제 중의 절제에 속한다. 

 

  일찍이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하신 예수님은 좋은 모범이 되셨다. 마귀는 배고픈 예수님을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마 4:3)는 말로 유혹하였다. 예수님은 광야 40년의 교훈으로 응답하셨다.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신 8:3). 광야의 각성은 하나님의 뜻을 부정하게 하는 유혹의 순간마다 생명의 교훈이 된다.

 

  스캇 맥나이트의 <금식>이란 책은 ‘가장 아름답고 거룩한 몸의 언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맥나이트가 말하려는 요지는 이렇다. 금식을 고행의 방편이나 금욕의 수단으로 행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금식이 수단적 행위가 아니라, 거룩한 사랑을 발견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목적에 있음을 일깨워준다. 금식을 통해 우리의 몸과 영혼이 연결되어있음을 깨닫고, 그분께 몸과 영을 의탁한다면 우리의 영성 안에서 몸의 자리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임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사실 금식이 거룩한 몸짓인 것은 이해하지만, 배고픔이 가장 아름다울 수는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도로테 죌레는 “단식은 살아서 죽음을 체험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붙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금식은 구약시대의 경건 전통이며, 예수님은 산상설교에서 금식하는 사람이 지닐 태도를 강조하셨다. “금식할 때에 너희는 외식하는 자들과 같이 슬픈 기색을 보이지 말라 그들은 금식하는 것을 사람에게 보이려고 얼굴을 흉하게 하느니라”(마 6:16). 

   

  금식의 전통은 평소 서양 그리스도인들이 금요일 저녁을 소박하게 식사하는 관습으로 남아있다. 경건한 사람들은 전통에 따라 금요일 저녁에 육식을 피하되, 다만 생선을 먹는다. 비록 온전한 금식은 못하지만 간단히 하는 사순절 저녁 식사를 ‘콜레이션’(collation)이라고 부르는 전통이다. 

 

  조선시대 초기 천주교인들은 곧이곧대로 금식전통을 지키다가 쉽게 발각될 처지에 놓였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금식계율을 지키지 않더라도 죄가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한다. 그 내용이 1801년 신유박해 당시 북경교구 주교에게 보낸 황사영 백서(黃嗣永帛書)에 잘 드러난다. 당시 천주교회법은 만 7세부터 죽을 때까지 매주 금요일은 고기를 먹지 않는 소재(小齋)였고, 사순절의 금요일과 토요일, 성령강림, 성모승천, 모든 성인의 날에는 만 21세부터 60세까지 매일 한 끼씩만 먹는 대재(大齋)로 지키도록 하였다.

 

  가장 널리 알려진 종교적 금식은 이슬람교의 라마단의 금식전통이다. 모슬렘은 라마단 절기 한 달 동안 코란 전체를 공동으로 낭송하는데, 해가 뜬 낮 동안은 절대 음식물을 먹지 않는다. 그러나 해가 진 직후에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일상과 달라진 음식습관 때문에 복통 환자가 가장 많은 때가 라마단 시기라고 한다. 역설적이다. 금식하는 모슬렘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가능성을 따지는 새벽과 낮의 경계선이다. 그 경계를 넘으면 절대 음식물을 입에 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늦은 새벽에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이다.

 

  율법의 금식 전통에 대한 예수님의 지적은 유대인의 금식 생활을 단순한 수단이 아닌 목적에서 바라보도록 일깨우신 것이다. 정통교회를 지향하는 정교회는 절기에 따라, 요일에 맞추어 여러 가지 금식 규례가 있다. 생명을 공급하는 음식에 대한 예의처럼 보인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금식 행위를 자청한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지킬 수 없고, 인생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의지해야 함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가난한 이웃의 굶주린 삶에 마음을 열고, 사랑으로 나누려는 마음과 의지를 다짐하는 것이다.​ 

 

송병구/색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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