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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2]
 
 
 
     
 
 
 
작성일 : 22-01-09 00:15
   
그 이름, 이오타 십자가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02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792 [128]

 

 

그 이름, 이오타 십자가

 

  전통적인 고유한 십자가와 만나기 전에 ‘곱트’(Copts)란 이름은 그냥 교회사 사전의 한 표제어일 뿐이었다. 오리엔탈정교회 다섯 중 하나로 칼케톤공의회 이전의 고대 오리엔탈로 불리는 곱트정교회(Coptic Orthodox Church)는 아름다운 십자가의 주인공이다. 뿌리 깊은 역사를 지닌 곱트정교회는 지금도 뉴스에 종종 등장한다. 2000년에는 알 코사에서 21명의 곱트교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노린 표적인 셈이다.

 

  곱트정교회 역사는 성 마가로 거슬러 오른다. 그는 초대 교황으로 불린다. <에큐메니칼운동과 신학사전>에 따르면 알렉산드리아의 고대 이집트 총대주교구는 로마 제국 안의 초대 교회의 주요 주교 좌(座) 중 하나였다. 고대 이집트 인의 후손인 곱트인은 그들의 예배 의식에서 곱트어를 보존했다. 비잔틴 시대 이후 오랜 박해 가운데서도 곱트정교회는 완벽하게 ‘교부들의 신앙’을 계속 지켰다.

 

  처음 곱트정교회와 만난 것은 1997년에 라이프찌히에서 열린 독일개신교회의 날에서였다. 박람회의 나라 독일에서 열리는 행사답게 교회의 날은 전시규모와 다양한 기법으로 유명하다. 3일간 펼친 천여 가지 장마당을 가리켜 ‘가능성의 시장’이라고 부른다. 신앙마켓을 둘러보던 중 시선이 꽂힌 곳이 곱트정교회였다. 정확히는 정교회 사제가 걸고 있던 목이 긴 가죽십자가라고 보는 것이 옳다.

 

  검은 사제복을 배경으로 눈부시게 빛나는 십자가에 흘낏 눈길을 주면서, 부스의 성격에 대해 탐문하였다. 곱트어 성경, 교리서들, 은제 십자가들을 만지작거리면서 곱트교회에 대해 묻던 중, 마치 그 순간 문득 가죽십자가가 눈에 띄었다는 듯이, 사제의 가슴에 걸려있는 십자가를 물끄러미 보았다. 많은 인파가 스쳐지나갔으나 곱트교회 부스에는 별로 관심이 없기에 검은 낯빛의 사제는 유일한 방문객에게 한껏 친절을 베풀었다. 

 

  가슴걸이 크기의 십자가는 흰색과 검은색 가죽 줄을 매듭으로 짠 것이다. 손바닥 크기의 라틴형 십자가 사방 끝에 꽃봉오리 모양의 삼위일체를 표현한 곱트정교회 정통 스타일이다. 사제는 꼼꼼히 살피고 사진을 찍는 내게 자신의 십자가를 걸어 주더니, 웃으며 선물이라고 하였다. 내 집요한 관심사를 그는 이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곱틱정교회 십자가의 아름다움은 내게 찾아왔다. 

 

  나중에 로마 바티칸 앞 광장 성물상가에서 만난 곱트정교회 십자가는 훨씬 색상이 다양하고 클래식하였다. 가죽으로 만든 소품들은 겨우 두 색을 섞을 뿐인데, 조합이 기품있고 빛난다. 사막의 교부로부터 금욕적 전통으로 이어 온 배경 때문일까? 검은색과 흰색, 파란색과 흰색, 고동색과 흰색 등 배합은 단조로우나, 가죽공예의 솜씨는 천차하고 만별하였다.

 

  2013년 부산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교회 10차 총회는 더 다양한 곱트정교회와 만나는 현장이었다. WCC의 요청으로 시그니처 전시로서 ‘세계의 십자가 전(展)’을 열었는데, 그곳에 곱트의 명품들도 전시하였다. 세계에서 온 참가자들은 전시장에서 자기 교회 십자가를 찾았고, 십자가가 있든지 없든지 말을 걸어왔다. 

 

  다미에트 메트로폴리탄 곱트정교회 비숍도 그 가운데 있었다. 화려한 주교 복장을 한 일행은 가죽매듭십자가를 보고 반가워하면서, 또 다른 십자가를 선물하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십자가 표면에 사방으로 매듭모양을 한 이미지는 헬라어 9번째 자음 ‘I’(이오타)였다. 이오타는 예수(Iesus) 그리스도의 머리글자이다.

 

  그들은 다음 날에도 찾아와서 십자가 몇 개를 더 선물하였다. 그런 넉넉한 마음에서 자기 교회의 십자가를 사랑하고 자랑하려는 마음이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메트로폴리탄 비숍은 자기 공책을 펼치더니 곱트정교회의 십자가 문양을 그려주었다. 이를 “‘I’(이오타) 곱틱 아트”라고 부른다고 했다. 주교는 회의 틈틈이 이오타 십자가를 그린다면서, 십자가 작업이 평소 일상적인 경건생활이라고 하였다. 예수, 그 이름에 집중하는 묵상법처럼 느껴졌다. 

 

  예수 이름의 첫 글자를 고유한 문양으로 담아낸 곱트정교회 십자가는 예배와 일상에서 경건을 지켜온 거룩함이었다. 2천 년 가까이 이어 오면서도 아랍어권에서 가장 많은 그리스도인을 유지하는 신앙의 비결일 것이다. 현재 곱트정교회 교인은 이집트 인구의 10~12퍼센트 이르며, 전체 그리스도인 중 90퍼센트라고 한다. 아기 예수의 이집트 방문을 여전히 기쁨으로 간직한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기자기한 십자가를 품고 있다.​ 

 

송병구/색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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