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처럼 아름답지만 굴곡진 역사를 가진 도시 - 프랑스 루앙
신태하 목사
오랜 역사를 지닌 루앙은 켈트 시대부터 존재하던 도시다. 고대 로마가 켈트를 정복한 후 로마 제국의 도시가 되었고, 서로마 제국 붕괴 후에는 프랑크 왕국의 영토였으며, 몇 번의 피정복 역사를 거쳐 노르망디 공국이 되었다. 이후 이곳의 소유권이 영국과 프랑스 양국을 자주 오갔다.
사진 1. 루앙 풍경1

백년전쟁 시기에 영국의 지배를 잠시 받은 이후로는 프랑스의 지배가 확고해졌지만, 16세기 위그노 전쟁으로 피해를 입는다. 1685년 루이 14세가 낭트 칙령을 철회하며 신교도들의 절반 이상이 도시를 떠났고, 제 2차 세계대전 때는 도시의 절반 가까이 파괴되었다. 이렇듯 전쟁으로 인해 굴곡진 역사를 지닌 도시이기도 하다.
사진 2. 루앙 풍경2

굴곡 많은 역사와 달리 루앙은 고색창연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여행객들에게 선사하는 도시다. 특히 구시가지인 올드 루앙은 알록달록 하고 아기자기한 동화 속의 옛 마을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곳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큰 피해를 봤지만 지금은 폭격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 복구되었다.
사진 3. 루앙 대성당 조망

여러 색의 반목조 건물들이 즐비한 구시가 올드 루앙 여행은 최고 매력 포인트로 꼽을 수 있다. 크기, 모양, 색상이 제각각이며 목재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축 재료들을 복합적으로 사용하여 개성 있는 건물들을 지었는데, 이 건물들은 14세기 때부터 지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700년의 역사를 지닌 거리를 걸으며 상상 속의 중세를 목도하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사진 4. 올드 루앙1

사진 5. 올드 루앙2

사진 6. 올드 루앙3

사진 7. 올드 루앙4

올드 루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거대한 시계인 ‘그로 올로그’를 보는 것이다. 유럽의 오래 된 도시청사들에서는 가끔 큰 시계들을 볼 수 있으나, 이곳의 천문 시계탑은 단연 최고 중에 하나다. 화려한 색감과 정교한 장식은 13세기 르네상스 아치 위에 놓여 있다. 시계탑에 올라 시계내부도 관람할 수 있고, 높은 시점에서 올드 루앙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사진 8. 그로 올로그

사진 9. 그로 올로그에서 본 풍경

올드 루앙에서 도보로 쉽게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조망 포인트인 ‘루앙 파노라마’가 있다. 10분 정도 언덕을 오르면 루앙의 신시가지와 올드 루앙, 그리고 도도히 흐르는 세느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인상파 화가인 모네가 이곳에서 루앙의 전경을 그린 작품을 볼 수 있고, 도시의 멋진 일몰을 감상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사진 10. 루앙 파노라마

사진 11. 루앙 파노라마 모네 작품

올드 루앙에는 ‘비유 마르쉐’라는 활기 찬 시장이 있고, 시장의 바로 옆에 잔 다르크 기념 성당이 있다. 잔 다르크는 백년전쟁에서 활약한 프랑스 구국의 영웅이지만, 그녀의 전 국민적 인기에 위기감을 느낀 당시 국왕, 샤를 7세의 견제로 인해 콩피에뉴 전투에서 패한 후 영국군에 붙잡혀 마녀라는 죄명을 쓰고 화형 당한다.
사진 12. 잔 다르크 기념 성당1

사진 13. 잔 다르크 기념 성당2

그녀가 화형을 당한 ‘비유 마르쉐’ 광장에는 십자가가 세워져 있고, 작은 정원과 함께 잔 다르크의 투구와 갑옷 모양을 한 건물 외형과 뒤집힌 배의 모습을 하고 있는 성당 내부가 인상적이다.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올드 루앙의 풍경과는 달리 가슴 아픈 이야기가 담겨 있어 대조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다.
사진 14. 잔 다르크 기념 성당 내부

사진 15. 잔 다르크 화장터

루앙 대성당은 12세기부터 지어져 1880년에 완성됐다. 이곳은 오랜 건축 역사보다 계절과 시간 별로 달라지는 모습을 묘사한 인상파 화가 모네의 연작, ‘루앙 대성당’으로 더 유명하다. 그러나 성당이 지니는 가치가 모네의 유명세에 뒤지는 것은 아니다. 고딕 양식의 화려함과 정교한 조각과 장식들, 스테인드글라스 등이 여행객들의 넋을 빼놓는다.
사진 16. 루앙 대성당 외부

사진 17. 루앙 대성당 부조

사진 18. 루망 대성당 내부

사진 19. 루앙 대성당 빛의 쇼

사진 20. 모네 작품 루앙 대성당 연작

파이프 오르간 선율이 아름다운 ‘생 투앙 성당’에 들르는 일도 잊지 말자. 생 투앙 성당은 인상파 화가 모네의 그림으로 유명한 루앙 대성당보다도 규모는 더 커 보인다. 그러나 규모도 규모지만 이곳의 파이프 오르간 소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레코딩이 된 파이프 오르간 중에 하나라고 하니 꼭 들어보자.
사진 21. 생투앙 성당 외부

사진 22. 생투앙 성당 파이프 오르간

루앙 미술관 또한 놓치지 말고 방문할 곳이다. 모네의 작품을 포함해 전시된 작품의 수에서 관람객들을 압도한다. 서양미술의 역사를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을 만큼 전시작품의 질도 매우 뛰어나다. 특히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다수 전시되어 있어 기쁨을 준다. 감사한 것은 이 모든 것이 다 무료라는 점이다.
사진 23. 루앙 미술관

사진 24. 카라바조 작. 채찍질 당하는 예수(루앙 미술관)

사진 25. 모네 작. 루앙 대성당 연작(루앙 미술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