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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18]
 
 
 
     
 
 
 
작성일 : 21-05-12 23:18
   
새로운 가족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69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5487 [129]

 

새로운 가족

 

요즘 마당엔 새로운 가족이 늘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잘 버티고 따스한 온기가 주변을 감싸려 할 즈음, 초리와 여리와 동이와 구름이가 각자의 보금자리에서 새 생명을 낳았다. 초리와 여리는 다섯 마리, 동이는 두 마리 그리고 구름이는 세 마리인줄 알았은데 나중에 안을 들여다보니 한마리가 더 늘어 네 마리였다.

 

지난 겨울 여기저기 만들어 놓은 여러 개의 냥이들 집은 서른 마리가 들어가 살기에 충분했다. 한 박스 안에 성격이 맞는 녀석들, 친하다 싶은 녀석들, 한 핏줄의 녀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들어가 부둥켜안고 서로의 체온으로 버티어 살더니 날이 조금씩 풀리자 들로 산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흩어짐은 새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에 출산을 하는 냥이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배려이기도 했다. 한 박스 안에 그렇게 붙어살았어도 그중에 출산을 하는 고양이가 생기면 그 고양이에게 큼직하고 따뜻한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 모든 고양이들에겐 불문률처럼 보였다. 희한하게도 그 근처에는 다가가지도 않고, 그것에 놓인 음식은 아무리 맛있는 것이라도 건드리지 않았다.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이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어떻게 아는 것인지, 그건 태어날 때부터 녀석들의 DNA에 심겨져 있는 듯 하다.

 

이제는 걸어다니고 뛰어다닌다. 동쪽에 서식하는 초리의 식구들은 다른 식구들에 비해 좋은 환경이다. 대소변을 가릴 흙이 있고, 물이 있으며, 놀만한 공간(, , 나무)이 있어 지금 한창 냥냥거리며 형제들끼리 엎치락뒤치락 거리며 논다. 이젠 제법 딱딱한 사료도 아작아작 깨물어 먹는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일부러 쫒아가 잡으면 잠시 발버둥을 치다가 금새 포기하고 내 손에 몸을 맡긴다. 생긴 모습들이 고만고만 하여 이름을 지어주려고 특징들을 찾는다. 다섯 마리 중 한 녀석은 꼬리가 살짝 말려 있어 코링이라 지었다. 몸에 검은 무늬가 몇개 찍혀있는 녀석에게는 점점이라 지었고, 한 녀석은 어찌나 잘 먹던지 먹돌이라 지었다. 오른쪽 눈에 무늬가 있어서 반쪽이, 그리고 마지막 한 마리는 아직 고심중이다. 어미는 좀 앙칼진데 새로운 냥이들은 아직까지 순하다.

 

이렇게 이름을 짓고 부르다보면 정이 더 간다. 요즘같이 어릴 때 사람 손을 타야 먹을거 하나 더 얻어먹을 수 있다. 이름을 불러주고 손안에 자주 감싸주면 서서히 가족으로써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서른 마리 가운데 유독 내 손에서 벗어나는 녀석들이 몇 마리 있다. 그런 녀석에겐 마음이 덜 간다. 맛있는 것에 유난을 떨어도 콩코물 떨어지는 횟수는 정이 가는 냥이들보다는 적을 수 밖에 없다. 얄미운 냥이들을 만들지 않기 위해 난 태어나는 냥이들에게 작명을 하고, 수시로 내 손안에 품는다.

 

여리의 다섯마리 냥이는 서쪽에 있는 닭장에서 태어났는데 햇볕이 안들고 전면 개방되어 썩 좋은 환경은 아니다. 그래서일까. 결국 세 마리는 일찍 갔고 두 마리도 오늘 내일 중이다. 동이는 내가 자꾸 들여다봐서 그런지 이웃집 창고로 거처를 옮겼다. 마지막으로 구름이의 냥이들은 아직도 엄마 젖을 물고 산다. 다른 냥이들과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서 올망졸망한 시기는 지난듯 한데 아직 일어날 생각을 않고 24시간 내체 잠만 잔다. 걱정이 되어 문발을 치우고 들여다보면 세상모르게 자고 있다. 다행인 것은 구름이는 나와 엄청난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내가 그렇게 들여다봐도 성질을 내지 않는다. 안그러면 이미 다른곳으로 이사를 갔던가 아니면 나에게 하악질을 하며 발톱을 드러냈을 것이다.

 

내가 많이 좋아하는 잭순냥은 시골집 지붕의 틈새난 곳을 찾아들어가 그곳에서 육아중이다. 아침 저녁으로는 밥을 먹으러 오고 그 이외의 시간엔 젖을 물리느라 코빼기도 안보인다. 모두가 지극 정성으로 키우면 지칠만 해도 자신들의 새끼들이 제법 걷고 먹고 대소변을 가릴때까지 묵묵히 참고 견뎌내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모성애다. 어떨 때는 나보다 낫다고 엄지척으로 최고의 칭찬과 찬사를 보내주기도 한다. 그러면 마치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빳빳이 치켜들고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나를 쳐다본다. 나는 그저 웃는다.

 

한달 정도 지나면 내 손바닥보다 작은 녀석들은 내 두 손에 쥘 만큼 커질 것이다. 아마 그때쯤이면 너무 빨라 나에게 잡히지 않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어떻게든 친해보려 잡으려 애쓸 것이다. 그리고 초리와 여리와 동이와 구름이도 어느 순간 어마 품을 찾는 새끼들에게 하악질을 하며 매정하게 돌아설 것이다. 그때가 바로 자묘에서 성묘로 가는 첫발이다. 그때부터는 알아서 제 밥벌이를 해야한다. 그때서야 녀석들 눈에 나의 존재를 깨닫게 될 것이다.

 

지난 4월 초, 매우 아꼈던 아슈라와 쌍별이와 검담이가 갑자기 사나흘 정도 앓더니 연타로 떠났다. 그 바람에 마음이 매우 울적하였다. 그러나 오늘 내일 하던 바쪼가 몇 날을 앓는 중에도 힘을 다하여 생명을 지키는 것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 마당에는 귀엽고 예쁜 냥이들이 냥냥거리며 활보하고 있다. 그 덕분에 울적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마음에 큰 위안을 얻고 있다. 새 생명이 주는 힘이요 기쁨이다. 이렇게 가는 냥이 있으면 머무는 냥도 있고 새로운 가족으로 오는 냥들도 있다. <> 

 

황은경/농촌선교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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