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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2]
 
 
 
     
 
 
 
작성일 : 22-01-20 21:01
   
기억하고 기념하라
 글쓴이 : dangdang
조회 : 98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857 [146]

 

기억하고 기념하라

 

충북 영동이 고향이신 권사님의 하관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는데 문득 이정표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노근리 평화공원!’ 차를 돌려 노근리로 향했습니다. 넉넉한 부지 위에 잘 조성된 평화공원 안에는 노근리 희생자 위령탑이 서 있었지요. 위령탑에서 나와 국도를 건너면 사진으로 이미 익숙한 쌍굴다리가 탄흔으로 상처 범벅이 된 채 서 있습니다. 경부선 철도가 개통된 이래 백 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쌍굴다리’, 그리고 2012년에 조성된 위령탑’. 2개의 구조물은 모두 다 ‘1950726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무더위가 한창이었을 그날, 2백 수십 명 이상의 피난민은 쌍굴다리에서 영문도 모른 채 한순간 미군의 기총사격을 받고 억울하게 죽고 말았습니다.

 

50년이 넘도록 까맣게 잊혔던 그들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고, 그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고, 그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된 것이 2004년의 일입니다. 그러고도 노근리 평화공원 위령탑이 세워지기까지는 몇 년이 더 걸렸습니다. 이렇듯 긴 세월의 덮개가 쌓였어도, 노근리는 헛된 죽음이 어디 있느냐며 생명에 담긴 평화의 무게를 여전히 일깨우고 있습니다. ‘쌍굴다리노근리 위령탑은 한국전쟁의 비극을 잊지 말라며 우리에게 평화의 방향을 알려주는 평화의 기념돌입니다.

 

기념(記念)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뜻깊은 일이나 사건을 잊지 않고 마음에 되새기는 것입니다. 아무리 멋진 조형물이나 기념비를 세워도 뜻을 새기고 기억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의지적인 기억이 있는가 하면 저절로 새겨지는 기억이 있습니다. 그만큼 기억의 모습과 층위는 다양합니다.

 

최근 들어 세계적인 선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K드라마에 대한 흥미로운 글을 읽었습니다(“‘킹덤에서 지옥까지 K드라마에 빠져드네”, 이상인, 시사인743). 기사 중에 K드라마를 만든 감독들의 나이를 언급하는 부분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감독들은 대부분 1960~1970년대생들입니다. 기자는 이들이 유년 시절, 서울의 판자촌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세대들이라는 점에 주목합니다. 대한민국이 이룬 압축성장과 엄청난 부의 축적은 이들의 현재이면서 동시에 유년 시절에 겪은 극심한 가난의 기억이 이들에게는 공존합니다. K드라마에 녹아있는 사회비판과 사회통합의 힘이 여기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반면 할리우드 감독들은 미국 사회가 양극화된 채, 수세대가 그냥 지나버렸기 때문에 인간성에 대한 보편적 철학을 담아낼 여지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디즈니가 접수한 미국 콘텐츠 시장에 리메이크물이나, 슈퍼히어로물이 범람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K드라마가 불러일으키는 공감의 원천은 저절로 새겨진 기억의 지층을 잘 보관해 온 기억창고에서 나온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이들은 어둡고 무겁고, 자기 비하로 보일까 꺼려지기까지 했던 기억을 갈무리하고 잘 버무려서 인류 보편적인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기억하는 자가 기념비를 세우는 자입니다. 궁금한 것 한 가지. 이들은 마음속 깊은 지층에 있던 기억을 어떻게 끌어낸 것일까요?

 

성경은 기억의 책입니다. 사무엘기에 보면 이스라엘이 블레셋과 싸워 큰 승리를 거두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스라엘은 감격적인 승리를 기념하여 기념비를 세우고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고 고백합니다(삼상7:12). 그날 이스라엘이 실제로 세운 것은 기억의 돌을 마음에 세운 것입니다. 성경은 곳곳에서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구원해주신 은혜를 의지적으로 기억함으로 하나님 나라를 살라는 것입니다. 기억하라는 구절들에 비춰보면 하나님의 전략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의지적인 기억이 있어야 새겨진 기억을 불러내고, 조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억의 타래, 기억의 창고에서 기억을 불러내서 기념비를 세우는 사람은 의지적으로 기억을 갈무리하는 사람입니다.

 

(이광섭목사/ 전농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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