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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4-29 23:15
   
논농사 시작; 볍씨 소독과 파종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67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5430 [148]

 

논농사 시작; 볍씨 소독과 파종

 

벚꽃이 피는 4월이면 논농사가 시작된다. 4월 초 볍씨 소독을 하였다. 매년 찾아오는 것인데 할 때마다 새롭다. 일 년에 한 번 하는 것이어서 그렇기도 하고, 참여하는 사람이 매번 바뀌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처음 이곳에 내려와서 시작했던 볍씨 소독은 마을 잔치처럼 북적북적했다. 그런데 해가 거듭될수록 참여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던 것이 올해의 볍씨 소독은 딱 세 사람이 했다. 소속교회의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나였다. 아주 조촐한 규모다.

 

아침 9시에 모여 불을 지피고 물을 끓였다. 아궁이에 장작을 켜켜히 쌓은 다음 그 속에 불쏘시개를 할 만한 잔가지와 풀섶들을 뭉쳐서 불을 피웠다. 꺼질 듯 말 듯 한 불은 장작 하나에 불이 옮겨지자마자 다른 장작들도 성화 봉송하듯 금새 불을 이어받아 타올랐다. 물이 끓는 동안 한쪽에선 염수를 만들어 볍씨를 소독한다. 작년에 받은 볍씨 한자루를 염수에 부으면 알곡과 가라지가 생긴다. 가라앉은 알곡과 뜨는 가라지를 구별하여 건져서 자루에 넣어둔다. 그런 뒤 팔팔 끓는 물과 찬물을 적절하게 섞어 65도로 맞추고 나서 그 물에 알곡을 10분 정도 담가놓는다. 10분 후 다시 건져 찬물에 넣고 뜨거운 기운이 사라지면 다시 식초물에 일주일 정도 소독한다. 낮에는 식초물에, 밤에는 건져 말린다.

 

볍씨 소독을 마치면 그 다음엔 볍씨 파종이 기다린다. 모판에 상토를 부어 볍씨를 깔고 그 위에 다시 상토를 더 곱게 체를 친 뒤 물을 흠뻑 준다. 150개 정도 모판을 만들어 켜켜히 쌓아 물을 흠뻑 뿌린다. 켜켜히 쌓인 모판 사이에는 서로 엉기지 않도록 비닐을 깐다. 그리고 볍씨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두꺼운 천막을 덮어 보온한다. 보통 일주일 정도 지나면 모들이 하얗게 올라온다. 이 작업은 네 사람이 했다. 작년에는 거의 열 명이 달라붙어 하였다. 목사님네 아이들 셋까지 동원되어 열심히 하였는데, 아뿔사! 일주일이 되어도 이주일이 되어도 모가 올라오지 않았다. 오히려 모판의 볍씨들이 썩었거나 곰팡이가 하얗게 피어올라와 있었다. 처음에 우리는 그 이유를 몰랐다. 그저 우리가 볍씨 파종을 잘못한 것으로 여겼다. 나중에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냉해를 입어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랬다. 작년 4월의 날씨는 변덕 그 자체였다. 특히 4월 중순 경엔 때아닌 폭설로 음성의 과수들은 모두 고사하고 말았다. 그리고 우리의 볍씨 파종의 수고도 헛되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도 그럴것이 지붕없는 휑한 곳에 이불도 덮지 않고 모를 키웠으니 우리의 수고가 물거품이 되고도 남았던 환경이었다.

 

작년의 실수를 마음에 깊이 새겨두었던 우리는 이번에는 제대로 하자고 다짐하였다. 마침 우리 옆집이 비어있어서 그 집의 뒤안에서 모를 키우기로 했다. 낮에는 25도까지 올라가고 저녁에는 거의 1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은 모를 키우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그런 조건 아래에서 어여쁘게 잘 자란 모판을 사월의 마지막 전날에 논으로 시집을 보냈다. 상토를 뚫고 올라온 모들이 매우 촘촘하고 단단하고 튼실하고 가지런하고 깨끗했다. 이번엔 성공이었다. 엄청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150판 정도 되는 모판을 논으로 옮겼다.

 

모판을 옮기기 전에 한 일이 있었다. 모판을 놓을 모자리를 정돈하는 것이었다. 트랙터가 없는 관계로 우리는 무식한 행동을 또 벌렸다. 바로 모자리 작업을 손수 한 것이다. 목사님과 집사님과 나, 이렇게 셋이서 논농사의 기본인 삽질을 열심히 했다. 곤죽이 된 논흙을 퍼서 둑을 만들고 모판을 가지런히 수평으로 앉힐 수 있도록 평탄작업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허리에서 아우성이 쳐질 즈음에, 쓰러지기 일보 직전에 삽을 놓을 수 있었다. 정갈하게 닦여진 논을 보며 다시 한번 뿌듯해한다. 그런 자리 위에 다시 146개의 모판을 차례대로 앉히는 작업을 하고 난 뒤 찬 이슬을 맞지 말라고 하얀 부직포를 씌어 놓는다. 마치 면사포를 씌운 것과 같이 눈이 부신다. 근 한 달 정도 해와 달의 기운을 받고, 비와 바람을 맞고, 오고가는 사람들의 관심과 기도로 모는 무럭무럭 자라게 될 것이다. 아마 한 달 후 부직포를 거둬내면 그곳엔 초록빛 물결이 넘실대며 다시금 우리의 마음을 뿌듯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어느덧 사월의 끄트머리, 앞으로 한 달 후면 다시 이렇게 쓸 것이다. 어느덧 오월의 끄트머리다. 그러면 논농사의 절정을 이루는 모내기다. <> 

 

황은경/농촌선교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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