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결의 호흡
찬양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불어 주신 생기를 하나님께로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노래를 통해 지금도 계속 되고 있는 생기의 거룩한 순환에 참여합니다. ‘하늘결 소리’로 노래하고 ‘하늘결의 숨’을 쉬며 ‘하늘결의 삶’을 사는 사람은 그렇게 창조의 신비에 현재적으로 참여합니다. ‘하늘결 찬양’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찬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소리가 아니라 호흡입니다. 우리는 이 점을 잊을 때가 많습니다. 아마 방송과 음향기기, 노래방의 영향으로 인해 마이크 없이는 노래하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숟가락이라도 들어야 비로소 노래할 준비가 되나봅니다.
호흡 중에서도 들이쉬는 것(들숨/inhale)보다 내쉬는 것(날숨/exhale)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흔히 호흡에 관해 이야기 할 때 들이쉬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성악가들이 호흡을 배울 때도 들이쉬는 것을 먼저 배웁니다. 하지만 내 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올바른 호흡의 결을 통해 잘 내쉴 수 있어야 잘 들이쉴 수 있습니다. 잘 내쉬면 그 내쉬었던 결을 거슬러 저절로 호흡이 들어오는 것이지요. 안타깝게도 저는 이 사실을 매우 늦게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 원리가 호흡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신앙과 삶에서도 그대로 적용됨을 깨달았습니다.
여러분은 인간이 태어나서 처음 쉬는 숨이 들숨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날숨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또한 사람이 죽을 때 마지막으로 쉬는 숨이 들숨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날숨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쉽게 말하자면, 아기가 태어나서 숨을 한 모금 들이 쉬고 ‘응애’하고 우느냐, 아니면 먼저 ‘응애’하고 운 뒤에 숨을 들이 쉬느냔 말입니다. 혹은 사람이 죽음을 맞이할 때 숨을 내쉬고 죽느냐, 아니면 숨을 들이 쉬고 죽느냔 말입니다.
‘숨을 거두다’라는 말이 있듯이 임종 시에 마지막 숨이 날숨인 것은 대부분 잘 짐작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의외인 것이 인간이 태어나서 처음 쉬는 숨 역시 날숨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하나님이 우리에가 생기를 불어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세상에 나오기 전에 들이 쉰 숨은 하나님의 숨결이며 우리가 세상에 나와 쉬는 첫 번째 숨은 그 생기를 되돌려 드리는 날숨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세상을 떠날 때 그 생기의 순환의 마지막으로서 숨을 내 뱉고 죽는 것입니다. 마지막 숨을 끝까지 들이 쉬는 숨으로 쉬려하는 사람의 죽음만큼 불쌍한 죽음, 아니 불쌍한 삶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날숨’에 정성스런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숲에서 신선한 공기를 맡을 때에, 찬양할 때에, 사람들에게 말 한마디 건네기 전에 먼저 정성스런 하늘결의 날숨을 먼저 쉬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아름답고 거룩한 순환에 올라탈 수 있게 됩니다. 들이쉬고, 모으고,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쉬고, 내어주고, 비우는데서 아름답고 자연스럽고 거룩한 순환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의 마지막도 ‘정성스런 날숨’으로 아름답게 맺음하고 하늘결을 따라 하나님 곁으로 올려 보낼 수 있게 되겠지요.
조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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