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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2-28 23:53
   
《피닉스》 (Phoenix, 2014)
 글쓴이 : dangdang
조회 : 92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074 [109]


 

《피닉스》 (Phoenix, 2014)

 

이진경 목사의 영화일기

 

무시무시한 고통과 불행을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될 희망으로 버텨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영화 《피닉스》 역시 그런 사람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주인공 넬리는 안면에 총상을 입고 수용소를 나와 같은 유대인 친구 레네의 도움으로 안면 재건 및 성형수술을 하게 된다. 수술에 앞서 이번 기회에 완전히 다른 얼굴로 성형을 하고 새로운 삶을 찾는 게 어떻겠냐는 의사의 권유를 물리치며 넬리는 기필코 예전의 얼굴로 회복시켜 달라고 부탁한다. 그녀에게는 사랑하는 남편에게로 돌아가겠다는 강렬한 소원이 있기 때문이다. 완벽하게 옛 얼굴로 돌아갈 수는 없었지만 아마도 옛 모습과 꽤 비슷한 얼굴로 회복된 넬리는 남편 조니를 찾아 피닉스라는 이름의 나이트클럽으로 향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을 찾아낸다.

 

하지만 남편이 배신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친구의 암시도 무시한 채 찾아낸 남편은 넬리를 알아보지 못 한다. 그리고는 단지 자신의 아내를 닮았다고 생각하면서 넬리에게 뜻밖의 제안을 한다. 넬리가 차지하게 될 막대한 유산이 있는데 넬리가 죽었다는 것을 증명할 길이 없는 상황에서 조니는 아내와 닮은 넬리를 이용하여 넬리의 유산을 가로채기로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니는 넬리가 살아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자기 눈앞에 있는 넬리를 알아보지 못 하고 그녀에게 자신의 아내를 대행해줄 것을 부탁한 것이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한 채 자신 앞으로 상속될 유산을 찾도록 도와달라는 기막힌 요구에 맞춰 넬리는 자신의 행세를 하기로 작정한다. 이 아이러니한 연극을 계속하면서 넬리는 옛 애정의 회복을 꿈꾼다. 친구인 레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넬리는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가 정착하겠다는 계획을 버리고 남편 곁에 머물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남편과의 행복한 재회에 대한 꿈은 서서히 파국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독일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하나인 크리스티안 페촐트는 영화 《피닉스》를 통해 사랑과 위선 사이에서 흔들리는 진실, 배신과 믿음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물들을 이야기 속에 담아낸다. 그리고 이 모든 진실과 배신과 믿음의 이야기는 영화사에 기억될 놀라운 마지막 장면으로 수렴한다.

 

한계 상황 속에서 사랑과 믿음은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 것일까? 신의를 지킨다는 것의 무게는 어느 정도인 것일까? 깨어진 믿음과 사랑은 어떤 값을 치러야 회복될 수 있는 것일까? 아니, 과연 그 회복이 가능은 한 것일까? 착잡한 질문들을 품은 영화는 자신의 몸을 불로 태운 후 그 재로부터 부활하는 불사조를 제목으로 삼는다. 다른 존재로 부활한 넬리는 이전의 행복으로 돌아가기를 꿈꾸나 그 꿈은 처연하고 허망할 뿐이다. 혼돈과 의심 속에서의 부활은 더 높은 차원으로 나아가지 못 하고 무의미와 절망으로 빠져들고 만다. 전후의 죄책감을 짊어진 한 독일의 감독은 넬리의 허망한 부활 이야기와 함께 여전히 역사 속에서 반복되고 있는 부조리와 아이러니, 믿음의 상실을 상징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 허망한 부활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바울이 전했던 부활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본다. “보십시오, 내가 여러분에게 비밀을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다 잠들 것이 아니라 다 변화할 터인데, 마지막 나팔이 울릴 때에 눈 깜박할 사이에 홀연히 그렇게 될 것입니다. 나팔소리가 나면 죽은 사람은 썩어 없어지지 않을 몸으로 살아나고 우리는 변화할 것입니다.”(고전 15:51-52) 죽은 자의 부활을 말할 때 바울은 단순히 다시 살아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한다(change/transform)고 말한다. 부활은 결코 과거의 재연이 아니며 죽은 것의 재생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연된 과거는 그 어떤 경우에도 초라하고 퇴색된 옛 것을 벗어나지 못하며, 죽은 것의 단순한 재생은 결코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지 못한다. 부활은 변화다. 우리가 꿈꾸는 부활은 바로 그런 종류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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