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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5]
 
 
 
     
 
 
 
작성일 : 22-03-01 19:56
   
대구가 사랑하는 추억의 맛 납작만두
 글쓴이 : dangdang
조회 : 88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083 [125]

 

대구가 사랑하는 추억의 맛 납작만두

 

내게 대구는 좋은 사람의 추억이 있는 곳이다. 28년 전 논산에서 훈련을 마치고 군종병주특기를 받고 강원도 인제 원통 천도리에 있는 12사단 89포병대대에 배치되었을 때였다. 우리 내무반에서 내 바로 위 선임이었던 금동근일병이 바로 대구사나이였다. 당시만 해도 내무반 군기가 세고 분위기가 험악했었다. 그런데 금일병이 후임병인 내게 참 따뜻하게 대해주었다. 나이도 당시 24살로 좀 늦게 군대에 왔던 금일병은 인상도 푸근한 형같은 고참이었다. 늘 따뜻한 말로 격려해주고 가르쳐주고 배려해주었던 좋은 사람이었다. 대구에 대한 좋은 인상은 바로 그 선임의 이미지이다.

 

그 뒤로 대구사람을 가까이 만나보지 못했는데, 우리 교회 권사님 중에 이 권사님이 대구사람이다. 그러고 보니 옛날 그 선임과 나이도 같다. 서글서글 참 친절하고 유머감각도 있고, 사회생활 경험도 많은 이 권사님은 탁구를 전공한 체육선생님이면서 우리교회 재정부장이시다. 

 

작년에 이 권사님의 장인께서 돌아가셔서 대구에 조문을 간 적이 있다. 내 생애 처음 대구에 방문한 것이다. 늦은 밤이었지만 조문을 마치고 일행과 함께 대구에 오면 꼭 먹어야 한다는 대구 복현오거리에 있는 막창골목에 찾아갔다. 그 중 제일 사람이 많은 유명한 집에서 젊은이들, 특히 대구 아가씨들의 귀여운 억양의 대구사투리를 들으며 막창을 맛있게 먹고 돌아온 기억이 새롭다. 

 

며칠 뒤 장례를 마친 이 권사님이 선물을 가져오셨다. 대구에서 유명한 납작만두라고 하는데 한번 드셔보시라고 하면서 만두를 건네셨다. 집에 와서 꺼내보니 만두는 만두인데 모양은 얇은 반달모양이고 만두속도 별게 없다. 한 티스푼정도의 당면과 부추소가 들어 있어서 만두속이 푸짐한 만두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기름을 살짝 두르고 납작한 만두를 위아래로 뒤집으며 구운 뒤 식초간장을 찍어먹으니 이게 별미이다. 바싹하고 쫀득하며 고소하면서도 야들야들 쫄깃한 만두피의 식감이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처음 보고 조금 실망한 마음은 온데간데없어졌다. 넉넉하게 사오셨기에 식사 때마다 프라이팬에 구워서 한동안 먹었다. 

 

납작만두는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인 대구 10미에 포함되는 향토음식이다. 대구 10미는 대구육개장, 막창구이, 뭉티기, 동인동찜갈비, 논메기매운탕, 복어불고기, 누른국수, 무침회, 야끼우동, 납작만두이다. 납작만두는 그 안에 당당하게 자리 잡은 대구의 소울 푸드이다.

 

대구 납작만두는 얇은 만두피에 잘게 썬 당면과 부추를 섞은 소를 조금 넣고 반달 형태로 빚은 뒤, 물에 한 번 삶고 찬물에 식힌 뒤 재차 구워서 간장 양념장을 술술 뿌려서 먹는 음식이다. 만두소에 고기가 들어가지 않기에 느끼하지 않고 불에 굽기 때문에 식감이나 고소한 풍미가 남다르다.

 

어떻게 대구에는 다른 지역에 없는 납작만두가 있을까? 납작만두는 1960, 70년대 전후로 분식장려운동에 발맞춰 서민들이 즐겨 먹으면서 발전된 음식이다. 교육도시 대구의 수많은 학교 앞 분식집 인기메뉴였던 납작만두가 대구 전역으로 퍼지게 된 것이다. 마땅한 간식거리가 없던 시절, 싼 가격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던 납작만두는 밀가루음식을 선호하는 대구사람들의 음식문화와 어우러져 대구의 향토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만두소는 식감을 돋을 뿐 만두피의 맛으로 먹는 납작만두는, 단순한 식재료이기에 오히려 고도의 조리기술이 필요했을 것이다. 만두피의 두께에서부터 만두소에 들어가는 재료와 양, 굽는 시간과 만두를 뒤집어 내는 횟수, 납작만두 위에 뿌려 먹는 양념장 또한 집집마다 각양각색이다. 그래서 대구의 지역별 납작만두가 각기 다르고, 유명 납작만둣집마다 조리법과 먹는 방법을 달리한다.

 

대구 납작만두는 크게 3종류로 나뉜다. 납작만두계의 원조 격인 미성당의 ‘미성당납작만두’와 교동시장 먹자골목의 ‘교동납작만두’ 남문시장의 ‘남문납작만두’이다. 이 권사님이 내게 가져온 납작만두는 미성당납작만두였다. 모두 피가 얇고 만두소가 단출하면서 무쇠철판에 구운 후 간이 센 양념장을 납작만두 위에 넉넉하게 뿌려서 먹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3군데 납작만두는 만두의 두께와 굽는 방법, 양념장을 곁들이는 방법 등에 차이점이 있다. 외지인들이 보기에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납작만두는 1963년 탄생하여 벌써 60여년의 세월동안 한결같이 대구사람들의 입맛을 만족시켜주고 배를 채워주던 추억의 음식이다. 

 

임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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