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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3]
 
 
 
     
 
 
 
작성일 : 22-03-03 23:38
   
놀고 싶어라
 글쓴이 : dangdang
조회 : 92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092 [136]

 

놀고 싶어라

 

이천에 살 때니까 꽤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설봉산에 가끔씩 올랐습니다. 설봉산은 이천 시내를 품고 있는 이천의 진산이지만 높이가 394m밖에 안되는 야트막한 산입니다. 하지만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서 정상에 오르면 이천은 물론 멀리 여주까지도 보이고, 남서쪽으로는 중부고속도로와 도드람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광이 빼어난 산입니다. 

 

한번은 설봉산 정상에서 영월암 쪽으로 내려오다가 뭔가를 등에 짊어지고 올라오는 두 사람을 만났습니다. 높은 산도 아닌데 전문 산악용 배낭보다 2~3배는 커 보이는 배낭을 짊어지고 뒤뚱거리며 올라오는 모습이 매우 힘들어 보였습니다. 게다가 머리에는 헬멧을 쓰고, 날렵한 파워 스트레이트 티셔츠와 바지를 빼입은 모습이 얼마나 이상해 보였는지 모릅니다. 알고 보니 그들은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설봉산 정상에서 날아오르기 위해 산꼭대기로 올라가는 중이었지요. 

 

패러글라이딩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산 정상에서 패러글라이더를 똑바로 세워 불어오는 바람과 정면으로 맞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입니다. 알고 보니 주변에 높은 산이 없고 탁 트인 평야 지대가 펼쳐진 설봉산은 패러글라이딩의 최적지로 꼽힌다는 것이었습니다. 산 정상에서 바람을 제대로 만나기만 하면 하늘로 높이 떠올라 중부고속도도를 굽어보며 활공하다가 방향을 동쪽으로 선회하면 이천 시내 위를 천천히 내려다보면서 비행을 할 수 있답니다. 마지막으로는 대개 복하천 둔치로 착륙하는 데 그 모습이 한 폭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그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 시원하고 짜릿한 놀이 때문에 산 위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끙끙대며 올라가는 패러글라이딩족에게 바보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오늘 평일인데 바쁘지 않으세요?” 한 사람이 간단하게 대답을 하더군요. “우리요? 우리는 패러글라이딩을 하기 위해 일을 합니다.”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습니다. ‘아, 이 사람들은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기 위해 부업으로 일을 하는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놀려고 돈을 모으고, 시간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구나!’ 이들의 지나가는 한마디가 바쁜 일상에 빠져 잊고 있던 일의 의미를 묻게 만듭니다.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삶의 질을 높이겠다며 ‘주 4일, 혹은 주 4.5일 근무제’를 들고나왔습니다. 우리나라 법정 노동시간은 현재 주 40시간입니다. 1991년 44시간에서 2003년 40시간으로 단축된 이후 20년 가까이 지속되는 노동시간입니다.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1,967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241시간을 더 일한다고 합니다. 일 년 평균 한 달이나 더 일하고 있는 셈입니다. 대선 주자들이 이 문제를 공론화하였으니 우리 사회에도 주 4일제 근무제 도입이 멀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대목이 있습니다. 퇴근 후 SNS를 통한 업무 지시를 금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활성화되어 있는 SNS가 일에 대한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정말 삶의 질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까지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했지만, 이제는 삶의 질을 묻습니다. 자유롭고, 평화가 가득한 행복한 삶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삶의 질에 대해서 가장 오래전에, 가장 근원적으로 언급한 문헌이 성경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성경의 핵심은 안식일 신앙입니다. 하나님 창조의 완성인 안식일, 역사 속에서 안식을 빼앗기며 살아가던 노예들에게 자유민의 지위를 되찾아 주고, 다시 한번 안식일 신앙을 강조하신 하나님, 그리고 마침내 이루어질 구원의 완성인 안식. 그 안식일 때문일까요. 우리는 오늘도 마음속 깊이 ‘놀고 싶어라’를 연발하며 살아갑니다. 제대로 안식하고 잘 노는 것, 성경은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삶이라고 일러주는데 잘 노는 법을 찾아 제대로 노는 교회공동체를 열렬하게 꿈꾸는 것은 시기상조일까요? 그래도 꿈꾸고 싶네요. 

 

이광섭목사/전농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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